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부사장은 지난해 34억2700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총 보수 중 급여는 2억5000만 원, 상여금 31억6600만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증권업계에서 CEO나 임직원 통틀어 가장 많은 금액이다.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이 5억 원 이상 보수 수령자 명단에 오르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CEO보다 무려 6배 넘게 많은 연봉을 챙긴 셈이다.
강정구 삼성증권 영업지점장도 보수 20억 원 대열에 합류했다. 강 지점장은 지난해 20억21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 가운데 급여는 7600만 원, 상여금은 19억7000만 원에 이른다. 이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13억7400만 원)에 비해 5억 원 이상 많은 규모다.
임 모 신한금융투자 전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장은 지난해 15억4100 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최근 사의한 김병철 대표의 작년 연봉(6억8400만 원)의 두 배가 넘는다. 임 본부장은 라임운용사태와 관련 부실은폐와 사기공모 혐의 등으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교보증권도 대표이사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 임직원이 속출했다. 교보증권 이이남 채권발행시장(DCM)본부장(이사) 13억6534만 원, 임정규 구조화투자금융부문장(전무) 11억8237만 원으로 김해준 대표이사 11억2459만 원보다 보수를 더 많았다.
증권사에서 CEO보다 보수가 많은 임직원이 잇따르는 이유는 증권업계의 경우 실적에 따라 고연봉을 받을 수 있는 성과급 시스템이 정착돼 본봉보다 훨씬 많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부서의 성과가 높을수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챙기거나 영업에 따른 성과연동제도를 도입하며 실적우선주의를 급여에 반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파격 성과급시스템이 증권사의 잠재부실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가 투자은행(IB)부문에서 사상 최대실적을 내며 성과보수체계가 정착된 IB부서 임직원들이 많은 인센티브를 챙겼다”며 “그러나 성과를 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며 보수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위험한 딜이 많아져 시장이 안좋아지면 회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