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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개발' 스마트 원자로, 탈원전에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 물건너가나

소규모 일체형 '스마트 원자로', 올해 연구개발 예산 35억 원...원전업계 "고도화에 턱없이 부족"
미국 뉴스케일파워, 2026년 자체 개발 소형 원자로 아이다호州에 건설...두산중공업, 주기기 제작
과기부, 사우디에 스마트 원자로 수출 위한 합작사 설립 추진...표준설계인가 획득에 상당 시간 소요

김철훈 기자

기사입력 : 2020-03-29 14:59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다목적 일체형 소형원자로 스마트(SMART) 내부 구조 모습.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이미지 확대보기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다목적 일체형 소형원자로 스마트(SMART) 내부 구조 모습.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소규모 다목적 일체형 원자로 '스마트(SMART) 원자로'가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은 경쟁국에 넘겨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9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원전업계에 따르면, 2012년 원자력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스마트 원자로'의 올해 사업예산이 개발 초기에 비해 대폭 줄어든 35억 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예산을 포함해 향후 5년간 책정된 예산은 250억 원 규모다.

이와 관련해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수년 전 개발 초기단계와 달리 지금은 수백억대 예산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올해 원전안전과 방사성폐기물 처리부문 예산은 전년보다 증가했으나 차세대 원전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며 "스마트 원자로 부문 역시 고도화를 위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나 정부에 의해 삭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추세라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놓고도 미국, 러시아,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마트 원자로는 노심,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 주요기기를 하나의 압력용기 안에 모두 집어넣어 크기는 대형 원전의 약 150분의 1, 출력은 약 10분의 1로 줄인 소형 원자로다.

일체형이기 때문에 배관부분 결함으로 인한 사고발생 가능성을 낮춰 안전성을 크게 높였으며, 해수담수화 기능 등 다른 기능을 결합할 수도 있다.

이는 인구 10만명 규모 지역의 전력공급에 적합하며, 인구밀집도가 높고 송배전망이 잘 갖춰져 있는 우리나라보다는 인구가 분산돼 있는 국가나 사막국가에 적합하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원자로를 '소형모듈원자로(SMR)'라 부른다. 스마트 원자로는 SMR의 한국 브랜드인 셈이다.

아직 SMR이 상용화된 곳은 없으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SMR 100기가 건설되고 400조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SMR은 핵잠수함, 우주선 등에 장착되는 소형원자로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으나, 상업발전용 원자로로 개발해 자국 규제당국으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SMR 시장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으나, SMR 잠재력에 주목한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우리나라 역시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 원전업체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자체 SM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업체는 오는 9월께 독자 SMR 모델인 '뉴스케일파워 모듈(NPM)'에 대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인증을 취득할 계획이다.

또 오는 2026년 미국 아이다호州에 미국 최초의 SMR 발전소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SMR의 주기기는 두산중공업이 제작해 공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러시아 로사톰, 중국 CNNC 등도 SMR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원전업체가 아닌 영국 롤스로이스까지 SMR 건설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과 한국형 스마트 원자로 건설·수출을 위한 한-사우디 합작회사인 '스마트원자로 특수목적법인(SMART EPC)' 설립에 합의했다.

이를 통해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에 한국형 스마트 원자로를 장착한 소형 원전 2기를 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하기 위해 기존 모델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변경된 모델에 대해 새로 원안위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 새로운 표준설계인가는 신청 후 약 2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자국 내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한 국가의 원전을 구매해 줄 나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대형 원전과 마찬가지로 스마트 원자로 역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수출 경쟁력은 경쟁국에 뒤처질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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