연 6000톤 생산 '광산~완제품' 독자 생태계 구축…EV·방산 핵심소재 정조준
호주·일본과 '반중(反中) 공급망' 가속…전문가 "채굴 인허가 규제 혁파가 과제"
호주·일본과 '반중(反中) 공급망' 가속…전문가 "채굴 인허가 규제 혁파가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디지타임스 아시아(DIGITIMES Asia)는 27일(현지 시각) 인도 정부가 희토류 영구자석(REPM)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728억 루피(약 8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지원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광산에서 자석까지'…中 독점 깬다
인도 공보국(PIB)에 따르면, 지난 26일 승인된 이번 프로젝트는 인도 최초의 '통합 REPM 제조 이니셔티브'다. 핵심은 연간 6000톤 규모의 소결 자석(sintered magnets)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소결 자석은 전기차(EV) 구동 모터, 풍력 발전 터빈, 스마트폰은 물론 미사일 유도 장치 등 방위 산업 시스템에 필수적인 전략 물자다.
현재 인도는 희토류 자석 수요의 거의 전량을 중국, 일본, 호주 등 외부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청정 에너지 전환과 산업 전동화 가속화로 2025~2030년 사이 자국 내 REPM 소비량이 두 배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의존도를 방치할 경우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번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
지원안은 645억 루피(약 1조 원) 규모의 판매 연계 인센티브(PLI)와 75억 루피(약 1227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 보조금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글로벌 입찰을 통해 5개 핵심 기업을 선정해 생산 쿼터를 배정할 방침이다. 선정된 기업은 희토류 산화물을 금속, 합금으로 제련하고 최종 자석으로 가공하는 전 과정을 통합 수행해야 한다. 단순 조립이 아닌 소재 기술의 완전한 내재화를 요구한 셈이다. 사업은 준비 기간 2년을 포함해 총 7년간 진행된다.
쿼드 3국 공조, 對中 의존도 '제로' 도전
인도 당국은 프로젝트가 궤도에 오르면 자석 제조 분야에서 완전한 자립(self-reliance)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아슈위니 베이슈나우(Ashwini Vaishnaw) 인도 전자·IT부 장관은 ANI통신을 통해 "이번 조치는 제조 공급망과 가치 사슬에 강력한 회복탄력성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호주, 일본 등 우방국과의 협력을 통해 영구자석 수입 의존도를 실질적으로 '제로(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베이슈나우 장관이 언급한 호주와 일본은 미국, 인도와 함께 대중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의 일원이다. 이는 인도의 희토류 자립 계획이 단순한 경제 정책을 넘어, 미국의 대중국 견제 노선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도는 세계적인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정책이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을 짚었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자 갈륨, 게르마늄에 이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자원을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리스크 회피를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으며, 인도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규제 늪 빠지면 공염불…속도가 관건"
시장 전문가들은 인도의 계획이 글로벌 희토류 가치 사슬(value chain) 진입을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낙관은 경계한다. 관건은 악명 높은 관료주의를 뚫고 얼마나 속도감 있게 실행하느냐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EY 인도의 파트너 라주 쿠마르(Raju Kumar)의 분석을 인용해 과제를 지적했다. 쿠마르 파트너는 "이번 프로그램은 자석 제조 전 단계의 국산화(localisation)를 앞당길 기회"라며 "인도는 경희토류(light rare-earth) 가공과 소결 자석 생산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잠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기술 장벽이 높은 중희토류(heavy rare-earth) 분리와 고순도 금속 생산 기술 확보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걸림돌로는 광물 채굴 및 화학 가공 공장에 대한 인허가 지연 문제를 꼽았다. 인도는 과거에도 유망한 중요 광물 프로젝트들이 복잡한 환경 규제와 행정 절차 지연으로 좌초된 사례가 빈번했다.
쿠마르 파트너는 "진정한 '광산에서 자석까지(mine-to-magnet)'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투자자 신뢰를 높일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안으로 강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프레임워크를 갖춘 '중요광물청(Critical Minerals Authority)' 같은 전담 기구를 한시적으로 설치해, 채굴부터 생산까지의 병목 현상을 원스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도의 1.1조원 승부수가 중국의 '희토류 만리장성'을 넘을지, 아니면 구호에 그칠지는 정부의 규제 혁파 의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