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젊은 층뿐일 수 없다. 중년, 장년층도 ‘이생망’이다. ‘내 집’에 관해서는 ‘이생망’일 수밖에 없다.
자료에 따르면 중간 소득 계층이 손가락만 빨며 연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5.6년을 꼬박 모아야 서울에서 ‘중간 정도 가격의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1년 9개월 전인 2019년 1월에는 12.9년을 모으면 가능했는데, 그 사이에 훨씬 더 멀어진 것이다. 서울 강남에서는 ‘평당 1억 원’인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다.
그렇다면, 수도권인 경기도에서 찾아볼 일이다. 하지만 그것도 어려워지고 있다.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똑같은 방법으로 손가락만 빨며 돈을 모아서 경기도의 30평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14년이 걸린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10년이 걸렸는데, 그 사이에 4년이 더 늘어난 셈이다.
그렇지만 경기도의 집값도 만만치 않아지고 있다. 게다가 내년 전망도 한숨이 나오도록 만들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얼마 전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2%, 전세가격은 4%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매매가격은 서울이 1%, 수도권은 1.5% 오를 전망이라고 했다. 전셋값은 더 많이 올라서 서울이 3%, 수도권은 5%였다. 집값도, 전셋값도 수도권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두 달 연속 ‘사상 최고’ 수준을 찌르고 있다. 앞으로도 치솟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한 것이다.
그렇다고, 수도권 밖으로 이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직장’에서 너무 멀어지기 때문이다. 출퇴근이 곤란할 정도로 멀리 이사할 수는 없는 것이다. 뜀박질하는 집값과 전셋값 탓에 노후대책까지 포기하며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통계도 있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