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 방위사업청(방사청)과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가 K9자주포 엔진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자 방산·엔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왕정홍 방사청장의 K9 자주포 엔진 국산화에 대한 언급이 있은 후 방사청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산자부가 이번 과제에 대한 내용을 확정지으면 공고가 나간다”며 “관련 업체들은 공고를 확인한 후 이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의사를 표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엔진개발이 가능업체는 두산인프라코어와 STX엔진이 있다. 두 회사 모두 K2전차(흑표전차) 엔진 개발 경험을 갖춘 회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3년부터 K2전차에 장착할 엔진을 개발했다.
K2전차 탑재되는 1500마력 파워팩(엔진과 변속기 결합체)은 초도 인도분은 독일제이고 이 후 인도되는 것은 두산인프라코어의 1500마력 디젤엔진과 S&T중공업의 변속기를 조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S&T중공업의 합작품 파워팩은 2014년 파워팩의 내구성 부문 9600km 주행평가를 통과했다.
같은해 9월 말, 방사청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디젤엔진에대한 작전요구성능 기준평가를 이행했다. 이 디젤엔진은 8초 이내에 시속 32km 속도에 도달해야하는 기준을 준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고는 140여개 항목에서 독일산 파워팩과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줬다.반면, 가격은 독일산 파워팩 16억 원 보다 약 30% 저렴한 11억 원을 제시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마침내 2015년 11월 두산인프라코어는 K2전차에 들어갈 엔진 개발을 성공했으며, 이후 현대로템이 최종 조립하는 K2전차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디젤엔진이 탑재됐다.
변속기 제조를 맡은 S&T는 방사청의 내구도 시험단계를 통과하지 못해 K2전차 양산 프로젝트에서 제외됐다.
여러 업종의 사업을 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달리 STX엔진은 순수 방산업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STX엔진은 독일 엔진업체 MTU와 기술협력을 통해 디젤엔진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굴지의 디젤엔진 전문 생산업체다.
STX엔진은 지난해 4월 함정·잠수함에 탑재한 MTU엔진 창정비 지원을 5년 더 연장하는 계약을 해군과 체결키도 했다.
창정비 계약은 정비에 대한 기술지원을 담당하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다.
올해 말 산자부의 K9자주포 엔진 국산화 사업계획이 마무리되면 둘 중 한 업체은 웃고 다른 업체는 분루를 삼켠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