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24]일본 저가주유소 사라진다...혼다, 주유소 철수 후 이데미츠 흥산에 양도

일본 관동의 홈 센터 대기업 조이풀 혼다가 저가 주유소 운영에서 철수하고 이달부터 점포를 정유 대기업인 이데미츠 흥산에 양도한다고 도오게이자이가 전했다. 이미 일부 점포는 간판 교체 및 개수 공사가 시작돼 6월까지 총 7개 점포의 양도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조이풀 혼다는 치바나 이바라키 등에 있는 홈 센터 가운데 7개소에서 셀프 주유소를 운영했고 15곳에서는 등유 스탠드를 갖추고 운영해 왔다. 2019년 6월 결산 기준, 가솔린과 등유 판매에서 136억 엔의 연간 매출을 올렸다. 이를 모두 이데미츠에 양도해 앞으로는 이데미츠의 자회사가 운영한다.
점포수는 한정됐지만 조이풀 혼다의 주유소는 저유가 점포로서 알려져 주말에는 급유 대기차량이 줄을 이었다. 홈 센터가 본업인 조이풀 혼다에게 저가 주유소는 일종의 집객 수단이었다. 주유소 자체로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홈 센터를 방문하는 손님이 늘기만 하면 회사로서는 수지가 맞는다.

주유소 업계에서 나름 ‘승자’였던 조이풀 혼다가 모든 점포를 처분하는 이유에 대해 회사 측은 휘발유 수요 감소가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거에는 조달할 수 있었던 싼 석유의 매입이 최근 정유 업계의 재편으로 어려워진 탓도 크다는 분석이다.

근래 정유 업계는 큰 재편이 있었다. 최대기업인 JX홀딩스와 도넨 제너럴 석유가 통합해 JXTG홀딩스가 탄생했다. 2019년 4월에는 이데미츠가 쇼와셸 석유와 통합했다. 이로써 정유업계는 시장 점유율 50%을 차지하는 JXTG, 30%의 발광, 그리고 코스모 에너지 홀딩스 등 3사에 의한 과점 시대를 맞이했다.

재편에 따른 과점화로 정유업계는 가격 지배력을 강화하고 정제 능력을 단계적으로 삭감해 수급 갭을 해소하면서 수요가 줄어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를 통해 정유 업계는 종래와 같은 박리의 판매 관습을 고쳤다. 싼값에 방출되는 휘발유가 시황을 무너뜨리는 한 요인으로 작용해 결국은 정유업계를 압박하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유업계의 방침 전환에 의해 과거와 같이 대량의 싼 휘발유와 등유가 시중에 유통되는 일은 없어졌다. 결정적인 계기는 JX홀딩스와 도넨 제너럴의 통합이었다. JX홀딩스가 저가 휘발유 판매의 주역이었기 때문이다.

조이풀 혼다뿐만 아니라 값싼 제품으로 유지하던 주유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이풀 혼다와 같은 목적으로 셀프 저가 주유소를 운영하는 코스트코도 과거와 같은 수준의 싼 가격 설정은 할 수 없게 됐다. 더 규모가 작은 프라이빗 브랜드의 주유소들은 ‘사업을 계속할 생각이라면 간판을 바꿔달고 제조업체 계열에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과점화와 수급조정으로 원매 수익은 개선되는 추세다. 2013년도에 JX의 석유 정제 사업은 775억 엔의 경상 적자, 도넨 제너럴의 영업 이익은 흑자였지만 17억 엔에 불과했다. 그 후 국내 가솔린 수요는 10% 가까이 줄었지만 JXTG로 통합된 후의 전체 실적은 2017년 영업이익1687억 엔, 2018년 2424억 엔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JXTG는 2020년 가을에 오사카 정유소의 석유 정제를 종료해 원유 처리 능력을 더 줄일 생각이다.

가솔린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 채산 중시의 경영으로 방향을 바꾼 정유업계는 과점화와 공급의 조정으로 가격 지배력이 한층 높아졌다. 과거와 같은 프라이빗 브랜드 가솔린의 염가 판매 주유소는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