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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바이드노믹스', 연준(연방준비제도, Fed) 주목해야 한다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0-11-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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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FOMC 본부 사진=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미국의 중앙은행 시스템이자 국제결제은행과 더불어 세계 금융경제의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다. 연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미국 달러 지폐의 발행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폐만 연방준비제도가 발행하고 경화(동전)는 미국 정부에서 직접 발행하는 구조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미국 정부가 연준의 동의 없이 고액 경화를 제조해서 사실상 화폐 경제를 조종하는 것도 가능하나 그러한 일은 일어날 수 없는 구조다.연준의 영어명은 'Federal Reserve(the Fed)', 'Federal Reserve Bank(FRB)' 'Federal Reserve System(FRS)'이며, 공식적으로는 'the Fed'를 약어로 사용하라고 2008년 권고한 바 있다. 한국어로는 이를 번역하여 '연방준비제도(連邦準備制度)'라고 하며 연준(連準)으로 줄여 부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FRB'라는 약칭이 널리 쓰이며, 한국에서도 세계금융위기 이전에는 FRB라는 표기가 더 많이 쓰이다가 해당 권고 이후에는 'Fed' 또는 '연준'이라고 쓰고 있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사실은 다른 중앙은행과는 달리 연준은 표면상 정부 기관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사기업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사실상 공사(公社)처럼 되어, 연준 의장과 이사는 미국 대통령이 지명하고 연방 상원이 인준하며, 연준이 아무리 많은 수익을 내어도 주주를 위한 소정의 배당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모두 미국 재무부로 귀속되는 등 사실상 정부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 보통의 은행이라면, 그 어떤 사은행도 대통령이 은행장을 임명하거나 초과수익을 정부가 가져가지 않다.

무엇보다 연준은 연방 의회에서 Federal Reserve Act(1913)를 통과시켜 탄생한 정부 기관이다. 단순히 행정부로부터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해서 독립기관으로 출범시켰을 뿐이다. 이외에도 1978년에 통과된 The Federal Banking Agency Audit Act으로 인해서 연방 의회는 회계감사기관(GAO)를 통해서 연준을 감찰할 수 있다. 연준이 미국의 경제를 책임지는 중앙은행이기 때문에 사기업이건 공기업이건 간에 강력한 규제로 묶어놓고 정부의 절대적인 통제 하에 두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설립의 목적은 첫째, 미국 내 통화정책의 관장, 둘째 은행·금융 기관 감독과 규제다. 한국에서는 금융감독원이 하는 일을 미국에서는 연준이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정부에서도 증권감독위원회(SEC)라는 기구를 만들어서 연준과 협업관계로 금융감독을 하고 있다. 셋째 금융 체계의 안정성 유지로 미국 정부와 대중 및 금융 기관 등에 대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달러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미국 재무부채권(미국 국채)을 담보로 잡고 그에 1:1로 대응하는 양의 돈을 발행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1913년 12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법에 의해 세워졌다. 그전까지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그린백처럼 미국 의회의 승인을 얻어 연방정부가 직접 화폐를 발행했다. 연방준비제도 이전에도 미국 내에서 중앙은행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그때의 중앙은행들은 겨우 20~30년 정도 운영하고 끝났다.
미국은 애초에 여러 주정부로 이루어져있는 데다 역사적으로 연방정부의 권한이 계속 견제되어 온 탓에 건국 당시에는 이를 실행할 수 없었고 건국 후에는 '건국의 아버지들'이 금융권력의 집중을 이유로 들어 설립을 반대한 데다 근현대로 넘어오면서는 반사회주의가 대두되어 반대되다 20세기에나 들어서 세워졌다. 즉, 지금의 연방준비제도는 100년 정도의 역사밖에 없다. 다만 주화는 재무부 직할의 화폐 제조창에서 계속 만들었다.미 의회는 원래 중앙은행을 창립하려고 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정부의 권한이 굉장히 한정적이었고, 1900년대 초까지는 독점 규제고 뭐고 완전 방임이었다. 정부가 경제에 간섭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에는 이미 은행들은 미국 경제에 굉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 일부는 정부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중앙은행 설립에 반대했다. 이 둘 사이의 오랜 투쟁 끝에 은행들의 수익성을 보장해주면서도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어중간한 기관으로 탄생한 게 연방준비제도다. 우리의 관점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들만큼 복잡하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유지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의 정치상황에 연준제도가 가장 적합한 제도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가 창설된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1907년의 미국 경제공황이었다. 이때는 J. P. 모건이 없었으면 미국은 대공황을 1929년이 아닌 1907년에 겪어야 했다고 할 정도로 금융 시스템 전체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당시 J. P. 모건이 미국 은행과 증권사들을 모아놓고 강제적으로 채무조정 작업을 통해 위기를 모면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점점 J. P. 모건한테 경제권을 의존하게 되는 모습이 드러나면서, 미국 의회에서도 결국 중앙은행을 창설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창설되면 각 주의 경제권을 빼앗길 것이 거의 확실하니 각 주 정부들의 반발도 거세서 어정쩡한 모습으로 중앙은행 시스템을 만들게 된 것이다.연방준비제도에 지분을 가진 민간 은행들은 매년 6%의 배당을 가져가며, 그 돈은 미국 정부가 연방준비제도로부터 돈을 빌려서 화폐를 발행한 것에 대한 이자에서 발생한다. 바꿔 말하면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액수의 차이는 있겠지만 국가정책인 화폐의 발행이 자동적으로 민간은행에 수익을 안겨주는 구조다.

연방준비제도는 미국 전역을 12개 '연방준비구'로 나누어 각 지구마다 '연방준비은행'을 두고, 이들 12개 준비은행이 중앙은행의 역할을 수행함. 12개 연방준비은행은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 의하여 통괄 운영되는데 가장 핵심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미국 연방 재무부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는 점이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거친 7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7명의 이사 중에서 대통령이 4년 임기의 FRB 의장을 임명하며, 금리결정 등 통화정책 권한은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행사함. FED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금융정책에 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일단 연방준비은행 이사는 관료나 학자출신도 있지만, 외부의 압력에 의해 지명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2015년 1월에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앨런 랜든은 하와이 은행의 CEO를 지냈으며, 사모펀드의 CEO로 재직 중인 상황에서 지명되었고, 그 과정에서 금융계의 압력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융권 인사의 지명을 대놓고 지지한다고 밝혔다.또한 연방준비위원회의 학자나 관료 출신이 퇴임 후 행보를 보면 금융권에 투신하는 경우도 있다. 1987년 FED 의장에서 퇴임한 폴 볼커는 J 로스차일드, 울페션 앤 코(Rothschild, Wolfensohn & Co.)라는 회사의 의장으로 일하게 되는데, 이 회사는 투자자문 및 투자 회사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세계은행장을 역임한 제임스 울펀슨이 제이콥 로스차일드와 함께 세운 회사다.

제임스 울펜슨의 회고록 중 일부는 물론, 퇴임 후 어떤 일을 하는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수 있으나(우리나라의 경우 연관 기업에 취업 금지 조항이 있음) FED 의장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람이 퇴임하자마자 금융권에서 사기업을 위해 일하는 것은 의혹을 살 만한 일이다.1999년 앨런 그린스펀의 후임으로 의장 물망에 올랐던 퍼거슨의 경우도 경력의 대부분을 로펌과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에서 쌓았다. 공무원도, 학자도 아닌 민간기업을 위해 일하던 사람으로, 물론 공적 위치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할 수도 있지만 퇴임 후를 생각해 민간기업에 유리한 정책을 펼 수도 있고, 기밀정보를 누설할 위험역시 있는 것도 사실이다.연방준비제도가 민간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임명권과 권한의 측면에서만 바라보면 미국 정부의 기관처럼 볼 수도 있지만, 화폐발행에 따른 배당금을 민간은행이 연 6%씩 받아간다는 점(한국은행이 화폐를 발행한다고 해서 민간은행이 배당금을 받아가는 일은 없다)과 위의 두 사례에서 보듯이 구성원들이 누군가의 이해관계를 대놓고 대변하거나 혹은 퇴임 후 대변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갈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연방준비제도가 특정 민간기업, 금융기관의 사적 이익을 대변한다는 의심도 단순한 음모론으로 치부될 것만은 아니다.다만, 이는 미국과 한국의 관료에 대한 규제제도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도 큼. 우리나라 같은 나라들은 대체로 관료의 취업 그 자체를 규제하고 추후 직장에서의 활동은 개입을 안 하는 편이나 미국은 관료의 취업 자체는 별로 개입 하지 않으나 취업 후 일정 활동을 엄격히 규제한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사진=로이터


연방준비제도이사회(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 Federal Reserve Board)는 통칭 FRB라 불리는 연방 준비 제도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임. 14년 단임 이사 7인으로 구성되며, 대통령이 상원의 승인을 얻어 임명함. 7명의 이사는 2년마다 1명씩 교체되는 방식으로 대통령은 4년 임기 중에 2명의 이사는 무조건 임명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의장과 부의장은 이사회 멤버 중 대통령이 상원의 승인을 얻어 4년 임기로 임명하게 되어 있다 여타 국가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은행들을 관할하는 기관이지만 민간 기관이다. 초창기에는 미국 재무성의 통제를 받았으나, 재무성과의 협약을 통해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FRB가 민간 은행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FRB의 주요한 업무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통화정책 수립이 연준의 가장 중요한 업무다. 둘째 지급준비율을 설정하며 연방준비은행들과 함께 금리 정책을 담당한다. 이 두 가지 기능들과 공개 시장 조작이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 수단이다. 이사회는 정책에 관련된 모든 질문에 대한 FOMC의 조치를 기록해야 하며 각 조치에 대한 표결과 그 이유를 매년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또한 이사회는 경제 상태와 통화 정책의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의회에 매년 두 번 제출하고 의장은 이를 증언하도록 소환된다. 일반적으로 통화정책 중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불태화 정책은 각국 재무부가 맡지만 미국은 환율 불태화 정책은 재무부가 아니라 연준이 직접 맡는다. 미국 재무부는 타국과 간접적인 환율 협상에 나서고, 실제 환율정책 집행은 연준이 하게 됨. 연방준비제도 회원 은행들, 은행 지주 회사들, 미국 내 국제 금융 기관들, 엣지 법 법인들, 회원 은행들의 대외 활동 그리고 외국 은행의 미국 내 활동 관리, 감독하고 증거금 책정 업무를 하며 미국의 방대한 결제 체계의 원활한 작동과 지속적인 발전 보장하고 소비자 신용 관련 연방 법 시행령 개발, 집행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통칭 FOMC. 연방준비제도 내 통화 정책 입안 기구들 중 제일 중요하다. 경제 성장, 완전 고용, 물가 안정 그리고 국제 무역 및 결제의 지속 가능한 패턴을 증진하는 정책을 수립한다. 공개 시장 조작 시행 관련 주요 의사 결정을 수행한다. 이는 예금 취급 금융 기관들의 지급준비율에 영향을 주고 따라서 미국 경제 내 화폐 및 예금의 가격과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뉴스에서 아주 자주 나오는 곳이다. 여기서 통화 정책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환율과 이자율이 춤을 출 수도 있는 회의 기구로서 연방준비제도 이사 7명과 연방준비은행 총재 5명이 참석함. 총재 다섯 명 중 주식시장이 위치한 뉴욕은행 총재는 당연직이며, 나머지는 순번제로 1년 임기 수행을 한다. 순번제에 대해 부연하자면 매년 연방준비은행 이사회가 다음 그룹당 한 명씩 선출하는 것이다. 그룹 1, 보스턴, 필라델피아, 리치몬드, 그룹 2 클리블랜드, 시카고, 그룹 3 애틀랜타, 세인트 루이스, 댈러스, 그룹 4 미니애폴리스, 캔자스시티, 샌프란시스코. 매년 첫 모임에서 전통적으로 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을 위원회장으로, 뉴욕은행총재를 부위원회장으로 선출한다. 매년 최소 네 번은 모이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고 모임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모임 3주 후 정규 회의의 의사록이 대중에 공개된다.1년에 8번, 6주에 한 번씩 1박 2일 난상토론 회의를 하는 것이 정례화 되어 있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위원회(금정위)와 유럽중앙은행의 유럽통화정책위원회가 이 6주체제(1박 2일 회의는 ECB만 도입)를 도입했고, 한국은행도 금융통화위원회를 2017년부터 6주에 한번, 1년 8회 하도록 바뀌었다.긴급 사태가 발생할 시 예정된 FOMC 회의가 아닌 긴급 FOMC를 소집하여 금리를 결정할 수 있다. 이 긴급 FOMC가 발동한 것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한 차례 소집하여 기준금리를 0.75%p 인하한 게 전부였다. 그러나 12년 후인 2020년 3월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예정에 없던 긴급 FOMC 회의를 열고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50%p(50bp) 인하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최소한 2008년 리만브라더스 파산과 동급의 리스크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어 2020년 3월 16일에는 기준금리를 제로금리로 떨어뜨렸다. 2020년 3월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와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음을 발표했다. 이 중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는 원래 ‘파이브 아이즈’ 국가로 미국과 기존에 무제한 통화스왑 계약이 맺어진 나라이므로, 미국-호주, 미국-뉴질랜드 통화스왑 발표는 기한 연장이나 지급보증 선언에 가깝다. 호주, 브라질, 대한민국,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과는 600억 달러, 덴마크, 노르웨이, 뉴질랜드 3개국과는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을 신규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연방자문회의(Federal Advisory Council)는 통칭 FAC로 불린다. 12개의 연방준비은행이 선출한 대표로 구성된 자문기구로 연방제도이사회가 관할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이사회와 협의하여 조언하는 기구로 만들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지역 연방준비은행과 그 회원들인 민간은행들의 의사를 이사회에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s)은 미국 전체를 12개의 연방구로 나누고 그 12곳의 가장 중요한 도시에 설치된 지역연방은행이다.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리치몬드, 애틀란타,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미니애폴리스, 캔자스시티, 댈러스, 샌프란시스코 등 총 12곳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 연방준비은행은 해당 지역 내 은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사실 지역 연준은행은 연방준비제도 초창기에 설정이 되었기에 동부지역은 상당히 촘촘히 위치해 있으나 제도 설정 후 경제적으로 거대해진 미 서부지역은 단 한 군데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럼에도 지구를 분할하지 않는 점은 여러모로 특이한 점이라 할 것이다. 미국 1달러 지폐를 보면 대통령 초상화 왼쪽에 A~L 중 하나가 무작위로 기록된 걸 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그 지폐를 발행한 연방준비은행이다. 이것 말고도 달러의 일련 번호 첫 문자가 이 연방준비은행을 나타내는 문자다. 12개 지구 은행은 이사 9명과 민간 회원 은행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일정 규모 이상의 해당 지역 민간 회원 은행이 규모에 따라 출자한다. 그리고 출자액과 관계없이 이사 선임 시 은행당 1표를 행사한다. 그러나 지구 은행 총재는 FRB가 임명한다. 결국 민간 회원 은행은 돈만 내고, 실권이 없는 지구 은행 총재조차 임명할 수 없는 체제다.12곳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중 가장 중요한 포스트는 단연코 뉴욕연방준비은행으로 뉴욕주식시장과 전 세계적인 규모의 투자은행과 일반은행들이 뉴욕연준의 산하에 있기에 그러하다. 따라서 뉴욕연준 총재만 FOMC의 당연직 부의장으로 연방준비제도시스템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2010년대 후반 들어서 서부 지역에 연방은행을 추가해서 15개 정도로 분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역 연방은행 행장을 FOMC 회의에 1명 더 투입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미국 상원과 함께 연준에서 논의 중이다. 이유는 역시 캘리포니아 지역의 엄청난 경제력과, 실리콘밸리 같은 신성장동력이 서부에 집중된 탓이다.

벤 버냉키 말년부터 이 얘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더니 재닛 옐런 체제에서는 FOMC 회의록 말미에 꼭 한 번씩 언급되는 주제가 됐다. 페이스북, 아마존닷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기업이 모두 미국 서부에 있으니 이 같은 논의가 나오는 것이다. 13번째 연방은행이 신설되면 아마존닷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이 유력하다고 알려져 있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평균 81개월을 집권하는 경제대통령이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 대통령이 임명하고 의회가 인준하는 식으로 선임되며, 임기는 4년이다. 2018년 2월 1일부터 제롬 파월이 비경제학자 출신 연준 의장으로 재임 중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워낙 엄청나다 보니, 이곳에서 나오는 발언이나 결정 하나가 나올 때마다 세계 경제가 출렁거리며 사실상 미국에서 미국 대통령 다음으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볼 수 있다. 미국의 실질적 2인자다. 그래서 의장의 별명은 미국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린다.

포브스 같은 곳에서 연준 의장의 영향력/권력을 초강대국, 강대국들의 최고 권력자, 교황과 비슷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경제학에서는 '그린스펀 효과'라는 용어가 있는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의 엄청난 영향력을 뜻하는 용어다. 그린스펀이 말하는 단어 하나에 세계 증권시장이 폭락과 폭등을 겪은 게 한두 번이 아닐 정도다. 그전 의장은 폴 볼커인데 성향이 그린스펀과 정 반대였다. 이러한 영향력 때문인지, 음모론에서는 대표적인 PTB(Power That Be: 주로 음모론에서 거론되는 음모를 꾸미는 거대한 세력)로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미국 연준이 FOMC 회의할 시즌이 되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는 대문을 가려놓고 FOMC 카운트다운을 할 정도이고 그게 아니라도 미국 연준의 FOMC 시점에는 전 세계 모든 언론이 FOMC를 주목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결론적으로 연방준비제도는 주주(=오너)가 있고 배당도 지급하지만, 최고책임자는 정부가 임명하고 국가의 화폐를 발행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사기업이라고 하기에는 정부의 입김을 너무 심하게 받고, 애당초 기업의 지상과제인 “이윤의 극대화”를 쫓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기관이라고 하기에는 주주가 있고 배당을 지급하며 연방준비제도의 직원들은 공무원도 아니다. 이러한 모양새 때문에 음모론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의 주요 주주인 J. P. 모건체이스, 씨티뱅크,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의 은행들은 공개시장에 상장된 주식회사들이다. 해당 은행들의 지분 현황을 보면 로스차일드 혹은 유대계와 어떤 연관도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은행에 대한 특정 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 은행 지분 10% 이상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음모론은 사실상 음모론에 그친다. 음모론적 시선을 배제하고 보면, 설립 당시 통화의 가치를 보장해줄 수 있는 사람/단체들이 메이저 은행들 밖에 없어서 그들에게 출자(사실상 신규발행권의 가치 보장)을 맡기는 대가로 이자를 주는 시스템을 고안한 것인데, 한 집단이 독점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암호화폐의 조폐 모델 중 하나인 POS(proof of stake; 가치증명)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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