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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 美 오프라인 소매업계 여전히 먹구름

기사입력 : 2021-02-18 00:00

- 코로나19 장기화와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여전히 위축된 오프라인 소매업 경기 -

- 미국 전역 대형 쇼핑몰들,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나름의 대응 펼쳐 -

작년 코로나19의 등장으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 오프라인 소매업계에는 여전히 먹구름이 낀 듯하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으나 집단 면역이 갖춰질 때까지는 앞으로도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위주로 이미 변화한 소비 방식 역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소매업계를 이끌며 한때는 주요 교외지역의 쇼핑 및 종합 엔터테인먼트 중심지로 사랑받았던 대형 쇼핑몰들은 특히나 더 큰 타격을 입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러한 오프라인 쇼핑몰 공간도 이제는 팬데믹 시대에 맞게 탈바꿈하는 중이다. 여전히 위축된 미국 오프라인 소매업 경기 동향에 대해 살펴보고, 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쇼핑몰들이 최근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사례를 통해 들여다본다.

미국 오프라인 소매업계, 위기 지속돼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인 2000년, 당시의 미국 소매업계에서는 ‘온라인 쇼핑’의 개념이 생소했다. 미국 통계청(U.S. Census Bureau) 자료를 분석한 Statista의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소매업계 전체 매출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하던 시대였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0년, 이커머스 매출 비중은 약 4%로 늘어났지만 전체 소매업계에서 이는 역시 미미한 수준이었으며 2018년에 이르러서야 약 10%를 기록하게 되었다. 2년 뒤인 2020년, 이커머스 매출 비중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2020년 2분기를 기준으로 이커머스 매출은 전체 소매 매출에서 무려 16%를 차지하게 됐다.

2000~2020년 미국 소매업계 매출 중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율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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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tatista(https://www.statista.com/chart/14011/e-commerce-share-of-total-retail-sales/)

위와 같이 최근 몇 년간 이커머스는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이커머스 업계의 선두주자 Amazon의 선전을 비롯해 다양한 소매 체인의 온라인화와 소매 유통과정 없이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DTC 브랜드의 등장 등이 모두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을 뒷받침한 요인들로 분석된다.

이커머스가 이처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동안 기존의 전통적인 소매업계, 즉 오프라인 소매 분야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온라인·디지털 친화적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핵심 소비자층이 되면서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나날이 지속되던 찰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와 오프라인 소매업계 경기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와 같은 오프라인 소매업계의 위기를 ‘종말(Apocalypse)’이라고도 일컬을 만큼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기 시작한 것이다. 팬데믹 초기에는 감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과 지역별 록다운 등의 각종 규제가 맞물려 오프라인 소매점이나 쇼핑몰 등을 찾는 손님이 뚝 끊겼다. 어느 정도 경제가 재개된 그 이후에도 실내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소비자들의 쇼핑패턴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고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불확실성과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에 떠밀려 오프라인 소매업계는 다시 예전 상태로 회복하지 못했다.

AI 및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관 Placer.ai가 분석한 미국 전역 소매점 방문자 수(Foot traffic, 이하 풋 트래픽) 데이터를 살펴보면,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해 오프라인 소매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확실히 드러난다. 2020년 2월까지도 전년과 비교해 풋 트래픽이 더 많았다. 그러나 미국 내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이 시작되던 3월부터 오프라인 소매점의 풋 트래픽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하락한 것을 목격할 수 있다. 4월 초에는 전년대비 무려 5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그 이후 하락세는 어느 정도 회복되는 양상이었지만, 소매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인 11월 말 추수감사절과 연말 쇼핑 시즌까지도 고전을 면치 못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백신 접종이 시작돼 팬데믹 극복에 대한 기대감이 소폭 상승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진 사례의 지속적인 증가와 변종 바이러스 등장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소매점 풋 트래픽의 회복을 여전히 가로막고 있는 듯하다.

2020년 2~12월 미국 전역 오프라인 소매점 방문자수 전년대비 변화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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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lacer.ai(https://www.placer.ai/blog/retail-analysis-30000-feet-view/)

새로운 공간으로 진화하며 나름의 대응 펼치는 오프라인 쇼핑몰


오프라인 소매업계를 이끌던 대표적인 존재가 있다. 바로 ‘대형 쇼핑몰’이다. 주요 교외지역 안에서도 접근성이 뛰어난 중심지에 위치하며, 넓은 주차공간뿐 아니라 백화점·할인매장·푸드 코트·레스토랑 등이 한데 모여 있어 다양한 쇼핑 니즈를 한 번에 충족시켜 준다는 장점을 지닌 대형 쇼핑몰들은 대표적인 동네 상권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이 대형 쇼핑몰들은 붕괴하기 시작했다. 우선 쇼핑몰 내에 위치하던 대형 백화점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백화점들은 쇼핑몰 공간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임대료도 막대한데, 소비자 풋 트래픽과 매출이 급감한 탓에 매장을 폐쇄하기에 이른 것이다. 작년에는 특히 J.C. Penny, Neiman Marcus 등의 대형 백화점 체인이 파산한 바 있으며, 상업부동산 분야 전문 분석기관 Green Street Advisors는 “2021년 말까지 쇼핑몰 기반 백화점 매장의 반 이상이 문을 닫을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백화점뿐 아니라 팬데믹 이전부터 경영난을 겪어온 크고 작은 소매기업들이 파산 신청을 이어가며 매장을 폐점해왔다. 한편, 이와 같은 위기 상황을 두고만 볼 수 없는 미국 전역의 대형 쇼핑몰들이 최근 새로운 목적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나름의 대응을 펼치고 있다. 미국 소매업계 전문 매체 Retail Dive가 분석한 이들의 진화법을 간략히 살펴본다.

텅 비어버린 대형 쇼핑몰과 쇼핑단지 안의 광활한 백화점 공간이 대규모 인원수용이 가능한 ‘의료 및 종교 시설’로 진화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단계인 만큼 미국은 지금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보급할 수 있는 넓고 집중된 공간이 절실히 필요한데, 빈 쇼핑몰과 백화점 공간은 접근성 및 수송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주는 완벽한 해답이 될 수 있다. 현재 뉴저지주 Livingston Mall과 캘리포니아주 Riverside에 위치한 Sears, 플로리다주 Tampa의 University Mall은 실제로 대규모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빈 쇼핑몰과 백화점 공간은 향후 1차 진료 및 전문 의료기관 등의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대형 쇼핑몰 단지 전체를 사무용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례도 목격된다. 주요 지역 중심지에 위치해 넓은 공간, 풍부한 주차시설 등 오피스 및 커뮤니티용 공간으로서의 큰 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유명 온라인 비디오 게임 Fortnite의 제작사로 잘 알려진 게임개발기업 Epic Games는 노스캐롤라이나주 Cary시의 기존 본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Cary Towne Center’를 지난 달 매입했다. Epic Games는 약 91,000m² 규모의 이 쇼핑 단지 공간을 2024년까지 글로벌 헤드쿼터 캠퍼스와 커뮤니티 공간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IT 기업 Google 또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Westside Pavilion’ 쇼핑센터를 임대해 ‘One Westside’라는 새 이름의 오피스 캠퍼스로 활용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초대형 쇼핑몰 ‘King of Prussia’ 내의 Lord & Taylor 백화점 매장 역시 오피스 공간으로 재개발될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편, 팬데믹의 장기화 속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이커머스 주문량과 배송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죽은 오프라인 소매 공간을 물류 창고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커머스는 전통적인 소매점과 비교해 물류 공간을 약 3배 더 필요로 한다고 알려진 만큼, 빈 쇼핑몰의 넓은 부지와 주요 도시 중심지에 위치한 접근성이 이커머스 물류 창고로서의 매우 적합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미국 대표 대형 마트인 Walmart와 이커머스 선두주자 Amazon 등은 일부 자사 매장과 Sears, J.C. Penny 등의 백화점 매장 공간의 물류기지 전환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백신 접종 장소로 이용되는 뉴저지주 Sears 매장과 LA의 대형 쇼핑몰 공간에 들어설 Google 캠퍼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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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bc7 News(https://abc7ny.com/nj-vaccines-when-is-the-first-covid-vaccine-coronavirus-gov-murphy/9459280/), Hudson Pacific Properties(https://www.hudsonpacificproperties.com/office/one-westside)

전망 및 시사점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같이 팬데믹으로 더욱더 위축된 미국 오프라인 소매업 경기는 과거 수준으로의 회복이 매우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팬데믹의 영향과 편리한 쇼핑 경험을 앞세워 이커머스가 성장하는 만큼,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쇼핑은 더 약화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소매시장에는 이렇듯 여전히 구름이 껴 있지만, 오프라인 쇼핑 공간이 새로운 목적으로 진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머지않아 구름이 걷힐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도 있다.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새로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만큼 소비자 풋 트래픽 역시 점차 회복돼 남은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발판 삼은 오프라인 소매업계의 재도약을 기대해 본다.

미국 소매시장 진출을 꿈꾸는 다양한 분야의 우리 기업들 또한 위와 같은 변화 앞에 더욱 유연한 진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소매 경기의 더딘 회복과 더불어 미국 소매기업들의 판매 전략 및 소비자 접근 방식 또한 변화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관련 업계 기업들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이 같은 바이어 기업들의 동향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소매업계 역시 디지털 경제로 전환되는 시점인 만큼 Amazon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입점·SNS 활용·온라인 채널 광고와 홍보 최적화 등 이커머스에 적합한 디지털 마케팅 전략 수립에도 초점을 맞춰야 하겠다.


자료: Placer.ai, Statista, Retail Dive, Wall Street Journal, Hudson Pacific Properties, Green Street Advisors, abc7,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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