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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동물의 결의’… “인간에게 보복하자”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02-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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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인간과 동물이 사이좋게 지냈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 가지 못했다. 인간이 동물을 죽이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은 동물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고, 뼈로는 장신구를 만들었다. 고기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인간의 횡포는 갈수록 심해졌다.

견디다 못한 동물은 끼리끼리 모여서 대책회의를 가졌다. 우선 곰이 모였다.

곰은 “우리도 싸움이라면 자신 있으니 인간과 전쟁을 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나왔다. 흰곰이 만류했다. “인간에게는 창이 있고 활도 있다. 당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곰은 "그렇다면 우리도 무기를 만들자"고 결의했다. 그렇지만 무기를 만들고 보니 문제가 생겼다. 곰의 발로는 창을 던질 수도, 화살을 쏠 수도 없었다.

사슴도 따로 회의를 가졌다. 사슴은 곰과 달리 착했다. 전쟁은 하지 않기로 했다 .

그 대신 인간이 사슴을 죽일 때에는 사슴의 영혼에게 잘못을 빌고 허락을 받도록 했다. 어기는 인간은 팔과 다리가 마비되는 마법에 걸려 고생하도록 만들기로 했다.

파충류도 회의를 했다. 뱀이 인간의 몸을 둘둘 말아 질식시키는 무시무시한 꿈으로 ‘겁’을 주기로 했다. 인간을 ‘뱀꿈’으로 괴롭히자는 작전이었다.

새와 곤충은 각각 회의를 열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만들어냈다. 인간에게 퍼뜨릴 ‘질병’이었다. 인간에 대한 ‘보복’을 결의한 것이다.

하지만, 나무와 풀 등 식물은 여기에 반대했다. 오히려 인간이 걸리는 질병을 한 가지씩 맡아 치료해주기로 했다. 덕분에 세상에 ‘약(藥)’이라는 것이 생기게 되었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설화다. <세계의 유사 신화 JF 비얼레인 지음, 현준만 옮김>

지금, 이 원주민 설화가 현실로 닥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이라는 ‘질병’ 때문에 인간 전체가 비상에 걸린 것이다. ‘신종’ 바이러스라고 했으니, 치료약도 없다. 감염자를 격리시키면서 백신을 개발하겠다며 야단들이다.

따지고 보면, 동물의 ‘보복 작전’은 치밀했다. ‘엉터리 시나리오’를 가상해보자.

동물은 먼저, 안타깝지만 자기들의 동족인 집돼지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다. 인간은 돼지열병이 무섭다며 수많은 집돼지를 ‘살처분’했다. 그 바람에 돼지고기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고기가 부족해진 인간은 ‘야생동물’을 전보다 더 많이 ‘냠냠’하게 되었다. 동물은 기다렸다는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옮겨버렸다. 그런 결과, 벌써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세계 경제도 마비되고 있다.

여기에 새도 ‘보복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쩔쩔매는 중국에서 치명적인 H5N1 조류인플루엔자까지 발생했다는 보도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이렇게 당하면서도 ‘치료약’을 줄 수 있는 삼림을 여전히 대규모로 파괴하고 있다. 지난달 사라진 아마존 열대우림이 작년 1월의 136.21㎢보다 108%나 늘어난 284.27㎢에 달했다는 소식이다. 호주에서 일어난 산불은 우리나라 면적보다도 넓은 12만㎢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가는 식물도 발끈해서 더 이상 ‘약’을 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