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건설사 '물밑경쟁' 치열

서울 알짜배기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이 막이 올랐다. 상징성이 큰 강남 핵심 입지는 아니지만 최근 흔하지 않은 서울권역 정비사업 물량이라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2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과 DL이앤씨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서대문구 북가좌동 372-1번지 일대 10만4656㎡에 지상 29층, 19개동 규모 아파트 1911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만 약 5000억 원에 달해 올해 서울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조합은 다음달 14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최종 시공사를 뽑을 계획이다.

두 회사는 각각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와 리미티드(한정된) 브랜드를 앞세워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롯데건설은 자사 최상위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LE-EL)'을 제안했다. 르엘은 그간 롯데건설이 강남권에만 적용해온 브랜드로 비강남권 중에는 최초 적용이다.

DL이앤씨는 리미티드 브랜드인 ’드레브 372‘를 제안했다. 드레브 372는 프랑스어로 ’꿈의 집‘을 뜻하는 ’메종 드 레브(Maison Du REVE)'와 북가좌6구역 번지수 372를 결합해 탄생한 단지명이다.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도 오는 9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은 송파구 마천동 323 일대 6만653㎡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3층 10개 동 아파트 1372가구와 부대복리시설‧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조합 측이 제시한 공사비 예상가격만 3835억 원에 이르는 알짜 단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1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효성중공업 등 건설사 8곳이 대거 참여했다. 이중 현대건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현대건설의 대항마로 나설 건설사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시공사 입찰 마감일은 다음달 4일로, 조합은 이날 경쟁 입찰이 성사될 경우 오는 9월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최근 강북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미아3재정비촉진구역(이하 미아3구역) 재개발사업도 연내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439번지 일대 5만7553㎡ 터에 지하 2층~지상 29층, 12개동 1037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면서 "현재 롯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작구 흑석뉴타운 내 알짜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흑석9구역도 시공권 확보 경쟁이 뜨겁다.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은 동작구 흑석동 90번지 일원 9만 4094㎡ 부지에 아파트 1538가구를 새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롯데건설이 지난 2018년 시공권을 따냈지만, 당시 조합에 제시한 설계변경안이 서울시의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최고 25층’ 층수제한에 막혀 인허가를 받지 못해 지난해 8월 조합으로부터 계약을 해지 당한 상태다. 롯데건설과 시공권 계약을 진행한 조합장과 조합임원, 대의원들도 모두 해임돼 한동안 사업이 진전되지 못했다.

현재 현대건설이 흑석9구역 시공권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전 시공사인 롯데건설도 시공권 재탈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한, 삼성물산도 수주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