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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호황에도 만화가가 가난한 이유는?

일본 애니메이션 작가 한달 수익 고작 200달러 불과

유명현 기자

기사입력 : 2021-02-25 16:21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수년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진=OTAQUEST이미지 확대보기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수년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진=OTAQUEST
일본은 전 세계의 만화시장을 이끌고 있다. '만화의 천국'으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소재와 높은 작품성까지 두루 갖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엄청난 규모의 자본이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으로 들어왔다. 중국 제작사들이 자국 내수용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일본 스튜디오에 일감을 맡기고, 소니는 AT&T의 애니메이션 비디오 사이트 크런치롤(Crunchyroll)을 사기 위해 12억 달러를 투자했다.
일본의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수년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0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애니메이션을 시청한 가구가 전년 대비 절반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즈는 이러한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만화가들의 형편없는 처우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다.

애니메이터이자 일본의 가장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프랜차이즈의 감독인 아쿠스(Akutsu)는 매달 1400달러~3800달러(약 155만~365만 원)의 수입을 번다.

수천 명의 삽화가들은 한 달에 200달러(약 22만 원)밖에 안 되는 수입으로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아쿠스는 뉴욕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며 "가정을 꾸리기 위해 준비하면서 극심한 경제적 압박감을 느낀다. 결혼과 아이를 키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일반적으로 이론상 수요가 급증하면 인재 경쟁이 촉진되어 기존 노동자들의 급여가 오르고 새로운 노동자들이 유입된다.

이러한 현상은 업계 최상층을 차지하는 만화가들에게만 적용된다.

노동단체인 일본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협회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진 애니메이터의 연간 평균 수익은 2015년 약 2만9000달러에서 2019년 약 3만6000달러(약 4000만 원)로 증가했다.

이러한 만화가들은 일본어로 'genga-man'으로 부르는데, 이것은 키 애니메이션(key animation)을 그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들의 임금은 평균 연봉이 7만5000달러(약 8308만 원)인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받는 임금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일본 애니메이션 협회에 따르면 근로자는 2019년 평균 1만2000달러를 벌었지만, 이 수치는 훨씬 적은 임금을 받는 프리랜서들이 거의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이윤의 흐름이 만화업계 산업의 구조에서 비롯된다.

많은 스튜디오들은 업계의 거의 모든 이윤을 생산 위원회(production committees)로 보내는 시대에 뒤떨어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위원회들은 장난감 제조업체와 만화책 출판사, 각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들의 특별 연합이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정해진 요금을 지불하고 로열티를 가져간다.

많은 스튜디오는 제작위원회와 높은 요금이나 이익분배 협상을 하기 보다는 만화가를 계속 압박해 프리랜서로 채용해 비용을 절감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은 직원들에 대한 노동착취로 악명이 높다. 애니메이터들은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몇 주 동안 잠을 자는 것은 예사이다.

컴퓨터 애니메이터이자 만화가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는 활동가인 준 스가와라는 "애니메이터들의 장시간 노동은 일본 노동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다"라며 "정부는 쿨 재팬 프로그램(Cool Japan program)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대중 외교 활동의 중심적인 부분으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가와라는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인재들이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면서 언젠가는 산업이 붕괴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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