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노동자들의 요구가 때로는 과도할 때도 있다.”
“근로자들의 숙련도나 능률은 굉장히 떨어지는데 임금이나 수당은 전문인력 수준으로 받기를 원한다.”
베트남에서 기업이나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사업가들이 자주 하소연 하는 어려움이다. 물론 저렴한 노동력을 무조건 싼 값에 쓰겠다는 인식도 잘못된 것이지만 자국 기업 오너들에게는 불만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면서 유독 외국계 투자자들에게는 각종 근로기준법을 앞세우는 행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애플의 협력사 럭스쉐어ICT(Luxshare-ICT)도 이 문제를 피해가지 못했다. 베트남 공장 근로자 약 2만7000여명 중 5000명이 임금과 수당 등의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11~12일 이틀간 대규모 파업을 벌였다.
북부 박장성(Bac Giang)에 있는 럭스쉐어 공장은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한다.
파업이 일어나자 응웬 반 융(Nguyen Van Dung) 박장성 비엣옌현(Viet Yen) 인민위원장은 13일 럭스쉐어 노사위원들을 만나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분쟁의 원만한 해결을 요구했다.
노조측은 올해 임금 미인상, 초과근무에 따른 불합리한 주야간 수당체계, 연차수당 미지급, 생계보조비 미지급 등을 파업 사유로 들었다. 노조가 대규모 파업에 나서자 인민위원회의 중재로 사측은 곧바로 노조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용하기로 함에 따라 12일 오후 3시경 파업근로자들 중 3000여명은 업무에 복귀했다.
그러나 사측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노동자들간 다툼으로 노동자 1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
사실 럭스쉐어 공장의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일부조건이 아이폰 생산 기준에 부합되지 않아 공장의 아이폰 생산계획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어떤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럭스세어는 애플이 무선이어폰 에어팟(AirPods) 생산량을 늘릴 것을 요구하자 5개월만에 공장의 규모를 30ha(9만평)로 확장했다. 지금까지 럭스쉐어가 박장성에 투자한 금액은 2억7000만달러로 추정되는데, 향후 5만~6만명이 추가로 고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각에서는 베트남 노동자들의 과도한 요구가 발단이 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베트남에서 오랜 기간 공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외국 투자자들은 높은 임금 요구에 비해 낮은 숙련도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외국 투자자다 보니 모든 근로조건에서 현지기업에 비해 너무 엄격한 잣대를 적용 받는점도 불합리한 부문이라는 주장이다.
럭스쉐어에 따르면 당시 생산직 근로자는 기본급 480만 동(206달러)을 보장받으며 주거비, 통근수당, 식비, 초과근무수당을 포함해 월 평균임금은 900만~1400만 동(387~603달러) 수준으로 전해졌다.
현재 럭스쉐어에서 근무하는 일부 근로자들도 모든 초과근무를 포함하면 월 1000만 동 이상을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의 하노이등 대도시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이 500만 동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노이에서 기업을 컨설팅 하는 나시비나 주영아 대표는 “생산능력이 레벨1인 노동자와 레벨5인 노동자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현지에서는 무조건 같은 임금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동일한 업무만 하면 동일한 임금을 받는 것이 당연한 논리처럼 되어 있다. 그리고 임금인상에 대해 고용주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이 정도 기간 일을 했으면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 노동부가 지난 2018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생산성 조사를 한 결과 베트남은 캄보디아, 라오스 등 주변 개도국보다 효율이 더욱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