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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이어 네이버도…'리셀시장'의 재발견

MZ세대 소비층 부상으로 중고 거래 인식 변화 급속도
앱 기반 안전 거래·지역성 부각해 번개장터·당근마켓 화제
품목별 특화 플랫폼도 '주목'…스니커즈 리셀엔 네이버 등장

박수현 기자

기사입력 : 2020-07-08 06:05

코로나19 한파에도 리셀시장(중고 상품 거래)은 여전히 성장세를 거듭하며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모바일 직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급부상하며 인지도를 높였고 최근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된 스니커즈 리셀시장에서는 국내 IT 대기업 네이버도 시장에 등장했다. 최근 중고 상품 시장의 강점은 '저렴함' 뿐 만이 아니다. 특히 MZ세대(1980년생~2004년생)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앞으로 리셀시장은 새로운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리셀'이란 쓰던 물건을 재판매하는 중고 거래를 뜻한다. 미국 중고 의류 거래 업체 스레드업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리셀시장 규모는 390억 달러(약 47조 원)에 달한다. 국내 리셀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기존 중고 거래는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에서 성사된 개인 간 거래가 대부분이었다. 정식 검증 절차가 없는 상황이 많아 제품의 정품 여부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고, 사기도 빈번했다.

그러나, 최근 '중고'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뀌면서 리셀시장이 바뀌고 있다. 기존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이 아닌, 정식 앱·웹 플랫폼 기반 거래 중개 서비스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양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 거래의 강점은 '저렴함'뿐만은 아니다. 소비에 있어 개인만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가치관을 중시하는 MZ세대는 중고 거래 시장 핵심 소비층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리셀시장 소비자의 40% 이상은 MZ세대로 추정된다.

■ 안전 거래·지역 커뮤니티 앞세워 번개장터·당근마켓 '급부상'


번개장터 분기별 거래 총액. 사진=번개장터이미지 확대보기
번개장터 분기별 거래 총액. 사진=번개장터

2011년부터 생겨난 번개장터의 경우 평균적으로 분기당 10%의 거래액 증가세를 보이며 리셀시장 업계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연간으로 봐도 지난 2017년 6500억 원에서 이듬해 8000억 원, 지난해에는 거래액 1조 원 돌파로 신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거래액 역시 36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나 늘었다. 번개장터 측은 "1분기 이용자 중 MZ세대 거래액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MZ세대 비중을 강조했다.
번개장터는 빠른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MZ세대 사이에서의 중고거래 인식 변화와 자체적으로 구축한 안전한 비대면 거래 환경을 꼽는다. 에스크로 기반의 '번개페이' 시스템으로 안전한 거래 환경을 제공하며, MZ세대 트렌드에 맞는 '덕질' 코너를 따로 마련하거나, 택배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중고 거래에서도 편의와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후 번개장터 대표는 “번개페이, 택배 서비스 등 안전한 비대면 거래 경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꾸준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나아가 누구나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고 가치 있는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거래 플랫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근마켓 소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당근마켓 소개 이미지.

당근마켓은 최근 중고 거래 대표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5년 탄생한 판교 지역 직장인 한정 플랫폼이 현재에 이르렀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플랫폼 월 사용자 수는 890만 명으로, 올해 1월 480만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직거래 중심 플랫폼이다 보니 지역별로 무궁무진한 매물이 나온다. 제주 지역에서 당일 잡은 자연산 참돔, 혹은 배 등이 매물로 나온 상황이 화제가 되면서, 대중들에게 구경하는 재미까지 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당근마켓은 이를 핵심 성공 요인으로 보고 있다.

당근마켓 측은 "거주 지역 GPS 인증을 기반으로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이웃 간 직거래가 중심이 되며 신뢰할 수 있는 중고 거래 서비스로 입지를 다졌고, 중고 거래뿐 아니라 지역 소식과 정보를 접할 소통의 장으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근마켓은 30~40대 주부 사이에서 육아용품을 거래하며 입소문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요샌 육아용품 외 다른 거래 품목도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거래된다. 이용자층 역시 30·40세대가 주류였지만, 최근엔 10대부터 60대까지 골고루 포진됐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7월 1일 기준 자전거, 캠핑, 냉장고 순으로 인기 검색어에 올라 있다"면서 "지역 기반 플랫폼 서비스다 보니 지역별 특색있는 상품들이 인기 검색 순위에 오른다"고 밝혔다. 강남에서는 명품이 종종 올라오고, 수지·분당 지역은 육아용품 거래가, 제주에선 낚시용품, 캠핑 관련 용품이 다수 거래되는 식이다.

■ 명품·티켓·신발…특정 품목 전문 플랫폼도 등장

특정 품목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들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아워스, 구구스 등은 '명품'만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뮤지컬,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 '관람권'만 취급하는 '티켓베이'도 있다. 티켓 리셀 시장의 경우 2025년까지 연평균 18%씩 성장, 2025년 약 3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해외에서는 이미 큰 시장이다. 국내에서는 보통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이뤄져왔는데, 사기 등의 문제가 상존했는데, 티켓베이는 이를 정식 플랫폼화 해 안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했다.

티켓베이 관계자는 "지난해 티켓베이 거래액은 약 400억 원으로, 2월엔 해외 K팝 팬들을 겨냥한 글로벌 서비스를 론칭했다"면서 "거래 완료 시에만 판매자에게 돈을 보내는 안전거래를 도입해 2015년 6월 출시 이후 한 건의 사기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K팝, 한류 등 영향으로 앞으로 서비스를 찾는 글로벌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네이버도 주목한 스니커즈 리셀, 젊은 층 새로운 재테크 수단


네이버 스노우가 운영하는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 스노우가 운영하는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

스니커즈의 경우 MZ세대의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됐다. 유명 스타 혹은 명품과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하는 브랜드들의 마케팅 수단이 이어지면서, '희소성' 높은 상품을 정가보다 비싸게 파는 2차 거래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에서 가수 지드래곤과 협업해 한정판으로 출시한 21만 원대의 '나이키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는 리셀가가 1000만 원을 호가했다.

용돈 벌이 삼아 종종 스니커즈 리셀을 해왔다는 박 모 씨(33세, 남)는 패션브랜드 오프화이트와 컬래버레이션한 컨버스 스니커즈를 정가 대비 4배 가까이 주고 팔았다고 밝혔다.

박 씨는 "평소 신발이나 패션을 좋아해 이런 제품들을 찾아 구매하는 것부터 즐겁고, 거래 시에도 확실한 구매자가 존재한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로 온라인 카페 커뮤니티를 통해 거래해왔지만, 최근 네이버에서 출시한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크림(KREAM)'도 종종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크림을 비롯한 신생 플랫폼들은 위조품에 대한 걱정이 없고,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아도 돼 부담이 없고 편리하다"고 말했다.

리셀을 즐겨하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앱 기반의 정식 거래 플랫폼을 내놓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지난 3월 MZ세대 소비를 공략하기 위해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을 출시, 리셀시장에 뛰어들었다. 크림은 거래 전 사이즈 별 입찰가 등 시세정보를 한눈에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실시간 변동 데이터 기반 판매자와 구매자 간 희망가가 일치할 때만 거래가 이뤄진다. 제품 품질 검수를 위한 전문 검수센터를 두고 합격 상품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안전장치도 두고 있다.

아울러 크림은 젊은 층과의 접점확대를 위해 오프라인 쇼룸 운영은 물론,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와 각종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 외 미술품 경매기업 서울옥션도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XX블루'를 선보였다. MZ세대에 사랑받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인 무신사도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론칭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희소성 높고 특별한 자신만의 아이템에 열광하면서 자기 실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소비 행태가 반영돼 리셀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이들에게 중고거래 플랫폼은 값싸게 구매하기 위한 곳이라기보단 재미있는 쇼핑 장소다. '거래' 이상의 콘텐츠를 지니고 있고, 상호 소통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결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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