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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에 앞서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 2020-09-16 10:40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우리가 먹어야 할 음식이 상하지도 않아 먹어도 되는 것을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버리는 비용이 엄청나다. 2015년 환경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버려지는 음식 폐기물의 식량가치는 20조 원 수준이며 연간 500만 톤에 해당한다고 한다. 작년에 일본 내에서만 폐기되는 음식물은 연간 약 640만 톤으로 세계 각국의 음식물 폐기량이 엄청 많아 식량 자원의 보호 차원에서 국제식품규격위원회 및 선진국에서는 유통기한이 소비자가 식품의 폐기시점으로 오해할 수가 있어 섭취가 가능한 기한인 소비기한 표시제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

유통기한의 설정은 식품에 따라 미생물의 번식과 맛의 변화에 역점을 두어 결정한다. 예를 들어 고기, 생선, 유제품 등은 미생물의 번식이 치명적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유통기한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안전하다. 물론 살균공정과 무균포장 등의 방법으로 개봉하지 않은 경우 상당기간 연장될 수 있다.
그러나 커피, 라면, 과자 등의 경우는 수분 함량이 적어 미생물에 의한 증식은 염려할 필요가 없고 지방산패에 따른 맛의 변화에 역점을 두어 산정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나더라도 큰 문제가 발생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실험을 통하여 유통기한이 100일이라고 산정을 하면 기업의 위생관리 정도에 따라 안전계수를 반영하는데 보통 60~80일 이내로 설정한다. 따라서 유통기한이 지나도 상당기간 먹어도 괜찮다. 이런 측면에서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제도를 표시하면 유통기한이 지나 리콜처리에 따른 폐기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식품기업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가며 국가적으로도 많은 식량을 절약할 수 있고 식품폐기에 따른 비용을 절약함은 물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소비기한을 도입함에 있어 꼭 지켜 주어야 하는 것은 냉장 식품의 경우도 유통과정이나 소비자에게 배달되는 과정에서 온도 유지를 철저히 지켜 주어야 한다. 미생물의 증식이 염려되는 식품의 경우 온도 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품출하 후 소비기한이 짧아질수록 가격을 낮추어 파는 제도의 도입도 고려해 볼만하다. 미국의 크래거 회사에서는 채소류의 신선도에 따라 아침, 점심, 저녁 때의 가격이 수시로 변한다. 조그만 디스플레이에 가격이 제시되는 장치를 달아 수시로 가격이 변동하여 소비자층의 요구에 따라 구입 시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한 것이다. 하루에만 가격 변동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날자 별로도 다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실온에 보관하는 제품의 소비기한이 1년 내내 똑같이 운영되기 보다는 계절마다 달라야 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의 온도변화를 고려하여 유통기한을 산출해보면 가을에 출시하는 제품과 봄철에 출하하는 제품의 유통기한이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가을의 경우 겨울로 들어서며 낮은 온도가 지속되나 봄철의 경우 점차 주변 온도가 높아지는 시기라, 제품에 따라서는 한 달에서 두 달 가까이 차이가 나타난다. 식품산업체에서는 이런 점들까지도 고려하여 일년 내내 같은 소비기한을 적용하기 보다는 각기 다른 소비기한을 적용하여 소비자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을 유도할 수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식량자원 확보는 점차 더 어려운 여건에 놓일 것이다. 수백만 톤의 농산물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어떻게 식량자원을 절약하여 유용하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가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소비기한의 도입과 정착이 원만히 이루어지길 빌며 상호 이해와 협조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사진없는 기자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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