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애플 팀 쿡이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에 '기술의 의미' 훈계한 이유

이혜영 기자

기사입력 : 2021-08-22 14:26

팀 쿡 애플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팀 쿡 애플 CEO. 사진=로이터
애플과 페이스북이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개인용 전자기기를 제조하는 기업이고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 기업이다.

그러나 두 회사의 이해 관계가 함께 걸린 문제가 있다. 애플 제품과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문제다. 애플 아이폰을 통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페이스북의 사정이 절박하다. 애플 측이 최근 내놓은 조치에 따르면 광고로 먹고 사는 페이스북의 타격이 상당할 수 밖에 없어서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잉크에 따르면 애플과 페이스북이 공개적으로는 내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전쟁 상태에 돌입해 있는 이유다.

◇애플의 선제 공격


선제 공격에 나선 것은 애플 측이다.

지난 4월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비롯한 자사 개인용 전자기기의 운영체제를 iOS 14.5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사용자의 개인정보에 대한 추적을 제한했다.

지난해부터 예고했던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애플 기기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추적할 수 있어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앱 개발사와 광고업계의 강한 반발을 의식해 다소 시점을 늦췄지만 결국 강행했다.

애플의 이같은 조치가 앱 개발자들과 광고업계에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동안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직접 설정 메뉴에 들어가 개인정보 추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현을 일부러 하지 않는 한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기 때문.

애플 제품에 iOS 14.5가 새로 깔리면서 이런 행위가 원척적으로 차단되게 됐다. 광고가 수익모델인 페이스북이 반발하는 이유도 동일하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 업체들은 사용자의 활동 정보를 수집하고 광고주는 이 정보를 기반로 개인 맞춤형 광고를 집행할 수 있었다.

물론 애플 입장에서도 페이스북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이폰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추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의 이용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불편을 느낄 수 밖에 없고 결국에는 페이스북에서 이탈하는 사람도 많아질 밖에 없기 때문.

◇페이스북의 반격

사업 영역은 전혀 다른 두 기업이 이렇듯 싸움을 벌이는 것은 적어도 미국 시장에서는 페이스북 사용자의 절대 다수인 98%가 아이폰 사용자라서다. 두 기업의 고객 기반이 겹치는 영역에서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갈등하는 셈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톤에 비해 뛰어난 보안성으로 명성을 쌓아온 애플 입장에서는 자사 개인 고객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되는 반면, 개인 맞춤형 광고가 핵심 수익모델인 페이스북은 개인정보가 확보돼야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미국 유력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전면광고까지 실어가면서 애플 측의 조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페이스북보다 페이스북을 통해 제품을 알리고 판매해온 중소기업들이 애플의 조치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이같은 논리에 대해서는 궁색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개인 정보로 돈을 버는 회사의 입장이 당당할 것이 있느냐는 것. 페이스북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는 애플의 논리를 공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

애플이 아동 대상 성착취 행위를 근절하는데 기여하고자 이날초 발표한 대책을 페이스북이 맹렬히 비판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게 잉크의 진단이다.

애플이 발표한 내용은 어린이를 성적 즐거움의 대상으로 삼는 불법적인 사진물이 아이폰에 들어 있을 경우 이를 아이폰 사용자가 찾아낼 수 있는 기능을 올 하반기 중에 내놓겠다는 것이었다.

◇쿡 CEO “사람들이 믿지 않는 기술 무의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호주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애플의 최근 입장을 내놨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듣기에는 훈계에 가까운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 20일 호주 경제지 오스트레일리언파이낸셜리뷰와 인터뷰에서 “기술 자체에 좋고 나쁜 것은 없고 기술 자체는 중립적인 것”이라면서 “기술이 좋게 쓰이냐, 나쁘게 쓰이냐는 그 기술을 만드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에 달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쿡 CEO는 따라서 “기술 개발자가 이런 측면을 외면하는 것은 스스로를 사용자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위험한 행동일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도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는 부수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를 방치하면 음모론과 혐오발언이 판치는 세상이 올 것”이라면서 “기술은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신뢰할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아우디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 RS e-트론 GT
아우디 e-tron GT vs. 아이오닉 5 N 비교할 수 있을까?
이번엔 더 무서운 차 끌고 나왔다! 벤츠 E 300 4MATIC AMG Line
국내 1, 2위 다투는 수입차, 벤츠 E와 BMW 5 전격 비교
숨은 진주 같은 차, 링컨 노틸러스 ... "여긴 자동차 극장인가?"
가장 현실적인 드림카, 벤츠 디 올-뉴 CLE 450 4MATIC
파격 변신한 8세대 BMW 5시리즈...520i M sport package, "엔트리 같지 않다"
모든 걸 다 가진 차 왜건..."볼보 V90 CC, 너 하나로 만족한다"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