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베트남 사업장에서 270t이 넘는 철 스크랩(고철)을 훔쳤다가 적발된 범인들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VTV는 바리아-붕따우섬 인민법원이 지난 19일 응우옌 탄 퉁(35), 트란 탄 트락(39), 팜 탄 퉁(35)을 포함한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응우옌 홍 푸옥(32), 팜 반 바(34), 및 부 덕 쿠앙(33) 등은 재산 절도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장에 따르면, 제2 푸미 공업단지에 소재한 포스코야마토비나스틸은 지난 4월 14일 입찰을 통해 쇳물을 만들기위해 사용하기 위한 원료인 철스크랩을 포스코항에서 공장으로 운송하기 위해 현지 수송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 수송업체는 트럭 운전기사인 응우옌 탄 퉁을 고용해 t당 2만1000동(한화 1140.5원)의 운임을 지불하기로 했다.
그 후 응우옌 탄 퉁은 운전사 응우옌 홍 푸옥, 부 덕 쿠앙, 팜 탄 퉁 및 팜 반 바에게 연락하여 수송 차량을 준비했다.
이에 응우옌 탄 퉁은 자신의 의도를 실행하기 위해 철 스크랩 수집 시설 소유자인 트란 탄 트락에게 전화해 절도한 철 스크랩의 구매 및 판매를 협상하기 위해 만났고, 트란 탄 트락은 ㎏당 7100동(372원)을 구입하기로 합의했다. 협상 후 응우옌 탄 퉁은 차량 운전사와 응우옌 홍 푸옥, 팜 탄 퉁, 밤 반 바 등에게 개별 연락해 철 스크랩을 훔치는 방법을 논의하고 안내했다.
응우옌 탄 퉁이 이끄는 일당은 운송계약을 체결한 4월 14일 당일 밤부터 다음날 아침 이른 아침까지, 회사에서 총 271t 이상의 철 스크랩을 훔쳤고, 금액으로는 31억 동(약 1625만원)에 달했다.
포스코는 범인 일당이 현장에서 벌인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폐쇄회로(CCTV) 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철 스크랩 덤핑을 하지 않고 출문한 사실을 확인해 즉시 경찰에 신고하여 당일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범행 이틀 뒤에 도난당한 철 스크랩 보관 장소를 압류했고, 다음 날 전량 회수해 금전적인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 스크랩은 전용 운송차량인 방통차로 납품을 하는데, 271t의 철 스크랩은 25t 적재중량의 방통차 10대 분량으로 일반 철강업체에서 하루 공급하는 규모다. 한국에서 271t의 철 스크랩 거래액은 약 1억5000만원에 해당하는 만큼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포스코야마토비나스틸은 베트남 유일의 형강 전문 철강회사다. 포스코는 2015년 모체인 포스코SS비나가 철근 50만t·형강 50만t 등 연간 100만t 생산 규모를 갖춘 공장을 완공, 가동했으나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8년 당기순손실은 4772만 달러이며, 부채 7억5922만 달러, 자본은 마이너스 3035만 달러로 부채비율은 2501% 증가했다. 구조조정 차원에서 2020년 3월 회사 지분 49%를 일본 형강회사 야마토그룹에 1억 달러(약 1200억 원)에 매각했으며, 4월에는 법인명을 포스코야마토비나스틸로 바꾸고, 사업 구조도 야마토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형강 중심으로 개편했다. 새로 출범한 회사는 그해 8월부터 흑자로 전환했으며, 지금까지 매월 수익을 창출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진심으로 반성한다며 처벌 수준을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응우옌 탄 퉁이 주모자였고, 트란 탄 트락은 적극적인 조력자였으며, 나머지 4명의 피고인은 절도범이자 공범자였다고 판결했다. 심의 기간 이후에 재판 패널은 응우옌 탄 퉁에게 징역 15년, 트란 탄 트락은 징역 14년을 선고했으며, 나머지 4명은 같은 혐의로 징역 11~13년형을 선고 받았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