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은 비트코인이나 도지코인 투자자뿐만 아니다. 지난달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하자 서학개미들이 600억 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인베이스도 머스크의 ‘뒤통수’를 피해가지 못했다. 13일(현지 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코인베이스는 6.53% 급락했다.
코인베이스뿐만 아니다. 비트코인 채굴주 라이엇블록체인과 마라톤디지털홀딩스는 코인베이스보다 더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다. 라이엇블록체인과 마라톤디지털홀딩스는 각각 16.18%, 13.96% 급락했다. 이들 종목은 머스크가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로 인해 석탄을 중심으로 한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환경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타격이 더 컸다.
비트코인을 꾸준히 구매하고 있는 핀테크 업체 스퀘어는 4.62% 하락했다. 지난 6일 스퀘어는 비트코인 덕에 1분기 매출이 266%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9.93% 폭락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환사채(CB)까지 발행해가며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머스크를 비트코인 시장에 끌어들인 것으로 유명한 마이클 세일러가 이 회사 CEO다.
세일러는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다. 그는 지난 3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12개월 간 전 세계에서 통화 공급이 확대돼 왔다는데 동의한다면 그런 환경에서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을 찾는 것이야말로 합리적인 행동"이라며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은 투기가 아니다. 비트코인은 화폐에 있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새로운 기술과 다름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키워온 페이팔은 소폭 상승했다. 페이팔은 지난 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 31% 증가는 가상화폐 덕이라고 했을 정도다. 페이팔은 자사 플랫폼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비트코인 캐시, 라이트코인 등을 매매하고 가상화폐로 상품값도 결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