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은 기업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기업에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삼성처럼 큰 회사에서 스카우트한 임원이 중소기업에서 개혁을 추진할 때도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사장은 스카우트한 임원을 내보낼 것인지? 반발하는 구성원들을 내보낼 것인지 고민한다. 물론 처음에는 반발하는 몇몇 구성원들을 내보내면서 개혁을 추진하겠지만 많은 구성원이 집단으로 반발하면 사장은 새로 영입한 임원을 내보낼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라서 사람 뽑기가 쉽지 않다. 사람이 나간다는 것은 중소기업 사장의 입장에선 매우 큰 문제다. 실제로 이런 주제로 코칭을 한 적이 있다.
정복당한 나라나 민족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이 단점만 질책하면 어느 순간 집단적인 저항으로 폭발한다. 독립운동은 이렇게 시작된다. 일본이나 중국의 침략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이다. 리더는 이런 점을 참작해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개혁이 필요하다고 해서 핵심가치나 경영이념 같은 기존의 기업문화를 완전히 무시하면서 개혁을 추진하면 실패한다. 물론 핵심가치나 경영이념을 새로운 환경에 맞게 재해석할 필요는 있다.
변화를 추진할 때는 갑작스러운 칭찬도 저항을 불러온다는 연구 결과를 참조해야 한다. 변화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지금까지 했던 자신의 태도나 행동이 잘못됐음을 인정하라는 말이다. 현재의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런 변화 요구에 겉으로 따라 하는 사람 중에도 진심으로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변화하지 않아도 좋다. 단 뒷다리만 잡지 말라!” 얼마 전 작고하신 이건희 회장의 이 말은 변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말해준다.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라고 한 CNN의 창시자 테드 터너의 말도 최소한 변화를 방해하지는 말라는 말이다.
데이비드 S. 포트럭이 제시한 변화단계도 참조하면 좋다. ①변화에 대한 요구를 높이고 긴박감을 조성하라. ②리더십 팀을 구성하라. ③명확하고 매력적인 미래비전을 개발해서 전달하라. ④알려진 장애물과 알려지지 않은 장애물을 개발하고 전달하라. ⑤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라. ⑥프로젝트 분할과 초기 성공을 통해 추진력을 유지하라. ⑦측정 기준을 정의하고 분석방법을 개발하라. ⑧대규모 팀을 평가하고 모집해 권한을 부여하라. ⑨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파일럿테스트를 하라고 했다.
변화 관리를 추진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존의 기업문화를 존중하면서 버려야 할 것과 유지해야 할 것, 그리고 새롭게 추진해야 할 것을 함께 찾아서 실천하면서 개혁을 추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다. 리더는 변화를 추진할 때, 예상되는 장애물에 대한 제거 방법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결국, 변화 관리의 성공과 실패의 책임은 리더 자신에게 있다는 점이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