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대화에서 가장 강력한 의사소통의 기술은 '화'다. 제대로 사용하면 효과적인 의사 전달에 도움이 된다. 이것을 리더의 언어로 옮기면 '호통'이다. 호통치는 리더가 이끌어낸 조직의 성공사례는 경기장이나 전쟁터에서 흔히 알려진 바 있다. 유능한 리더로서 감독과 지휘관은 사소한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구성원의 몰입을 끌어내기 위해 '호통'을 친다. 마찬가지로 직장 역시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며, 소위 '이익 집단의 경주마'가 제각기 전속력으로 달리는 곳이다. '호통의 커뮤니케이션'이 통하지 않을 리 없다.
화를 외부로 표출하는 것은 '감정 해소'와 '문제해결'에 그 목적이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화를 내는 경우가 많지만, 리더의 '호통'은 상황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리더가 '문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원인을 파악하여 조직과 구성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호통'으로는 조직을 변화시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구성원이 공감하지 못하는 호통은 상사의 짜증에 불과하다. 가령 유능한 직원의 흠을 잡아 호통치는 상사의 1차 감정은 '시기심'이나 '두려움'이다. 구성원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수치심'이 발동했을 때이다. 이때 통제력을 되찾은 듯한 착각을 느끼며 심지어는 이러한 감각에 중독되어 습관적으로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공감하여 수용되지 못한 화는 곧바로 튕겨져 나온다.
영문도 모르고 화를 입은 구성원은 중요한 업무를 깜빡하거나 치명적인 실수가 이전보다 더 잦아지기도 하는데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수동공격성'으로 설명한다.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상에게 직접적으로 분풀이하는 대신 상대방이 곤란을 겪을 만한 복수로 맞받아치는 것이다. 또는 공격성이 직접적으로 표출되거나 다른 구성원에게 전이되어 장기적으로는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불합리한 호통은 부메랑이 되어 반드시 시발점으로 돌아간다.
유능한 리더는 화내지 않는다. 제대로 호통친다.
윤혜진 플랜비디자인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