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에서 언론인과 인권변호사 소유의 아이폰이 이스라엘 NSO그룹의 페가수스 악성코드에 감염돼 공격자에게 메시지, 이메일, 마이크와 카메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된 것을 발견했다.
이는 NSO그룹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정부들이 애플에 알려지지 않은 방법을 사용해 사용자 데이터를 감시하기 위해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보안이 철저하다는 아이폰 조차도 스파이웨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공격자들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악성코드는 알 수 없는 메시지 또는 링크를 클릭해야 작동하는데, 이 경우 클릭하지 않아도 아이폰이 NSO의 소프트웨어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과거 버전의 페가수스는 사용자가 메시지에서 링크를 클릭해야만 작동했다고 국제엠네스티는 말했다.
NSO그룹은 이스라엘 정부 및 사법 기관에 테러를 방지하고 마약이나 성 밀매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페가수스를 공급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가장 최신 운영체제인 iOS 14.6을 실행하는 아이폰 12에서 페가수스의 해킹 흔적이 발견됐다. 애플은 최근 iOS 14.7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지만 국제앰네스티가 지목한 공격 행위를 막았는지에 대한 보안 세부 정보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국제앰네스티는 NSO그룹이 만든 스파이웨어 소프트웨어의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이는 전화번호 5만 개를 유출했다. 안드로이드 기기 역시 NSO그룹 소프트웨어의 타겟이 되었지만 아이폰과 같은 방식으로 기기를 검사할 수는 없었다.
보안 전문가들은 악성코드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최신 소프트웨어로 기기를 패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기 제조업체가 공격자들이 사용하는 코드를 인식해야 한다.
애플의 프라이버시 강화 정책은 아이폰 차별화를 위한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애플은 운영체제에 대한 통제와 하드웨어를 통해 경쟁사들이 만든 기기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며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핵심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삼았다.
애플은 자사의 보안팀이 5년 전보다 4배 더 커졌으며 직원들은 새로운 위협을 발견하자마자 즉시 기기 보안 개선에 나선다고 했다. 애플은 각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한 보안 수정 사항을 자사 웹 사이트에 게시하고, 이를 업계 표준 ‘CVE’ 번호로 분류하고 이를 발견한 보안 연구원의 공로를 표창한다.
국제엠네스티의 보고서에 따르면 NSO그룹의 소프트웨어는 아이폰이 재부팅될 때 아이폰에 남지 않기 때문에 기기가 감염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타깃이 되는 것을 우려하는 사용자는 정기적으로 기기를 재부팅해야 한다.
국제엠네스티는 유출된 전화번호에서 발견된 수십개의 전화번호와 NSO 소프트웨어의 표적이 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세부사항을 공표하기 위해 국제 언론단체들과 협력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미국 전화번호가 목록에 있었지만 해킹당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NSO그룹의 대변인은 회사가 오용에 대한 모든 주장을 면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