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글로벌-Biz 24] 아프리카 국가, 중국 빚더미에 허덕…디폴트 땐 속국 전락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 동조해 돈 빌려
코로나19 여파로 막대한 부채 갚지 못해

박경희 기자

기사입력 : 2020-10-28 14:00

중국의 지원으로 정비했지만 부채상환을 할 수 없어 중국의 99년 조차지가 된 스리랑카 함바토타항구. 사진=뉴스위크재팬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지원으로 정비했지만 부채상환을 할 수 없어 중국의 99년 조차지가 된 스리랑카 함바토타항구. 사진=뉴스위크재팬 캡처
중국이 추진해온 신 실크로드전략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일환으로 막대한 중국돈을 끌어쓴 아프리카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막대한 부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 중국에 빚을 진 채 상환하지 못하는 이들 아프리카국가들이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뉴스위크 재팬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야심적인 경제권구상 ‘일대일로’를 내건 것은 지나 2013년이다. 육상과 해상 수송로의 정비를 통해 유라시아대륙으로부터 아프리카까지 확대된 거대한 교역권의 구축을 목표로 한 이 구상을 2차세계대전 후에 미국이 실시한 유럽부흥계획에 비유해 중국판 ‘마샬플랜’으로 간주하는 경향도 있다.
이 교역권에는 71개국, 세계인구의 절반이 포함된다. 중국입장에서 말한다면 이 구상은 국유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이기도 하고 개발도상국과 윈윈 관계로 경제발전을 위한 시도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비판가들은 중국이 이 구상을 통해 자국의 패권을 확대하고 자국을 맹주로 하는 새로운 세계질서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일대일로 사업 등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에 융자해준 채무는 모두 1520억 달러를 넘는다. 이같은 대규모 퍼주기는 ‘채무함정’ 외교가 아닐까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환불능에 빠진 국가는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중국이 말하는 대로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세계제패를 노리나(?)


이미 실례가 있다. 스리랑카다. 중국으로부터 거액의 융자를 받아 인도양의 주요항로에 위치한 함반토타항을 정비한 것은 좋았지만 이자상환을 못하자 함반토타항을 99년간 중국에 조차지로 하기로 한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정부는 중국이 이 요충지에 해군을 배치할 것으로 판단해 우려를 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정권은 중국에 돈을 빌린다면 전략적인 자산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고 아프리카국가들에 빈번히 경고해왔다. 홍해의 입구에 위치한 소국 지부티의 항만(아랍권과 아프리카를 잇는 요충이다)에 이르러서는 중국은 해외 첫 군사거점을 세우고 있다.

지금 현재 코로나19 위기로 세계경제가 급속하게 침체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도상국이 연이어 디폴트에 빠지고 중국의 손아귀에 떨어질 악몽의 시나리오가 현실감을 띠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도 중국은 정말 빈곤국을 채무의 덫에 빠지도록 하고 있을까. 당사자인 빈곤국만이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중국의 책략을 경계해야 할 것인가.

"채무함정 외교는 돈의 힘을 빌려 다른 나라에 압력이나 위협을 가하는 수법의 하나에 불과하다. 중국은 이것 이외에도 다양한 수법을 사용해 영향력을 키우고 국제사회에 있어서 자국의 지위를 높이고 군사적인 거점망을 넓혀 패권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 국제평가전략센터의 릭 피셔 선임 펠로우는 말했다. 그는 "중국이 목표로 하는 것은 중화제국 스타일의 세계제패다. 경제에서도 안보에서도 중국에 의존하는 속국을 늘리려고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 국가들의 주요한 무역상대국이 되고 있다. 또한 안전보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려고 지난 2018년에는 베이징(北京)에서 제1회 중국아프리카 방위안전보장 포럼을 개최했다.

피셔 선임 펠로우는 “이 포럼은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주최했으며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참가했다”면서 “중국은 이것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군사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경제·정치적인 유도와 병행해 군사적인 접근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채무의 덫은 다양한 도구중 하나에 불과하며 중국은 정치, 경제, 군사에 미치는 훨씬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예로서 이미 잠비아가 중국의 채권자에게 상환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대중 채무는 잠비아 대외채무 120억 달러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케냐도 45억 달러의 대외채무에 대해 재교섭을 기대하고 있다. 케냐의 의회예산할당위원회의 키마니 이춘와 위원장은 자국 매체에 “채무문제의 해결은 실로 간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측에 우리들의 과실을 인정하면 된다. 거액의 빚을 진 것은 사실이지만 당신들도 매우 엄격한 상환조건을 붙였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피폐해있으며 상환이 곤란하게 되고 있지만 채무를 탕감해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재교셥을 해서 상환조건을 바꾸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 부채탕감에 난색


10월 중순에 화상회의방식으로 치러진 20개국가·지역(G20) 정상회담(금융서미트)은 코로나19 위기로 재정이 악화된 77개 국가 및 지역의 채무상환을 유예하기로 합의했으며 중국도 마지못해 이 안을 수용했다. 다만 케냐는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곤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상환유예를 요구하지 않을 방침을 나타냈다.

중국은 앞으로 부채탕감에는 주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모든 국유기관을 G20의 화상회의에 참가시킨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충분한 구제조치가 이루어지는 것을 바라기 어렵게 됐으며 세계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카르멘 라인하트는 관계 각국에 최선을 바라면서 최악에 대비하도록 촉구했다.

존스홉킨스대의 중국·아프리카 연구이니셔티브가 지난 2015년에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17개국이 위험한 수준의 대중채무를 안고 있으며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위기로 개발도상국이 안고 있는 대중채무는 더욱 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가 안고 있는 무이자채무를 탕감하려고 하지만 존스 홉킨스대의 연구팀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중채무가 차지하는 무이자 채무의 비율은 5%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문제를 복잡하게 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국유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기업도 아프리카국가에 돈을 빌려준 점이다. 존스 홉킨스대팀에 따르면 30여개 은행과 기업이 아프리카의 인프라사업 등에 융자하고 있으며 그 일부는 시장금리에 근거한 이자지불을 요구하고 있다. 이문제들에 관해서도 대출조건의 재교섭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G20은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합의가 결정된 상환유예에 협력하도록 호소하는 데 그치고 있으며 세계은행도 중국정부에 대해 국내 채권자에게 압력을 가하도록 요구했을 뿐이다.

하지만 중국이 악랄한 고리대금과 같이 빚더미에 놓인 빈곤국의 자산을 빼앗으려고 한다는 견해에는 회의적인 전문가도 있다.

중국 외교정책의 전문가 런던대 퀸 메리교의 리 존스 교수(국제정치)는 “정말 난센스다. 단순한 신화다“라고 말했다. 존스 교수는 "부채로 고통스러워하는 개발도상국으로부터 건설인프라를 빼앗을 예정이며 중국이 채무함정을 설치하고 있다는 등의 생각은 바보같은 것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허구"라고 강조했다.

존스 교수는 "그런 일은 인도의 싱크탱크가 퍼트리고 다니면서 미국이 정치적인 이유로부터 다룬 이론에 불과하며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중국이 건설해도 사용할 수 없으며 보수비도 벌 수 없을 것 같은 인프라부터 돈을 융자해줄까. 물론이다. 그러나 그것은 개발도상국을 함정에 빠트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 국유기업에 일자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하고 있다. 그들은 엄청난 과잉재고를 안고서 처분하고 싶어서 견디지 못한다. 때문에 개발도상국의 호의를 무시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말했듯이 중국의 운명이 여전히 ‘일대일로’에 걸려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정점에서도 중국과 아프리카 나라들과의 무역은 증가하고 있으며 채무문제가 어떻게 될지는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세계인구의 절반이 직접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
아우디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 RS e-트론 GT
아우디 e-tron GT vs. 아이오닉 5 N 비교할 수 있을까?
이번엔 더 무서운 차 끌고 나왔다! 벤츠 E 300 4MATIC AMG Line
국내 1, 2위 다투는 수입차, 벤츠 E와 BMW 5 전격 비교
숨은 진주 같은 차, 링컨 노틸러스 ... "여긴 자동차 극장인가?"
가장 현실적인 드림카, 벤츠 디 올-뉴 CLE 450 4MATIC
파격 변신한 8세대 BMW 5시리즈...520i M sport package, "엔트리 같지 않다"
모든 걸 다 가진 차 왜건..."볼보 V90 CC, 너 하나로 만족한다"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