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그랜덤(Jeremy Grantham) GMO(Grantham, Mayo & van Otterloo )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 투자전략가의 말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버블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금융버블’을 세 차례나 맞췄으니 그의 명성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더구나 테슬라는 서학개미(해외주식 직접투자자)들의 ‘최애종목’이니 그랜덤이 경고장을 날린 이유가 더 궁금하다.
테슬라는 17일 현재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해외주식투자TOP50 중 1위다. 보관규모 기준 100억 달러(약 11조 원)가 넘는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그랜덤은 이것을 금융역사의 거대한 거품이라고 부른다’에서 근거 없는 낙관론과 광기가 어우러져 끌어올린 종목으로 테슬라와 니콜라(Nikola : NKLA) 등을 꼽았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기준 7831억 달러(약 864조 원)가 넘는다. 그랜덤은 이 같은 시가총액을 투자자들의 ‘광기’가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청정에너지 계획의 하나로 미 전역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해 테슬라의 경영 여건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시총이 말이나 되냐는 것이다.
테슬라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고 거드는 월가 전문가는 또 있다.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 사이언캐피탈(Scion Capital) 대표다. 버리 대표는 지난 9일 “2008년 미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서프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사태와 같이 테슬라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도 테슬라 주가 조정 가능성이 포착된다. 웨드브시증권이 지난 15일 목표주가를 900달러에서 950달러로 올렸지만, 장 초반 반짝 상승하던 주가는 후반에 흘러내리며 2.3%나 빠졌다. 이는 증권사 목표주가 상향이 약효가 떨어졌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랜덤은 “현재 시장이 내가 목격한 네 번째 큰 거품이라며 이런 시장을 한 번 더 타는 것은 특권이다. 흥미롭고 두렵다”고 했다.
테슬라 주가야 말로 큰 가격조정 없이 기간조정을 거쳐 더 갈지는 흥미롭고 두려운 마음으로 두고 볼 일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