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도시정비 수주 현대家 독주, 롯데 맹추격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범 현대가(家)’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재건축‧재개발 수주 시장에서 2조 600억 원에 육박하는 수주고를 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대형건설사 중 최초로 올해 도시정비 수주 ‘1조 원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공사비 3037억 원 규모의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북측 제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며 올해 첫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같은 달 현대건설은 부산에서 4160억 원 규모의 범천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시공권을 놓고 포스코건설, 반도건설과 경쟁을 벌인 끝에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대전에서는 코오롱글로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구 대흥동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서울 장위11-2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강원도 원주 원동나래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나란히 선정되며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1조 541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4월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이달 초 공사비 6742억 원 규모의 인천 송림1‧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따내며 ‘도시정비 1조 클럽 건설사’로 이름을 올렸다. 대형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서울‧수도권 지역을 피해 지방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울산 중구 B-05구역 재개발(1601억 원) 수주를 시작으로. 3월 청주 사직1구역 재개발(1680억 원), 5월 인천 송림1‧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잇따라 확보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풍부한 유동성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순조로운 사업수행뿐만 아니라 조합원에게 우수한 금융조건을 제시함으로써 도시정비사업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건설사 외에도 올 상반기 중 1조 원 클럽 가입 건설사가 속속 뒤를 이을 전망이다. 현재로선 롯데건설이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울산 중구 B-05구역과 부산 범일2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며 6632억 원의 수주고를 쌓은 롯데건설은 오는 23일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공사비만 약 9200억 원에 이르는 갈현1구역 수주에 성공할 경우 롯데건설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 누적액은 1조 5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밖에도 2조 원 규모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과 8000억 원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 등이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건설사들의 수주실적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높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재건축·재개발사업 규제로 인해 신규 정비사업지의 경우 사업 추진이 더뎌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이에 최근 시공사 교체를 추진 중인 대형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6월 서울 대형 정비사업지들이 잇따라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으로, 수주전 결과에 따라 건설업계 도시정비 수주실적 순위도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