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외신은 한·중·일 조선소가 대규모 합병에 돌입하면서 각국의 수주 선종 세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세계 최고의 선박 건조 기술력을 가진 회사끼리 뭉친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세계 최고의 회시가 탄생할 수 밖에 없다.
두 회사 모두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기술이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합병을 통해 기술 교환, 건조 효율화 작업 등을 협력할 수 있어 전세계 어느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독보적인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 결국 한국 조선소는 전세계에서 발주되는 LNG운반선 대다수를 수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두 회사 합병에 필요한 결합승인은 지난해 카자흐스탄이 인정했으며 일본, 중국, 유럽, 싱가포르에서 결합승인이 진행 중이다.
CSIC와 CSSC는 합병되기 전에 싼 인건비를 내세워 세계 벌크선 시장을 휩쓸었다. 두 회사가 벌크선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저렴한 인건비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자리잡고 있다. 하나가 된 두 회사는 낮은 인건비를 강점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선박 품질 불량, 납기 지연 등 품질 관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선박시장 분석업체 베슬스벨류(VesselsValue) 소속 분석가 샘 터커(Sam Tucker)는 “세계 선박 시장이 명확하게 구분되고 있다”며 “한국 조선소는 LNG운반선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과 같은 정교한 선박을 건조하는데 특화돼 있고 중국 조선소는 벌크선, 컨테이너선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중국에 비해 일본 업체 합병은 시너지 효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본 최대 조선업체 이마바리조선과 2위 업체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조선은 지난해 11월 자본·업무 제휴를 통해 컨테이너선·LNG운반선·벌크선 등을 공동영업·설계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합병에 버금가는 업무 제휴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설계 기술을 공유하고 상선 건조 체계를 효율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조선소의 업무협약은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괄목할 만한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분석업체 IHS 마킷의 라훌 카푸어(Rahul Kapoor) 부사장은 “이마바리 조선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라며 "이에 따라 두 회사가 힘을 합쳐도 시장점유율 10% 달성도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