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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행정부, 캐나다 서부 경제·산업이 직면할 변화

기사입력 : 2021-02-11 00:00

- 불확실한 미래 속 석유산업, 투자 더욱 하락 -

- 친환경 에너지로 경제 회복 가능성 모색 -

- 수출 판로 막힌 건설업계, 내수 시장 통해 돌파구 마련 -


코로나19 대응책부터 기후 위기 대응 정책까지 적극적인 경제 전략을 계획하고 있는 미국의 신임 대통령 조 바이든의 취임에 대해 캐나다 사회에서는 전반적으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이 캐나다와 더 순조롭게 일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제도와 자국보호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비관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석유, 에너지, 건설 산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서부 캐나다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인해 산업별 어떠한 변화에 직면하게 될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충격 받은 서부 캐나다의 석유시장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던 날 캐나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발표는 단연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에 대한 정식 철회였다. 친환경 정책을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정부부터 환경 파괴로 논란이 있었던 송유관 사업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은 캐나다 앨버타주 오일샌드 유전 지역부터 미 텍사스 주 정유시설까지 1,897km를 잇는 대형 건설 사업이다. 앨버타 주정부가 지난해 15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총 90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갔으며, 2000여 명이 송유관 건설 작업에 투입되었다. 총 건설작업은 약 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었다. 사업을 맡고 있던 TC Energy사는 결국 송유관 건설작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앨버타주 송유관 설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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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TC Energy

캐나다의 주요 대표들과 논의가 오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캐나다 정부는 유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를 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실망감을 표했으며, 컬스튼 힐맨(Kirsten Hillman) 캐나다 대사 또한 바이든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실망적"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앨버타주의 제이슨 케니 주수상은 해당 사업이 중단될 경우 앨버타주는 약 10억 달러의 위험에 처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에 법적 대응 가능성을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 통화하는 캐나다 트뤼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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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BC News

캐나다의 대미 석유 수출 길이 막히게 되면서 서부 석유산업의 난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간 이어진 유가 하락과 팬데믹으로 인한 항공산업 부진으로 악화된 상태에서 이와 같은 상황은 앨버타주의 경제를 더욱 불투명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에 본사를 둔 Eight Capital의 분석가 필 스콜닉(Phil Skolnick)은 이와 같은 사업 종료가 캐나다 석유 산업에 대한 수년간 투자 및 생산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캘거리 대학 에너지 전문가 리차드 매슨(Richard Masson) 또한 이미 캐나다 석유 및 가스 산업 자본 지출이 2014년 800억 달러 이상에서 지난해 240억 달러로 감소한 상황으로 볼 때 석유산업에 대한 투자는 밝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딜로이트 캐나다 2021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석유시장에 대한 투자율은 3.9% 감소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최근 캐나다 정부의 탄소세 부과 정책은 석유 투자 유치를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석유 투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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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eloitte 캐나다

캐나다 서부, 친환경 에너지로 경제 회복하나

석유산업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자 캐나다 서부는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연방 정부는 지난해 녹색 경제 회복 전략을 통해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소·저장소·인프라 개발, 무공해(Zero-Emission) 차량 인프라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것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목표로 하는 ‘2050년 탄소중립’을 캐나다에서도 지난 11월 발표했으며 이를 위해 바이오에너지, 수소, 풍력, 태양열 등의 클린 테크를 강화시키고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기후변화 관리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북미의 평행정책은 캐나다 서부지역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선 석유뿐만 아니라 태양열 및 풍력 에너지를 맡고 있는 앨버타주는 친환경 에너지에 더욱 집중해 경제 회복에 힘을 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캐나다 국가에너지위원회(Canadian National Energy Board)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앨버타주는 2050년 태양열 및 풍력 에너지의 비율이 주 전체 에너지원 중 52.18%를 차지하며 가장 큰 전력 생산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앨버타주 2050년 전력 에너지원별 점유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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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캐나다 국가에너지위원회(Canadian National Energy Board)

서스캐처원주 또한 2021년 5.15%를 차지하던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가 2050년에는 68.16%로 대폭 성장하며 가장 큰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새로운 정책을 계기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지난 12월 캐나다 정부는 수소를 대량 생산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적극 도입하겠다는 ‘수소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향후 2050년까지 캐나다의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35만 개 이상의 일자리와 연간 500억 달러의 직접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수력 생산을 맡고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수소 생산에 전폭적인 투자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해당 주는 탄소 배출량이 적은 녹색 수소와 청색 수소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Shell 주유소의 수소 충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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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캐나다 수소 및 연료 협회(CHFSA) 웹사이트

Clean Energy Canada의 대표 메란 스미스(Merran Smith)는 "캐나다는 실제로 녹색의 청정 에너지와 미국이 원하는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현시점에서 캐나다가 기후 변화 대응의 선두자가 되기 위해서는 캐나다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녀는 트뤼도 정부가 탄소 가격 책정, 단계적 석탄 감소, 청정 연료 기준 설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후 변화를 위해 대응한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청정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이 더 가속화되어야 함을 시사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월 선거 공약 발표 시 기후와 환경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국가의 탄소 집약적 상품에는 탄소 국경 조정 관세 또는 쿼터(quota·수입 물량 제한)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러한 관세는 탄소 배출 국가 10위 안에 드는 캐나다의 수입품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에 캐나다는 더 적극적으로 친환경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CBC 뉴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시작한 양자 간 기후 파트너십을 다시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미국 주재 캐나다 전 외교관 폴 프레이저는 두 리더들이 친환경 기술과 기후 친화적 인프라 지출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하며 “캐나다와 미국이 함께 매우 잘 협력할 기회들이 있다”라고 전했다. 캐나다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건설업계 '바이 아메리칸'으로 수출 감소, 내수시장 공략

서부의 또 하나의 주력 산업인 건설업은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산 제품 구매)” 행정 명령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 예상되는 바 수출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에 사용될 자재들을 모두 미국 제조 업체들의 제품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던 캐나다의 건설 자재 수출 업체들은 실망감과 좌절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방 자치 단체들에 납품하던 캐나다 기업들을 가리켜 미국의 자국보호주의로 인한 큰 피해자라고 언급했다. 특히 캐나다 서부지역에서 생산되는 상수도 시설을 위한 펌프 장비, 파이프 등을 취급하는 회사 대부분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앨버타주 건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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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앨버타주 정부 웹사이트


이렇게 수출길이 막힌 캐나다 건설기업들은 내수 경제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도 캐나다 정부는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며 건설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상황이기에 위기를 타개할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정부는 역대 최대 ‘국가 인프라 건설투자 프로젝트’를 시행해 2028년까지 대중교통, 주거, 친환경, 지방혁신 등의 중점 공공 인프라 분야에 총 1800억 캐나다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부가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력・태양열・풍력 등의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게 됨에 따라 관련 발전 시설 건설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건설업체에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부 예산을 고려해 대형 프로젝트 대상 민관합작투자사업(PPP, Public-Private Partnership) 방식 적용을 확대할 전망인 바 캐나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내수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앨버타주 풍력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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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앨버타주 정부 웹사이트


시사점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에너지를 지향하고 전기차 도입 및 사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게 되면서 미국의 석유 수요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캐나다의 석유산업은 Keystone XL 철회와 더불어 적잖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다수 전문가들은 서부 캐나다가 청정 에너지 산업을 더욱 가속화해 경제 타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캐나다의 그린 경제 정책을 기반으로 친환경 기술을 적극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또한 전기 자동차 판매를 늘리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은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캐나다의 광물 수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캐나다가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은 우리 기업에도 진출 기회가 될 수 있다.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소 및 저장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전기차 등에 필요한 부품 및 장비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관련 우리 기업들은 캐나다 경제 동향 및 업계 소식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수한 인재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 기업과의 협력 기회의 가능성이 있기에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캐나다 서부지역의 건설업계는 대미 수출길 제한으로 인한 손실을 내수 의존으로 메꾸고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 많은 캐나다 기업들이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에 집중되면서 우리 기업이 침투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국가 전반적으로 다양한 인프라 사업이 진행되고 있기에 우리 기업들은 사업을 추진하는 각 주관기관의 입찰 목록 및 절차 등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입찰 기회를 모색해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새로운 협력 관계 속, 캐나다 시장을 공략하는 우리 기업에는 능동적이고 도전적인 자세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 TC Energy, Deloitte 캐나다, 캐나다 국가에너지위원회(Canadian National Energy Board), 캐나다 수소 및 연료 협회(CHFSA), 앨버타주 정부 웹사이트, 캐나다 정부 웹사이트, CBC News, Global News 등 미디어 자료, KOTRA 밴쿠버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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