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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석희號, 미‧중 반도체 전쟁 해법 '골몰'

美 제동에 SK하이닉스 반도체 경쟁력 위협...EUV 도입 등 차세대 먹거리 차질
이석희 사장 "이천 공장에 주력하며 미국과 해법 찾겠다"

한현주 기자

기사입력 : 2021-11-26 16:15

중국 장쑤성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장.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장쑤성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을 규합해 미국 기술의 중국 이전을 막는 보호주의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중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대하려는 SK하이닉스가 미·중 갈등에 따른 해법 마련에 나섰다.

SK하이닉스가 중국 D램 메모리 반도체 공장에 첨단 장비를 도입하려던 계획이 미·중 패권 경쟁에 치여 자칫 회사 경쟁력에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중국 장쑤성 우시(無錫) D램 공장 첨단화 계획이 미국 정부의 반대로 벽에 부딪쳤다.

로이터는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우시 공장에 네덜란드 ASML이 만든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도입하려던 계획이 미국의 반발에 무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월 ASML로부터 2025년까지 EUV 약 20대를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올해 7월 경기도 이천 공장에서 EUV를 활용한 10나노미터 4세대(1a) D램 양산을 시작했다.

EUV는 실리콘 웨이퍼(둥근 원판)에 반도체 회로를 그려 넣는 첨단 장비로 미세공정 생산 효율과 성능을 높이기 위한 필수 장비다. 현재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이 EUV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EUV는 한 대 당 가격이 2000억 원이 넘지만 한 해 생산량이 수 십 대에 불과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은 네덜란드 정부에 EUV 장비의 중국 수출 허가 금지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 정부 요청에 EUV 장비의 중국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은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 공장에 몇 년 안에 EUV 공정을 적용해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이 계획마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 견제로 EUV 노광장비 도입을 추진하지 못하면 세계 D램 생산의 15%를 담당하는 중국 우시 공장 첨단화가 늦어질 수 밖에 없다. SK하이닉스가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삼성전자나 미국 마이크론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다.

국제 안보 관련업체 스트랫웨이즈그룹 설립자 S 폴 최는 미국 정부가 기술 유출 등을 우려로 중국 투자를 규제하려는 것은 중국 생산 비중이 큰 한국 기업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는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반도체 부족 사태가 지속하자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재고, 주문, 판매 등 공급망 정보 설문지에 대한 답변을 11월 8일까지 제출하라고 압박해 기업의 민감한 정보를 요구했다는 비난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중국이 자국의 기술, 노하우, 투자를 이용해 최첨단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한국도 그들 기술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 정부를 의식하지만 중국 역시 포기할 수 없어 난감한 처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도 미국과 중국 갈등에 따른 향후 먹거리 사업 확보에 대한 대응책을 확보하려 부심하는 모습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22일 EUV 장비의 중국 반입을 미국 정부가 반대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얘기”라며 “(미국 정부와) 협조해 잘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 사장은 또 EUV 장비가 국내 공장에만 들어오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이천 공장에서 하기에도 바쁘다"고 얘기해 국내 생산에 주력하며 중국 설비 첨단화 문제를 해결할 뜻임을 내비쳤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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