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외식업계 인력난 '심각'...美 '대규모 퇴사' 갈수록 악화

경제 회복세로 새로운 일자리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지난 8월 기준 미국의 퇴사자 규모가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이른바 ‘대규모 퇴사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되면서 미국 경제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산업분야별로 구인난의 정도 차이가 있지만 가장 인력난이 가장 심각한 분야는 식당을 비롯한 외식업계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대규모 해고 사태가 벌어졌으나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률 확대와 이에 따른 방역 조치 완화로 다시 손님 맞기에 분주하지만 늘어난 손님에 비해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졌으나 기존 인력마저 그만두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완전한 영업 정상화가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


17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BLS가 집계해 발표한 지난 8월 현재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 외식업계의 직원 퇴사율은 무려 6.8%를 기록했다. 전체 평균이 2.9%인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미국 투자전문업체 구겐하임의 그레고리 프랭크포트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외식업계의 퇴사율은 지난 2006년과 지난 2019년에도 5% 이상의 높은 수준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최근 상황은 그때보다 높다. 미국 외식업계의 최근 20년간 평균 퇴사율 4.1%보다 높은 것은 물론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점, 처우 개선을 위해 직장을 옮기려는 경우가 늘어난 점, 자녀 양육 문제로 직장생활을 중단한 경우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이 역대급 대규모 퇴사 사태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데이터트렉리서치의 제시카 레이브 공동창업자는 최근 펴낸 투자보고서에서 “외식업계와 소매업계를 중심으로 직원 퇴사율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두 업계의 규모가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업계에서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는 대규모 퇴사 사태가 고용시장 향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규모 퇴사 사태의 여파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밝히고 나선 곳은 글로벌 피자체인 도미노피자.

기본적인 인력난에다 그만두는 직원까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동일점포 매출이 무려 41분기 연속 증가세였던 도미노피자가 분기 매출 감소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는 것. 미국 내 도미노피자 매출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치 앨리슨 도미노피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린 애널리스트 컨퍼런스콜에서 “직원을 확보하는 일이 지난 3분기 중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인력난 때문에 영업 시간을 불가피하게 단축해야 했고 신속한 배달에도 차질이 빚어졌다”고 토로했다.

앨리슨 CEO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시급을 끌어올리는 긴급 조치를 취하는 한편, 신속한 인력 확보를 위해 채용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 다음으로 미국 내에서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캐리부커피의 존 부처 CEO도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구인난과 퇴사자가 급증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캐리부커피 매장은 718곳 정도다.

부처 CEO는 “평소보다 입사 지원 건수가 감소한 것이 최근 상황”이라면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존 매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신규 매장이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기본적인 인력난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