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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파생상품 위험 억제법' 적용 안해 아케고스 사태 불렀다

조민성 기자

기사입력 : 2021-04-13 13:00

규제 당국이 소비자 금융 보호를 게을리 해 아케고스 사태가 터졌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아케고스 사무실이 위치한 뉴욕 맨해튼 7번가 888번지 빌딩.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규제 당국이 소비자 금융 보호를 게을리 해 아케고스 사태가 터졌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아케고스 사무실이 위치한 뉴욕 맨해튼 7번가 888번지 빌딩. 사진=로이터
아케고스 캐피털과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만들어진 규칙들은 여전히 파생상품 부문에서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아케고스 사고가 터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0년 만들어진 도드-프랭크법은 대형 은행들을 부양하고 파생상품 시장의 과도한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제정됐으나 시행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비평가들은 감독 당국이 이 규정을 더 빨리 시행했다면, 빌 황의 가족 기업이었던 아케고스의 붕괴와, 이로 인해 은행이 입은 수십억 달러의 손실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아케고스의 파생상품 거래 공개를 좌우했을 규정은 여전히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빌 황의 아케고스는 미국과 중국 소수 회사들의 주가에 500억 달러 이상, 즉 5배의 레버리지를 걸 수 있었고 주가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자 부족액을 채워 넣을 수 없었다.

자산운용사 TCW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다이앤 재피는 "아케고스와 같은 알려지지 않은 가족 회사가 이런 엄청난 레버리지 위험을 무릅쓸 수 있었던 것은 ‘규제가 들어오기 전에 마지막 만세를 부른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한 지 1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규제된 스와프 시장을 갖지 못한 것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직무유기다.
아케고스가 사용한 것과 같은 주식 총 수익률 스왑은 SEC가 감독하고 있는데 SEC는 주요 파생상품 규제기관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보다 규정 작성 속도가 훨씬 느렸다.

SEC 규정은 오는 11월 1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미 규정이 시행되고 있었다면, SEC는 아케고스의 거래 규모와 함께 누구와 거래했는지를 포함해 아케고스의 거래에 대한 전반적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케고스 사고의 핵심 요인은 운영의 불투명성으로 꼽힌다. 빌 황이 곤경에 처한 지난 3월 말 아케고스의 거래 상대방에 전화를 걸어 회의를 가졌을 때, 비로소 은행들은 아케고스의 실체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대형 헤지펀드의 한 임원은 "SEC가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더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규정을 시행하는데 10년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SEC가 시대에 뒤떨어져 아케고스 사고를 불렀다는 주장이다. SEC는 또한 거래소와 청산소를 떠나 이루어지는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마진 요건에 대한 규정을 시행하지 않았으며, 이는 증권사가 규제하는 중개업자에게 영향을 미쳤다.

연방 은행 규제 당국은 이미 서로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대형 은행의 마진 요건을 도입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가 강타하자 글로벌 규제 당국은 2020년 9월부터 파생상품 거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정 시행을 2022년 9월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이 결정은 500억 달러 이상의 파생상품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아케고스와 같은 그룹이 처음 거래를 시작할 때 미국 규제당국에 의해 마진을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시행을 연기하지 않았다면 아케고스는 지난 9월 지정된 한계치를 넘어섰을 것이며 이를 기록하도록 요구받았을 것이다. 손실을 보전할 충분한 현금의 확보를 요구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한 대형 국제 로펌의 파생상품 변호사는 "이러한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지만 연기된 탓에 사태를 방지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47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노무라는 20억 달러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 다른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아케고스와의 거래를 위해 위험회피로 보유하고 있던 200억 달러 어치 이상의 주식을 일괄 매각했다. 지금까지 도이체방크, UBS,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 미즈호 등 9개 은행이 이번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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