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지금 뭐해?"...가족 사칭 메신저 피싱 피해 심각

가족을 사칭하며 메신저를 이용해 금전을 갈취하는 이른바 메신저 피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언택트 사회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메신저 피싱 피해 규모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최근 3년간 1~4월 메신저 피싱 피해 현황을 보면 올해 1～4월 피해 규모는 약 128억 원으로 2018년 1~4월 피해규모 37억 원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건수도 2018년 1~4월 1662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3273건으로 급증했다.

메신저 피싱은 카카오톡 등 SNS에서 가족‧지인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방법이 일반적인 수법이다. “엄마, 지금 뭐해?”, “많이 바빠? 바쁜거 아니면 톡 해줘”와 같이 가족 또는 지인을 사칭하며 피해자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질문하고 액정파손, 충전단자 파손, 공인인증서오류 등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어, PC로 메시지를 보낸다고 하면서 접근한다. 이후 긴급한 송금, 선배에게 빌린 돈 상환, 대출금 상환, 친구 사정으로 대신 입금 등의 이유로 지금 당장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며 다급한 상황을 연출한다.

최근에는 문화상품권의 핀번호를 요구하거나 스마트폰에 원격제어 어플 설치를 유도하는 등 새로운 수법들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가족‧지인을 사칭하는 경우뿐 아니라 정부기관이나 기업 등을 사칭하는 경우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피싱 피해 등이 늘어나자 관계기관들이 메신저 피싱 근절을 위해 힘을 모았다.

경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지난 22일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논의된 ‘민생침해 불법행위 엄정대응’의 일환으로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메신저 피싱’ 근절에 힘을 모아 대응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통신당국 등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메신저 피싱에 악용될 수 있는 다양한 전기통신수단을 신속하게 차단해 나가면서 통신당국, 수사당국 등과 협업해 메신저 피싱에 대한 홍보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금감원은 피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가족, 지인 외의 타인 계좌로 송금하지 말고, 출처가 불분명한 이메일․문자․URL 주소는 삭제하고 앱 설치를 차단 하는 한편 메신저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변경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 경찰청은 올해 말까지 메신저 피싱 등 서민경제 침해사범에 대한 집중단속을 추진하고 있다, ‘사이버 캅’ 앱을 통해 메신저 피싱 피해사례, 범행 수법, 피해 예방수칙 등을 알리는 피해경보를 발령하고 전국 경찰관서와 관계기관의 홈페이지, SNS를 통해 메신저 피싱 예방 콘텐츠를 전파하는 등 예방을 위한 홍보 활동도 집중 추진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이동통신사업자와 협력해 7월 초 이동통신3사 가입자에게 지인을 사칭한 메신저 피싱 주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알뜰 통신 가입자에게는 요금고지서로 피해 예방 정보를 안내할 계획이다

각 부처 관계자는 “메신저 피싱 예방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라며 “SNS 등으로 개인정보나 금품 등을 요구받으면 상대가 누구든지 전화 등으로 확인하고 또 확인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