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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유라시아 대륙 개척을 위한 통찰 러시아 리포트

박병환 지음 『한국 외교에는 왜 러시아가 없을까?』

장석용 문화전문위원

기사입력 : 2020-07-2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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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지역 전문가 박병환(유라시아전략연구소 소장)이 저술한 책은 현학적 수사나 오감을 자극하는 낭만적 제목을 달지 않는다. 고수적 식견과 내공을 느끼게 하는 책은 대하소설을 읽는 재미를 일깨우고 단숨에 속독하게 만드는 힘과 흥미를 견지한다. 외교는 시대적 흐름에 적응해가는 발레와 같다. 기초가 탄탄하면 생명이 길고, 어떤 상황에서도 연결고리가 생긴다.

저저는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러시아 경제공사로 공직을 마감한 외교관 출신이며 경제전문가, 법학자이다. 「우물이 있는 집」에서 출간한 그의 저서 『한국 외교에는 왜 러시아가 없을까?』는 서방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러시아를 들여다보는 한국인들의 사고의 틀을 뒤흔든다. 그는 한국인의 눈으로 러시아를 볼 것을 주장한다. 표지의 지도는 광활한 러시아의 위용을 보인다.
경자년은 한국과 러시아 사이의 국교 수립 삼십 년이 되는 해이다. 러시아는 유엔의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의 하나로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392쪽에 담긴 박 공사의 이야기는 딱딱한 학문적 틀을 배제하고 잔잔한 이야기꾼의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러시아와 유라시아라는 오브제를 어떻게 보고 대할 것인가에 대해 교감과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책은 그동안의 여러 매체와 리포트에서 발표한 것들에서 추출한 비교적 최신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국익에 도움이 되는 사안에 대해 객관적 합리적 정보를 제공한다. 책은 제1장 러시아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제2장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 제3장 러시아에 대한 조언, 제4장 한국의 대러시아 정책, 제5장 전반적 외교 사고의 혁신에 걸친 5개의 장으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다.

발레도 장르를 선택하듯, 외교에서도 장르를 선정해야 하며, 그중에서도 박병환은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과 러시아, 한국과 탄의 나라로 지칭되는 중앙아시아에 걸친 러시아와의 관계를 실리적 입장에서 조망하게 한다. 러시아와의 관계는 특유의 정치적 리듬을 타야 하고, 시의적절하게 신속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 등의 기교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경제공사가 본 현대판 차르 푸틴의 나라 러시아는 막대한 자원의 나라이다. 우선 석유·석탄·보석 같은 지하자원, 원양어업 자원, 관광자원이 경제적 측면에서 연구의 대상이 된다. 역사적으로는 연해주(블라디보스토크)는 조선의 땅 이었고 한민족의 유물이 많이 발견되고 있으며, 조선 호랑이들이 서식하던 독립군들의 활동무대였다. 역사적으로도 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냥 떠올려도 러시아는 어느 영역에서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단한 기록의 나라이다. 우선 미국과 쌍벽을 이루는 스포츠와 달나라에 우주선을 보내는 과학의 강국이다. 한국 처지에서 보면 한국과 러시아와의 윈윈전략은 김연아와 손연재 같은 스타들을 탄생시키고 나로호의 발사를 가능케 만들었으며, 한국의 군사 장비 생산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러시아는 방대한 러시아 사상사 중의 한 명인 마르크스, 러시아 무용을 대표하는 볼쇼이발레단과 숱한 안무가들, 러시아 문학의 깊은 영속성을 보여주는 거장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솔제니친, 미술 이론을 정립한 칸딘스키, 연극 연출의 독보적인 존재 스타니슬랍스키, 영화 미쟝센의 대가 아이젠슈째인, 위대한 음악가 차이콥스키, 전통을 간직한 공예 마트료시카 인형과 보드카, 전통의상 등 선전하지 않아도 세계를 제압할 수 있는 인재와 전통의 나라이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깔려 있지 않은 러시아와 한국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러시아는 아랍 문자처럼 알파벳이 익숙지 않아서 관심은 있되 접근은 더디고 힘이 든다. 그 조건을 해제시키는 작업 중의 하나가 이 책이다. 이 책은 러시아 언어를 습득해야만 러시아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음은 논외로 한다. 러시아 국민들은 비교적 순박하고 상대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러시아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자율주행, 블록체인, 양자 암호화 등의 개발은 전략적 협력이 기대된다. 한국의 노동력과 생산기술은 취약한 러시아의 제조업을 도울 수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한반도종단철도 연결, 남·북·러 가스관 건설과 전력망 연계'와 항만,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에서의 협력도 이루어질 것이다.

1990년, 소련은 해체되고 러시아연방이 된 러시아는 인구 1억5천만 명, 세계 소득 30위 안에 든다. 러시아는 중국의 대안시장, 유라시아 진출의 핵심 파트너, 유용한 외세이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원천기술을 응용해 상용화에 성공했고, 러시아 현지에서 삼성전자, LG전자, 오리온제과, 롯데제과, 롯데 호텔, 현대자동차, CJ제일제당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결론적으로 러시아에 관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소지한 저자는 러시아와 관련하여 국익을 위한 사안은 그 내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해야 함을 주장한다. 그동안의 러시아와의 사업 성과물들을 분석해서 북방 영토 확장과 개척을 위해 국민들의 관심과 정책담당자들의 지속적 사업임을 주지시키면서 낙관을 찍듯이 공감에서 설득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저자 박병환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5년 경기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여 법학을 전공하였다. 1985년 외무고시를 거쳐 외교부 부에 들어와 1987~89년간 영국 옥스퍼드대 외교관과정을 이수하였으며, 2005~7년간 러시아 외교부 산하 외교아카데미에서 수학하였다. 해외 근무로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에서 근무하였으며, 특히 러시아에서는 4차례에 걸쳐 약 11년간 근무하였다. 2016년 말 주러시아 대사관 경제공사를 끝으로 퇴직하고 이어 상명대학교 글로벌지역학부에서 1년간 강의하였다. 현재까지 《내일신문》,《프레시안》,《Russia-Eurasia Focus》,《해외농업저널》,《모스크바 프레스》 및 러시아 언론 《Взгляд》 등에 한러 관계 및 러시아에 관하여 기고하였다. 저서(공저)로는 『시베리아 개발은 한민족의 손으로』(2009년, 국학자료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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