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2017년 12월22일 채택된 ‘제재 결의 2397호’는 결의 후 2년 이내에 고용한 북한 노동자를 모두 본국으로 돌려보내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북한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중국으로 계속 파견하고 있다. 물론 중국 당국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북한과 인접한 중국 동북에서 멀리 떨어진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만연되면서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는 식당과 공장들도 장기 임시 휴업을 해야 했다. 북한 신의주와 인접한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는 올해 1월 25일부터 식당, 노래방 등 시내 모든 고위험 사업장의 영업이 금지됐다.
물론 중국 내 북한 식당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장기간 휴무에 들어갔지만, 단둥시 정부가 3월 23일 정상 영업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함에 따라 영업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 식당이라면 여종업원들의 노래와 춤 공연이 특징이다. 그중에는 아이돌 수준의 미모를 자랑하는 웨이트리스도 있다.
중국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단둥시 정부의 지시에 앞서 3월 19일 중국 내 북한 식당에 대해 영업 재개를 명령하고 근로자 자택 격리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소는 이미 영업을 재개했다.
랴오닝성 단둥에 있는 대형 점포인 고려관은 이미 영업을 재개했고 평양 고려식당, 류정식당, 모란봉식당, 송도원식당은 영업 재개를 위해 준비 중이다. 또 평양관은 배달 서비스만 재개했다. 지린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 옌지에 있는 중국인 경영 순이냉면도 영업을 재개해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지린성의 한 북한 식당 관계자는 지시는 20일 전달됐으며 다음 날 관리성원회의에서 영업 재개 방침이 전달됐다고 말했으나 위생관리와 종업원 검사 등이 필요해 곧바로 영업 재개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한 달 넘게 집에 갇혀 있던 종업원이 출근을 재개한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고도 했다.
문을 열었지만 시내는 여전히 한산해 예전만큼 손님을 끌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린성의 또 다른 식당 관계자는 가게를 다시 열었지만, 예전처럼 손님이 오지 않는다거나 손님이 오려고 해도 (입점하려면) QR코드로 인증을 받고 체온검사도 해야하기 때문에 귀찮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QR코드는 외출하는 시민이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으로 표시되는 것으로 이용한 교통수단, 공공시설, 매장 등에서 체크 함으로써 행동기록으로 삼는 것으로 감염 시 행동 경로 확인에 사용되는 것이다.
식당마다 종업원의 생활총화(총괄) 자리에서 조국(북한)이 어려운 시기이며 더욱 정신 바짝 차리고 당의 지시에 따라 충성자금을 기간 내에 완료할 필요가 있다, 각자 철저히 위생방역 수칙을 따른다는 점이 강조됐다. 북한 당국은 종업원들이 외화벌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일 이루어지는 동향보고와 관련된 지침 일부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종업원은 가게 내에서 일어난 일이나 수상한 손님 등을 기록한 보고서를 오후 5시에 접대 조장이나 반장에게 제출하게 되어 있었지만, 향후는 오후 10시의 종업시간에 제출하면 된다. 업무 중의 서류 작성을 없애 효율을 올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탈북하려는 동료가 있는 등 특별한 경우 보위 지도원에게 즉시 보고하는 점은 이전과 같다.
일반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도 자택 격리가 풀리고 있다. 단둥에 이어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투먼, 훈춘, 카이산툰 공장에도 종업원이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훈춘 수산가공장은 국경 봉쇄로 러시아와 북한에서 해산물을 수입할 수 없는 상태가 계속돼 조업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