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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당신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까?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

기사입력 : 2020-09-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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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
약 3년 전 '피터드러커의 최고의 질문'이라는 책이 국내 출간되었습니다. 최고의 경영학자,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드러커'의 경영철학을 5가지 질문으로 압축해 정리해 낸 책입니다. 다섯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션]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고객] 반드시 만족시켜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고객가치] 그들은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가?' '[결과] 어떤 결과가 필요하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계획]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들은 새삼 새롭거나 혁신적이지 않습니다. 기업이라면 가져야 할 기본적인 경영철학과 전략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미국에서 유명 CEO들이 언급하고 극찬하며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국내에서도 출간 즉시 많은 기업과 언론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저야 이 질문들이 익숙하고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라 이 호응이 반가웠지만, 아쉽게도 비즈니스계의 관심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최근 몇몇 기업들과 고민을 나누던 중 이 책을 다시금 떠올리게 됐습니다. 최근 만난 조직들은 50~100명 정도의 규모로 스타트업으로 막 성장해가고 있거나 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가기 위한 모멘텀에 있는 조직들이었습니다. 조직의 문제는 다양한 듯 하지만 공통점도 많습니다. 특히 규모나 업종에 따라서 생기는 문제와 현상들이 있지요. 이 조직들도 안고 있는 문제와 현상들이 서로 닮아 있었습니다.

괜찮은 아이템이나 우연과 노력이 빛을 발해 하나의 사업이 성공하고 규모가 커지기 시작합니다.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모이고 일의 단계나 관련된 사람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문제가 터져 나옵니다. 갈등이 일어나고 소통과 공유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실무에 뛰어난 플레이어 집단으로 성과를 잘 내오던 것이 어느 순간 주춤해집니다. 창업주나 소수의 리더가 대부분의 의사결정과 지시에 따랐으나 규모가 커질 수록 쉽지 않아 집니다. 조직과 개인의 R&R(책임과 역할)에 혼동이 오고 협업이 필요한 순간들이 늘어납니다. 중간리더가 필요하지만 외부 영입도 여의치 않고, 충분한 육성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 성장통을 잘 이겨낸다면 한 단계 도약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자리를 걷다 결국 뒤로 밀릴 것입니다. 대부분 여전히 사업은 바쁘게 굴러가고 눈 앞에 보이는 일들을 처리하는데 급급할 것입니다. 눈 앞에 있는 일들만 처리하다보면 결국 그 사업은 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으로 끝이 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업이 잘 되지 않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사업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맛본 조직이 기업으로서 면모를 갖추지 못했다면 그것은 단순히 경제와 시장의 논리로만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쯤에서 쉽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조직이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체계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회사의 사업장 시설 및 설비부터 업무 소프트웨어와 ERP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조직 구조, 각종 제도, 업무 절차, 전결 규정 등이 있겠지요. 이것들을 하나하나 만들어가기 어려운지라 성공 기업의 시스템을 베스트 프랙티스로 삼아 학습하고 도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타 기업에서 성공했다는 좋은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 그럴까요? 결국 그 시스템을 쌓아 올리기 위해서는 경영철학에 대한 정의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피터드러커의 최고의 질문-5개의 질문’에 어떤 답을 하는지에 따라 도입해야 하는 시스템도 채용해야 하는 인재상도 달라져야 하는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아니 어쩌면 당연한 경향일 수 있겠습니다만 기업의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조직문화와 리더십에 골머리를 앓는 기업일수록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 질문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가집니다.

우연의 성공을 지속하게 하는 힘은 결국 단단한 기본에 있습니다. 코로나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예정되었던 변화가 빨리 다가오기도 합니다. 비즈니스를 이끄는 리더들은 이 변화의 바람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 더욱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습니다. 바람의 추이를 지켜보고 바람의 소리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찬 바람을 이겨 내는 것은 뿌리 깊은 나무와 굳건히 박힌 바위들 입니다. 변화에 대한 적응도 중요하지만 이런 때 일수록 기본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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