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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호주의 스타트업 생태계

기사입력 : 2020-05-08 00:00

이진 대표, 에듀테크 스타트업 Edwy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를 떠올렸을 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 호주


면적이 넓지만 인구는 한국의 절반 수준. 전세계 국가별 인당 GDP 규모를 살펴보면 호주는 5만3천 달러로 10위, 한국은 3만1천 달러로 27위를 차지하고 있다(IMF 2019년 전망). 사실 여행으로 인해 익숙한 듯 느껴지는 나라이지만, 한국내, 호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정보는 상당히 전무하다.

매년 리서치 회사 스타트업 게놈(startup genome)은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스타트업 하기 좋은 도시에 호주 시드니가 23위, 한국 서울은 호주 멜번과 함께 30위권 밖이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챌린저 리스트에 포함되었다. 호주의 경제도시 시드니, 왜 이곳이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일까. 호주는 어떤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가고 있을까. 이를 살펴보는 것은 미국과 중국 외에 다른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시각 전환의 기회가 될 것이다.

미래가 기대되는 스타트업 챌린저(도시) 리스트('19년 기준)

자료: Startup Genome 2019

호주는 매력적인 스타트업 시장인가



보통 해외진출을 생각할 때 시장규모, 시장 성장성, 투자유치 가능성, 타지역으로의 확장성 등을 고려하게 된다. 이 점에서 호주는 영어권 국가로서 미국이나 영국과의 교류가 활발할 뿐 아니라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아시아 태평양 진출을 꿈꾸는 기업의 전초기지이자 좋은 테스트 환경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로컬 연결성 (Global/Local Connectedness)



앞서 소개한 스타트업 생태계 리포트에서 호주 시드니는 2017년 17위에서 2019년 6단계가 떨어진 23위를 기록하게 된다. 그 이유는 2019년부터 기술(deep tech) 기준을 추가해서 순위를 매긴 점과 지난 2년 반 동안의 회수(exit) 금액 규모가 전체 경제규모에 비해 작은 점이 크게 영향을 주었다. 반면, 매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분야는 연결성(connectedness)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상하이, 싱가폴, 시드니 세 도시가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 뽑힌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호주는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며, 초기단계 스타트업도 네트워킹 이벤트를 통해 테크 공룡과의 교류를 밀접하게 시작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강하다. 다시 말해, 지역 기반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밋업(meet up)이 이루어지고, 해외시장진출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다. 예를 들어, 호주 스타트업 성공 케이스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기업 아틀라시안(Atlassian)의 공동창업자 마이크 캐논 브룩스(Mike Cannon-Brookes)는 엘론 머스크와 호주 에너지 문제를 트위터로 논의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고, 지속적으로 호주 스타트업 해외진출에 대한 의견을 정부에 표현하고 있다.

Fishburners - coworking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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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필자 자체 제공

초기단계 펀딩 (Early Stage funding)



아무리 린스타트업(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빠르게 최소 기능 제품을 만들어 고객 반응을 확보, 다시 제품을 발전시키는 경영 방식)을 강조해도 초기 투자 자금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시드니의 스타트업당 초기단계 펀딩(Early-stage Funding) 은 25만8천 달러(약 3억1천만 원), 멜버른은 15만5천 달러 (약 1억9천만 원)수준으로 전체 호주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반면에 서울의 스타트업당 초기단계 펀딩은 10만7천 달러 (약 1억3천만 원)로 스타트업 생태계 규모에 비해서 금액이 매우 적고, 이 점이 다른 도시에 비해 가장 부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호주 주요 도시와 한국 서울의 스타트업 생태계 비교('19년 기준)
(단위: 미국 달러)

도시별 스타트업
생태계 규모
(Ecosystem
value)
스타트업 당
초기단계편딩 금액
(Early stage funding
per startup)
총 초기단계
펀딩 금액
(Total early
stage funding)
펀딩 증가율
인덱스
최저1- 최고10
(Funding
growth Index)
스타트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평균 연봉
호주 시드니
$67억
$258천
$5억2천
9
$62,400
호주 멜버른
$22억
$155천
$1억8천
6
$62,300
한국 서울
$50억
$107천
$8천5백
1
$41,000
자료: Startup Genome 2019

동 조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호주의 시니어 엔지니어 연봉은 상위 표에 기재된 금액의 2-3배 이상이며, 높은 생활비로 인해 스타트업으로 움직이며 연봉 희생을 한다고 하더라도 과하게 연봉을 낮추기는 어렵다. 따라서 초기단계 펀딩 금액에 직원 연봉을 고려할 수 밖에 없고, 확대된 펀딩 규모는 기업의 유연성을 더해줘 성장과 수익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렇지만 투자를 받는 과정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생각된다. 대부분 네트워킹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과거 일을 같이 했던지, 산업 경험이 많던지, 기존 투자자가 누구인지 등이 크게 영향을 준다. 음식 배달앱 메뉴로그 (menulog)의 공동 창업자는 성공적인 엑싯(exit) 이후에 2016년 푸드바이어스 (Foodbyus)라는 이웃 음식을 공유하는 새로운 스타트업을 런칭했는데, 당시 아이디어만으로 17억 원대에 이르는 초기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고 한다.

스타트업 성공사례는 기업평가(Valuation) 및 회수(Exit)에 달려있어


스타트업에 있어 기업평가(Valuation)와 회수(Exit)는 좋은 기업가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운이 필요한 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아틀라시안 뿐 아니라 호주에서 글로벌 규모로 성장한 스타트업으로는 칸바(Canva), 애프터페이(Afterpay), 짚페이(Zip), 캠페인모니터(Campaign Monitor), 엔바토(Envato) 등이 있다. 활발한 자금 유입과 시장 확대를 통한 이들의 성공 스토리는 많은 이들을 스타트업으로 이끄는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보통 기업가치가 1십억 달러 이상(1조 클럽이라고도 불리운다)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고 말하는데, 최근 한국 사례로 2019년12월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40억 달러(약 5조 원)에 가치를 인정받아 엑싯한 경우를 떠올릴 수 있다.

가치평가 1억 달러 이상의 호주 스타트업 기업들('90년~'20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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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irTree Venture Medium Blog

호주의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위에서 언급한 아틀라시안(Atlassian) 은 2015년 호주 증권시장에 상장하지 않고 바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다. 당시 아틀라시안의 선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IPO상장 시점 당시인 2015년12월 기준, 주당 21달러(시가총액 44억 달러, 약 5조4천억 원)을 기록했고, 2020년5월4일 현재, 주당 152달러(시가총액 379.4억 달러, 약 46조 원)로 꾸준히 성장하며 그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디자인 툴 스타트업 칸바 (Canva)는 IPO를 하지 않았지만 2019년10월 85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 받으면서 기업가치를 32억 달러(약 4조 원)으로 평가 받았는데, 직전 평가금액 25억 달러에서 5개월만에 가치평가가 수직 상승된 점이 인상적이다.

호주는 핀테크가 매우 강한 분야인데 이를 대표하는 최근 스타트업에는 애프터페이 (Afterpay)가 있다. “buy now, pay later(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하세요)” 라는 메세지를 일관적으로 전달하며 호주, 뉴질랜드, 영국, 미국에서 사업을 활발하게 확장하고 있고, 호주보다 해외에서의 고객 수와 성장율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혔다. 2016년4월 호주 증권시장 IPO 당시 주당 1호주 달러에서 2020년5월4일 현재, 주당 32호주 달러로 시가총액 96.6억 호주달러(약 7조5천억 원)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적극적인 호주 정부의 지원 정책



호주 정부의 세제 혜택 정책(R&D grant) 은 2019년부터 까다로워진 경향이 있으나 여전히 스타트업 생태계로 자금을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정부 지원자금을 받는 경우도 서류작업 및 잡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초기 문서를 제대로 작성해서 자금을 받는 것은 쉬운 편은 아니나, 자금 집행이 결정되면 최소기능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계획한대로 출시하여 시장 반응을 빠르게 살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그리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같은 역할을 하는 오스트레이드(Austrade)가 호주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다. 전략적 요충지인 베를린과 상하이, 싱가포르, 샌프란시스코, 텔아비브에서 여는 랜딩패드 프로그램(Landing Pads Program)은 호주 스타트업의 적극적 진출과 네트워킹을 도와 높은 성장과 수익을 거두고 있다.

한국의 각 도시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듯이, 주(State)별로 스타트업 허브를 두거나 민간주도 공유 오피스를 지원하고 있다. 시드니 스타트업 허브(Sydney Startup Hub, 이하 SSH)는 윈야드 (Wynyard) 역에 위치한 11층 건물로서 해당 지역은 서울 종각이나 테헤란로처럼 비지니스 미팅이 이뤄지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웬만한 일반 사무실보다도 위치가 좋은 곳이기에 스타트업의 빠듯한 규모로는 사실 이 지역의 사무실을 구하기 어렵다.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는 다양한 민간 공유오피스를 시드니 스타트업 허브라는 한 빌딩에 모으고, 공유 오피스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여 스타트업이 저렴한 비용으로 시내 한가운데의 사무실과 미팅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정부기관이 한 곳에 있어 협업과 멘토링, 스타트업 행사를 유기적으로 진행하여 함께 성장하는 시너지를 거두고 있다.

시드니 스타트업 허브(Sydney Startup Hub, S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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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필자 자체 제공

이 외에도 이민자의 국가답게 다양한 인력 구성을 호주 스타트업 생태계의 매력적인 요소로 뽑을 수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도 서로 도움을 주고 협업을 이끄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온다.

호주 내 스타트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물론 호주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목할 장점이 있는 반면, 높은 인건비로 고급 인력 활용에 대한 비용이 비싼 탓에 높은 테크 기술을 요구하는 아이디어라면 초기 투자 자금 확보와 예산안에 대한 현실적 계획이 필요하다는 점도 미리 염두해두어야 한다. 소프트웨어와 협업 플랫폼, 디자인이나 개발 플랫폼, 온라인 결제 등이 많은 건 작은 내수시장으로 인해 처음부터 글로벌 규모를 고려해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지수가 낮은 큰 이유는 글로벌 커넥션과 초기단계 투자규모가 원인인 것에 반하여, 호주는 이 점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높은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한국과 호주의 장점이 어우러진다면 글로벌 스케일을 키우는 좋은 옵션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료: Startup Genome, Venture Square, AirTree Venture, 필자 자체 자료 종합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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