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025년 글로벌 항공산업의 실적 개선과 항공료 하락을 동시에 전망했다. 유가 하락과 높은 탑승률이 항공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IATA는 11일(현지시각) 발표한 전망에서 2025년 글로벌 항공사들의 순이익이 36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4년 예상치인 315억 달러보다 16% 증가한 수준이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항공사들이 낮은 유가를 활용하고 83% 이상의 탑승률을 유지하면서 이러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의 이례적인 회복세가 안정화되면서, 더 정상적인 성장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매출도 증가세다. IATA는 2025년 항공업계 매출이 전년 대비 4.4% 증가한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익률은 2024년 3.3%에서 3.6%로 상승할 전망이다.
반가운 소식은 항공료가 하락할 것이란 점이다. 부대시설을 포함한 2025년 평균 항공료는 380달러로, 2024년 대비 1.8%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2014년과 비교하면 실질가치 기준으로 44% 하락한 수준이다.
여객 수요도 많이 증가할 전망이다. IATA는 2025년 여객 수요가 8%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공급 증가율(7.1%)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2025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항공 여객이 5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화물 부문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2025년 화물 물동량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725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승객당 평균 순이익은 7달러로, 2024년의 6.40달러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중국 본토가 전체 교통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이 지역의 여객 수요는 18.6%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비자 요건 완화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중국 본토 항공사들은 공급망 문제와 국내 시장의 공급 과잉, 미국 노선 제한 등으로 2024년 상반기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IAT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024년 가장 급격한 수익성 하락을 경험했으나, 2025년에는 강력한 수요와 탑승률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항공산업의 실적 개선 전망이 한국 항공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높은 여객 수요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시아 노선 비중이 높은 국내 항공사들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한국항공협회 관계자는 말했다. IATA가 예측한 아태지역의 18.6% 수요 증가는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의 비자 면제 조치로 한중 노선의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일본, 동남아 노선의 회복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항공사들이 주목해야 할 세 가지 기회 요인을 제시한다. 첫째, 여객 수요 증가다. 둘째,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부담 완화다. 셋째, 항공화물 물동량 증가다.
다만 과제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운임 하락 전망에 대비한 수익성 관리가 중요하다"며 "비용 효율화와 서비스 품질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5년은 한국 항공업계가 팬데믹 이후 본격적인 도약을 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