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자금융통에 분주한 유럽 기업들을 중국 기업이 노리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주가가 하락하고 기업 가치가 떨어진 기업을 M&A 대상으로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을 표적으로 한 M&A 제안 의뢰가 중국계의 기업이나 펀드로부터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국영기업이다. 유럽 선진국 시장의 주가지수에 연동하는 MSCI 유럽 지수의 하락에 따라 유럽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이 감소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으로부터의 접근이 증가하고 있다. MSCI 유럽지수는 올 들어 23% 하락해 금융위기 이후 대폭 떨어졌다.
중국 기업, 특히 국유기업이나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에 의한 M&A는 유럽 각국의 정부와 충돌할 위험이 있다. 유럽 각국은 당연히 자국의 전략적 산업을 지킬 의향이 강하다.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큰 이탈리아에서는 콘테 정권이 6일 외국 기업의 매수로부터 국내 기업을 지키기 위해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은행, 보험, 에너지, 헬스케어 등 광범위한 업종이 대상이며 10%가 넘는 주식 취득을 계획하는 외국 기업에 적용된다. 유럽연합(EU) 내 기업도 포함된다.
스페인은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신 규칙을 이미 도입했다. 전략적인 업종으로 지정하는 기업의 경영권이나 10%가 넘는 주식을 EU 역외 투자가가 취득하고자 할 경우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독일은 EU 역외 기업의 인수로부터 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국익에 반할 수 있는 M&A를 당국이 저지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를 마련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유럽 각국의 경계가 강화됨에 따라 현재 협의되고 있는 중국 기업과의 안건 중 통과되는 것은 10~20%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