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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 컬렉션, 마초, 피셔니트...외국어 패션용어 ‘있어 보이나’

[고운 우리말, 쉬운 경제 34] 코오롱FnC 브렌우드 ‘외국어 범벅’ 기사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1-10-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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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 남성복 브랜드 브렌우드가 19일 가을·겨울(FW) 시즌 캡슐 컬렉션을 출시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캡슐 컬렉션?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용어다. 캡슐 컬렉션(capsule collection)은 봄·여름(SS), 가을·겨울(FW) 단위 기존 컬렉션(패션작품 발표회)과 달리 민감한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종류를 줄여 작은 단위로 발표하는 컬렉션을 말한다.
코오롱FnC의 이번 발표회 기사 속에는 패션업체 특유의 외국어가 가득하다.

“이번 캡슐 컬렉션은 ‘마초 클래식’을 메인 콘셉트로, 미국의 전설적인 액션배우이자 모터바이커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에게서 영감을 받아 선보인다. 라이더 재킷, 헤링턴 재킷, 무통 재킷, 피셔 니트, 데님 셔츠 등 클래식하면서도 남성적 패션성을 강조한 컬렉션으로 구성됐다.”

위 기사에 보이는 마초 클래식, 메인 콘셉트, 모터 바이커, 라이더 재킷, 헤링턴, 무통 재킷, 피셔 니트, 데님 셔츠 등 제품을 설명하는 문장 속 외국어 사용이 심각하다. 우리말로 사용하기 어려워 외래어가 된 것도 많다. 순화된 우리말이 없다면 설명이 필요한데 ‘알아서 이해하라’는 수준이다.

마초(macho)는 남자다움을 뜻한다. 우리말로 ‘상남자’라고 해도 무난하다. 메인 콘셉트는 ‘주요 주제’라는 뜻이다. 모터 바이커는 ‘오토바이 타는 사람(운전자)’이다. 라이더 재킷은 ‘운전자용 웃옷’이다. 무통 재킷은 흔히 ‘무스탕 재킷’으로 불리는 ‘털 달린 웃옷’을 말한다. 피셔맨 니트(fisherman knit)는 꽈배기 모양의 단단한 단색 니트로 바닷가 어부들이 추위를 막기 위해 입는 옷이다. 데님 셔츠에서 셔츠는 양복 속에 받쳐 입거나 겉옷으로 입기도 하는 웃옷이고, 데님은 청바지 원단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론칭, 포토그래퍼, 레트로, 비주얼, 내추럴한, 인디고, 워싱 셔츠, 벌키, 코튼, 빈티지, 무드, 캐주얼룩, 브라운 색상, 디테일, 브란도 라이더 재킷, 스타일리시, 윈터 룩 등등...

이어지는 기사는 흡사 외국어 경연장이다. 패션 기업의 외국어 사용 수준을 모두 보여준다.

순화할 수 있는 우리말을 살펴보면 론칭은 ‘신규 사업’, 포토그래퍼는 ‘사진작가’, 레트로는 ‘복고풍’, 내추럴한은 ‘자연스러운’, 인디고는 ‘쪽빛’이다. 이어 벌키는 ‘굵은 털실’, 코튼은 ‘면’, 빈티지는 ‘옛 감성’, 무드는 ‘분위기’, 디테일은 ‘세부, 섬세한’, 브라운 색상은 ‘갈색’으로 할 수 있다.

이어 캐주얼룩은 ‘일상복’, 브란도 라이더 재킷은 영화배우 말론 브란도가 입은 ‘검은색 가죽 웃옷’, 윈터 룩은 ‘겨울옷’이다.

워싱 셔츠에서 워싱(washing)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세탁’과도 조금 다른 패션 용어다. 옷감을 세제, 유연제, 특수 돌, 모래 등으로 세척해 질감을 주는 작업 공정이다. 우리말로 표현하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브렌우드 관계자는 “30년이 넘는 헤리티지를 가진 아메리칸 감성의 비즈니스 캐주얼 브랜드”라고 상품 소개에서도 ‘전통’이라는 우리말 대신 ‘헤리티지’라는 외국어를 썼다.

우리말로 바꾸면 의미 전달이 어렵거나 뜻이 어색해지는 패션 용어도 있다. 이런 것까지 억지로 바꾸자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외국어를 남용하는 패션업계에 의식 전환을 촉구한다.

감수 : 황인석 경기대 교수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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