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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몰고 온 '新 전력시대'...블랙록 "유틸리티·인프라 투자 주목"

전력수요 급증에 유틸리티株 60% 급등...AI 기업들 올해 3200억 달러 투자 계획
2016년 10월 17일 미국 뉴욕에 있는 사무실 밖에서 블랙록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6년 10월 17일 미국 뉴욕에 있는 사무실 밖에서 블랙록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틸리티와 인프라 부문에서 산업혁명급 투자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록투자연구소(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의 장 부아뱅(Jean Boivin) 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발표한 'AI: 전력 전망(Power Outlook)' 보고서에서 "AI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수요를 인식한 시장이 유틸리티 주식 등 AI 연계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주식시장에서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블랙록의 분석에 따르면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 비스트라(Vistra), 엔터지(Entergy), 도미니온 에너지(Dominion Energy) 등 AI 관련 유틸리티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2024년 초 이후 약 60% 상승해 같은 기간 S&P 500 지수 상승률 30%를 크게 상회했다.

지난달 중국 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AI 모델의 효율성 개선 가능성을 제기하며 시장이 잠시 흔들렸으나, 부아뱅 소장은 "일반 인공지능(AGI) 등 새로운 영역 개척에는 여전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오히려 AI 효율성 향상이 기술 발전을 가속화해 더 많은 에너지와 인프라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4분기 실적발표에서 주요 기술기업들은 AI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META), 아마존(AMZN), 마이크로소프트(MSFT), 알파벳(GOOGL)은 올해 AI 관련 자본지출을 3200억 달러로 계획했다. 이는 2024년 대비 약 40% 증가한 규모다.

각국 정부도 AI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은 최근 파리에서 5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공개했으며, 유럽연합(EU)도 2000억 유로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블랙록은 AI 외에도 글로벌 소득 증가, 리쇼어링(생산기지 본국 회귀), 산업 성장, 건물 냉방 수요가 전력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신흥국의 에어컨 보급 확대와 전기차 등 전기화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부아뱅 소장은 "전력 수요 급증은 이미 예상되던 에너지 전환 투자 규모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AI 기업들은 24시간 가동이 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이며 즉시 사용 가능한 저탄소 전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가 공급 제약에 부딪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원자력 등 저탄소·상시 가동 가능한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발전, 송배전망 인프라, 전기 장비 등 전력 공급망 전반에 걸쳐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주식, 인프라, 물가연동채권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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