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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 LCD' 동상이몽, 삼성·LG디스플레이 누가 웃을까

삼성디스플레이 '전면 철수' VS LG디플 '투트랙' 전략

오만학 기자

기사입력 : 2020-08-19 06: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3일 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경쟁사(삼성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철수 발표 후 LG디스플레이도 LCD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다"며 "정보기술(IT)용 LCD는 회사 핵심 동력으로 여기고 앞으로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LG디스플레이의 서로 다른 '탈(脫) LCD'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LG디스플레이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7500억원)에 비해 실적이 반토막 났다. 특히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하는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5170억 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3687억원) 보다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삼성·LG디스플레이는 실적 감소 출구 방안으로 '탈(脫) LCD' 전략을 택했다.

다만 두 업체는 세부적인 방법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까지 모든 LCD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는 '전면적 脫 LCD'를 택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IT 제품용 패널에 한해 LCD 사업을 유지하는 '투 트랙' 전략을 사용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성 떨어진 LCD 대신 초격차 패널 개발에 명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까지만 LCD 패널을 생산하고 내년부터 해당 사업을 완전히 접는다. 이를 위해 지분 60%를 보유한 중국 쑤저우 8.5세대 LCD 패널 생산 공장은 매각할 계획이다.

또한 LCD 개발과 기술, 생산 등을 담당하는 인력도 삼성SDI,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 재배치하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자사 직원 200여명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로 전환배치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들에 비해 우위를 갖는 프리미엄 패널 시장에 사활을 걸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퀀텀닷(QD)-디스플레이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LCD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이상 가능성이 희박한 '반전'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QD-디스플레이' 개발에 집중해 초격차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QD-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 원 투자를 공식 발표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QD-디스플레이 양산을 위한 장비 반입을 서두르며 내년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안에 65인치 QD-디스플레이 패널을 매월 3만 장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외신들도 LC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한국 업체들이 LCD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다시 업계 1위로 올라섰다"면서 "LCD 시장 주도권은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 팹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 팹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플 "매출 비중 큰 LCD 완전 철수는 무리…투트랙으로 간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현재 IT용 LCD 사업이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수익성이 좋은 사업인 만큼 완전한 철수를 꺼리는 상황이다.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 IT용 LCD는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대세화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사업 실적개선 △LCD 구조혁신 등 3대 핵심과제를 수립하고 경쟁력이 있는 LCD 사업은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IT용 LCD는 회사 핵심 동력으로 보고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점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OLED 패널 가격이 비싸 아직까지 글로벌 패널 시장에서 LCD 패널이 주류라는 점도 LG디스플레이가 'LCD 전면 철수'를 꺼리는 이유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78.8%에 이른다.

또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국제 LCD 패널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도 내심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LCD TV 패널 가격(75인치 제외)은 전달보다 6∼10% 상승했다. 이 가운데 32·5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8∼10%, 43·50·65인치 LCD TV 패널은 6∼8% 올랐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의 패널 가격 상승세는 한국 업체들의 '脫 LCD' 전략에 따른 영향이 커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강자인 삼성과 LG의 동상이몽 전략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면서 "업계 최종 승자는 내년에 받을 성적표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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