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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후보, ‘국책은행 지방 이전’ 공약 나란히 내걸어…“경쟁력 악화시킬 것”

업무적 비효율성 증대돼…국민연금 사례 등 인력난 우려도
금융노조 성명문 발표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잘못된 정책”

신민호 기자

기사입력 : 2022-01-20 17:4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과 이재명 대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과 이재명 대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
제20대 대선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현재, 여야 유력 대선후보 두명이 공약으로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을 내걸며 지역표심 잡기에 나섰다. 양 후보는 지역발전의 균형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금융권은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는 헛된 공약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부산이 세계 최고의 해양 도시, 첨단 도시로 발돋움하려면 금융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KDB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이전에 관한 입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19일 대전행 매타버스(매일 타는 민생버스)에서 진행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기업들, 공공기관들 200여곳을 지방으로 다 옮기려 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 남부에 위치한 공공기관 15곳에 대해 경기 북부지역으로 이전을 결정한 바 있다. 이 후보의 공약에 포함되는 금융권 공공기관은 산은,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이다.

문제는 공공기관의 이전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다.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온 산은, 기은, 수은 등 국책은행에 대한 수요가 수도권에 밀집됐다. 이들이 지방으로 내려갈 경우 수도권 소재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되는 등 업무적 비효율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일례로 산은의 경우 스타트업 등을 대상으로 투자유치플랫폼 ‘넥스트라운드’를 매주 3회씩 진행하고 있다. 산은은 2016년 8월부터 약 5년간 1800개가 넘는 벤처기업이 투자 유치를 위한 IR(기업소개)를 주도했고,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37개 기업이 3조1000억원 이상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KDB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KDB산업은행]이미지 확대보기
KDB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KDB산업은행]

이런 상황에 행사를 주관하는 산은이 부산으로 내려갈 경우 투자 유치를 위한 설명회 자체가 부산에서 진행되게 된다. 이에 수도권에 밀집된 투자자들과 스타트업들이 부산을 오고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넥스트라운드 같은 프로그램 진행은 이전보다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국책은행의 특성상 서울에 위치한 금융당국이나 국회 등과의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는데, 부산으로 이전하면 그만큼의 원활한 접촉이 어렵다. 또한 해외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해외기관과의 접촉기회도 감소하게 되며 자연스레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인력유출로 인한 인력난도 우려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서울 강남에서 전북 전주로 본부를 이전한 국민연금은 이전 이후 140여명의 자산운용가가 이탈했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은 지난 5년 간 편제 상 직책 중 43%가 공석인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한 상태다.

두 후보의 공공기관 이전 공약에 금융노조도 날선 비판에 나섰다. 금융노조는 “국가의 미래 따위는 고려치 않고 당선만을 위한 공약을 남발하는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가관이다”라며 “정치권은 국책은행 지방이전을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잘못된 정책으로 인정하고 국민 기만 멈춰야 한다 ”고 강조했다.

특히 15일 산은 부산 이전을 공약한 윤 후보에 대해 금융노조는 “산업은행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잉여자금을 회수해 지방에 재분배함으로써 수도권과 지방 간 금융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키면 주 수익원으로부터 배제되어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결국 직원이 많지 않은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의 지역경제 기여효과는 타 지역 소재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손실을 초래하고 만다”며 “윤 후보는 국가 경제에서 국책은행들의 역할을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 경쟁력 약화도 언급됐다. 금융노조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곧 동아시아 금융중심지 정책의 포기와 직결된다”며 “HEXIT(홍콩 + 엑시트의 합성어) 등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기회 요인에도 불구하고 아직 동아시아의 금융중심지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내적 금융 경쟁력을 더 약화시켜 어쩌겠다는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책은행 지방이전은 현행법상 불가능 하지만 법개정을 통해 추진할 수 있다.

당초 산은은 한국산업은행법 4조 1항에, 수은은 한국수출입은행법 3조 1항에, 기은은 중소기업은행법 4조 1항에 각각 ‘은행의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소거하면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가능해지며, 관련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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