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미국 정치권 싸움으로 번진 LG에너지-SK이노 분쟁

조지아주(州), LG-SK 합의 촉구...SK이노, 예이츠 미국 前법무부 차관 영입으로 맞불

김민구 기자 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 2021-03-24 19:45

SK이노베이션이 고문으로 영입한 샐리 예이츠 전(前) 미국 법무부 차관. 사진=SK이노베이션이미지 확대보기
SK이노베이션이 고문으로 영입한 샐리 예이츠 전(前) 미국 법무부 차관. 사진=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과 SK이노베이션(SK이노)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쟁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신경전이 미국 정치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州) 의회가 LG에너지와 SK이노에 배터리 분쟁을 멈추고 합의할 것을 촉구한 가운데 SK이노가 최근 샐리 예이츠 전(前) 미국 법무부 차관을 영입하는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와 SK이노가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치킨 게임’이 ‘해피 엔딩’이 아닌 양측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양대 업체 싸움에 자칫 '왕서방'만 짭짤한 재미를 볼 것이라는 따끔한 지적이다.

◇美 조지아주, LG에너지-SK이노 배터리 분쟁 해결 촉구


미국 조지아주 의회는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놓고 날선 공방을 펼치는 LG에너지와 SK이노에 합의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23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유력 일간지 '뉴넌 타임즈 헤럴드'에 따르면 조지아주 상원은 이날 LG에너지와 SK이노 합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조지아주는 SK이노가 배터리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인 지역이다.

SK이노는 조지아주 잭슨카운티에 26억 달러(약 3조 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현지 인력 약 3000 명을 고용할 예정이었다.

당시 조지아주는 투자 유치를 위해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막대한 지원을 했다.

이처럼 조지아주가 SK이노의 우군 역할을 해왔지만 '중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두 회사가 합의해 조지아주 지역 일자리를 지키는 게 실익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화당 소속 버치 밀러 조지아주 상원 의원은 "SK이노 공장의 손실(가동 중단)로 수백 개 일자리가 사라지면 조지아주는 공공·민간 투자에서 수 십억 달러를 공중으로 날려 보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SK이노, ‘예이츠 카드’로 맞대응...“바이든 대통령, SK이노 수입금지 거부권 행사해야”

미국 조지아주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기대했던 SK이노는 조지아주 의회의 입장 선회에 다소 당황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는 샐리 예이츠 전(前) 미국 법무부 차관을 영입해 세력 과시에 나섰다.

SK이노는 예이츠 전 차관을 미국 사업 고문으로 영입해 자문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이츠 전 차관은 버락 오바마 전(前)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마지막 법무부 차관을 지냈고 트럼프 정부 때 장관 대행을 수행하던 중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반기를 들어 경질됐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법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예이츠 전 차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SK이노 배터리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TC는 지난달 SK가 LG에너지 인력을 빼가는 방식으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하고 리튬이온배터리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그는 ITC 결정이 SK이노의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이 창출하는 일자리를 위협하고 전기차 확대를 통한 기후변화 대처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이익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이달 12일 대통령 거부권으로 SK이노 배터리 수입금지 조처를 뒤집어달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LG에너지와 SK이노는 여전히 날선 공방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LG에너지는 SK이노가 '합당한 금액'을 합의금으로 제시하면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SK이노는 LG에너지에 합의금을 지급하면 배임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합의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미 대통령은 ITC 최종판결 이후 60일 이내인 4월 11일까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LG에너지-SK이노 '이전투구'에 中 CATL 휘파람


LG에너지와 SK이노가 치열한 공방을 펼치는 현 상황이 '중국 왕서방만 좋은 일 시킨다'라는 비판은 낳고 있다.

독일 완성차 제조사 폭스바겐은 15일(현지시간) 파워데이(전기차 기술 설명회)에서 향후 각형 배터리를 핵심 부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각형 배터리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주력으로 삼은 배터리 유형이다.

LG에너지와 SK이노는 파우치형 배터리가 주력이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최근 각형 배터리를 중장기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삼성SDI·SK이노)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은 글로벌 최대 배터리 고객업체다. 폭스바겐이 중국 CATL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국내 배터리 제조사로서는 뼈 아픈 대목이다.

폭스바겐은 미국 공장에서 생산 예정인 전용 전기차 'ID.3'에 들어갈 배터리를 SK이노로부터 납품 받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LG에너지와의 소송에서 SK이노가 패소해 안정적인 수급이 불투명해졌다.

CATL이 폭스바겐의 중장기 파트너로 선정된 배경에 한국 배터리 제조사 간 분쟁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LG에너지와 SK이노가 극심한 불화를 겪자 폭스바겐이 끝내 국내업체에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에너지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의 전기차용 배터리 글로벌 점유율은 24%다. 점유율 23.5%를 차지한 LG에너지솔루션이 0.5% 포인트 차로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각형 배터리를 내세운 CATL이 한국 배터리 업체 간 소송을 틈타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 성상영 기자
사진없는 기자

김민구 기자 성상영 기자

혼다 신형 CR-V와 파일럿, 캠핑에 어울리는 차는?
운전 베터랑 아나운서들의 리뷰 대결 골프 GTI vs. TDI 승자는?
아우디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 RS e-트론 GT
아우디 e-tron GT vs. 아이오닉 5 N 비교할 수 있을까?
이번엔 더 무서운 차 끌고 나왔다! 벤츠 E 300 4MATIC AMG Line
국내 1, 2위 다투는 수입차, 벤츠 E와 BMW 5 전격 비교
숨은 진주 같은 차, 링컨 노틸러스 ... "여긴 자동차 극장인가?"
가장 현실적인 드림카, 벤츠 디 올-뉴 CLE 450 4MATIC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