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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가 분석한 '일본 반도체 실패' 이유 4가지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1-06-15 13:28

일본 반도체 기업은 1990년 상위 10위 안에 6자리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상위 10위 안에 든 기업이 하나도 없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반도체 기업은 1990년 상위 10위 안에 6자리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상위 10위 안에 든 기업이 하나도 없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코로나 이후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안정 속에 미국이 중국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견제 조치를 본격화하자 중국에서는 일본 반도체 업계의 과거 실패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 반도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와 관료, 민간이 미국에 대응해 반도체 부흥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 관련 과거 실패 교훈을 배워야 자신들이 처한 위기를 제대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주시하는 일본의 반도체 경쟁력 상실 원인


일본에서는 반도체에서 경쟁력을 계속 잃게 된다면 약 10년 안에 반도체 산업이 일본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 매출 순위에서 일본 기업은 1990년 상위 10위 안에 6자리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상위 10위 안에 없다.

이에 일본에서는 최근 ‘4차 산업 쌀’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 부흥 실현을 위한 논의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정부, 관료, 민간이 자국 반도체 부흥 전략에 나선 것이다.

경제산업성은 지난 3월 반도체 전략 개요를 정리했고, 지난 5월 18일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는 경제 산업성에 정책 권고안을 제출했으며 자민당도 5월 21일 반도체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 동맹을 결성했다.

한편 중국은 일본 정부와 민간 부문이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수차 모색했지만 허사로 이어지고 있었다고 보고 최근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 노력을 주시하고 있다.

한편 일본 반도체가 반복되는 좌절을 겪는 이유에 대해 4가지 주요 이유로 압축했다.

◇미‧일반도체협정의 후유증


1980년대에 일본 기업들은 미국 달러화 절상을 이용하고 메모리 칩 DRAM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그러나 미국 기업 불만으로 1986년 시장 점유율과 가격 모니터링을 담은 ‘미‧일 반도체 협정’이 체결되었다. 그 후 미국 기업들은 개인용 컴퓨터, 기존 휴대폰, 스마트 폰의 연속적인 대중화를 활용해 성장 모멘텀을 재개했으며, 한국과 대만 기업들도 가격 경쟁력과 기술 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기술력의 차이가 급격히 줄었다.

◇반도체 투자와 경영 판단에서 패착


일본이 한국과 대만 사이에서 격차가 발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투자 경쟁에 대한 대응이었다. 반도체 제품의 가격은 저렴하고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따라 크게 변동하는 특성이 있다.

회로의 소형화로 대표되는 기술 경쟁은 치열한 데 반해 반도체 장치의 가격은 비싸다. 따라서 시장 및 기술 동향을 관찰하고 개발 및 제조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불가피하다. 여기에는 예리한 판단과 함께 재정적 강점이 필요하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닛폰전기, 도시바, 히타치와 같은 종합전자 기계 기업의 한 부문으로 성장했다. 이는 초기에는 성장에 유리했지만 1990년대 후반 경기 침체기에 이런 종합 기업의 형태는 부담이 되었다.

큰 손실로 인해 닛폰전기 책임자는 “반도체 부서는 때때로 회사의 도둑이라고 불렸다”면서 첨단 기술 개발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견딜 수 없어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신규 사업 결정이 느려졌다.

반면 불황 속에서도 과감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빠른 성장을 이룬 한국 삼성전자는 빠른 성장을 이루었다. 삼성은 일본 기업의 투자 축소로 최악의 기간에 시장을 이용해 투자를 마무리했다.

일본과 삼성의 차이는 반도체 시장 회복기에 열매를 거두고 번영기에 돈을 벌려면 침체기에도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는 교훈을 알 수 있다.

삼성은 故人이 된 이건희 전 회장의 뛰어난 리더십 아래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반도체 공장에 투자하기 위해 신규 주식 청약권과 함께 추가 발행 및 회사채(전환 사채, CB)를 적극 활용했다.

반면 일본 기업은 주식 금융(주식 금융, 신주 발행에 수반되는 금융)을 피하고 부채 금융(채무 금융, 차입을 통한 금융)에 의존하여 투자 기회를 놓쳤다.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최고경영자의 결단이 필요하며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경쟁에서 밀려나게 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최고경영자의 결단이 필요하며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경쟁에서 밀려나게 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일본 OEM의 부서진 개념


TSMC의 창립자 장중머우는 1999년 인터뷰에서 “일본이 자체 확립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TSMC는 반도체의 ‘설계’와 ‘제조’를 분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TSMC는 세계 최초의 반도체 파운드리 모델을 구축해 팹리스 기업이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TSMC 창립자 장중머우는 팹리스 시대를 예측하고 반도체 파운드리 모델을 수립했다.

현재 퀄컴, 엔비디아와 같은 팹리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모델을 시작한 TSMC가 비즈니스 정점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따라 잡지 못했다. 두 번째 실패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상반기까지 수익 악화로 인해 일본 기업들은 반도체 사업의 매각과 합병을 잇달아 진행했다.

1999년 닛폰전기와 히타치의 DRAM사업이 합병되면서 엘피다 메모리가 탄생했다.

다른 회사들은 계속 퇴각하고 합병했으며 DRAM 사업에 종사한 일본 회사들은 엘피다에 집중되었다. 2003년에 히타치와 미쓰비시 전기의 로직 반도체 사업이 합병되어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가 탄생했으며 통합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일본 반도체 전문가들은 “2000년대 구조 조정 기간이 일본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놓쳤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 경제 산업성의 추진으로 2006년 히타치와, 도시바 및 르네사스는 공동으로 “첨단공정 파운드리” 설립 계획 회사에 자금을 지원했다.

가전 ​​제품 등에 사용되는 시스템 고밀도집적회로의 파운드리를 탐색했지만 수요자를 찾지 못해 마침내 생산 확보를 위한 일정을 마련하지 못했다. 반년 정도 만에 계획은 무산되었다.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또한 개발, 설계 및 공장을 분리하는 수평적 노동 분업 개념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전자 기계 회사에서 모인 경영진은 관련 정책을 포기했다.

◇잘못된 정책 지원


세 번째 이유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정책 지원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02년 경제 산업성이 발간​​한 반도체 산업 보고서에서 ‘기업 간 아웃소싱 등의 조치를 통한 효율성 증대 필요성’, ‘실질적 비용 절감을 위한 표준화 및 일반화 추진 필요성’ 등의 표현이 나왔다.

실제로 11개 기업이 경제 산업성의 권유를 따랐지만 기술 표준화는 원가 구조 변화에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들은 엔화의 급격한 절상과 같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반면 당시 한국 삼성전자는 환율에서 혜택을 누리며 일본과 가격경쟁력에서 크게 앞서가게 되었다.

엘피다는 2008년 메모리 가격 하락과 리먼 위기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공공 자금과 은행으로부터 공동 대출을 받아야 했다. 엔화 절상과 함께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후 대출 기간이 변경되자 일본 정책 투자 은행은 가혹한 조건을 내세우고 2012년 일본의 ‘기업 개편법’ 적용(파산 보호 신청에 해당)을 신청했다.

일본 DRAM 사업을 계승한 엘피다의 히로시마 공장은 이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요 거점 중 하나가 되었다.

2021년 봄에 발표된 반도체산업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지원 격차 때문에 일본이나 미국에서 10년 동안 메모리 공장을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한국, 싱가포르, 중국보다 20~40% 더 비싸다”고 한다. 공장 운영비용의 차이인 정책 지원 격차는 반도체 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정부는 대규모 보조금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은 공장 유치를 위해 미국 의회에 500억 달러의 보조금 승인을 요청했다.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는 정책적 후진성으로 인해 일본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분야조차도 점진적으로 점유율에서 멀어 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 산업성은 공급망 지원을 위한 보조금 예산이 약 2100억 엔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이 수준으로는 과거 실패를 되풀이 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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