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DAS) 실소유 의혹 관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79) 전 대통령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공소장과 수사과정을 보면서 검찰은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살인자로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8일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항소심 결심을 진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직접 작성한 원고를 꺼내 읽으며 30분 동안 최후진술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서 최후진술을 하는 것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매우 송구스럽고 부끄럽다. 한편 끝까지 저를 믿어주시는 분들에 많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공소장과 수사과정을 보면 '검찰은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살인자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동안 검찰석을 자주 쳐다봤고, 원망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은 저를 구속기소함으로써 17대 대통령 당선과 통치 행위에 대한 정치적 정당성을 부정하려 한다"며 "제 개인 차원을 넘어 이 재판과 법치, 민주주의에 미칠 악영향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저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주장해 문제가 되는 것은 봤지만,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해 검찰이 개입하는 것은 정말 상상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이 끝나고 난 뒤 법정에 출석한 검찰 6명과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일일이 악수했다.
또 법정에서 방청한 지지자들이 박수를 치자 "징역 25년(실제는 징역 23년 구형) 받았다고 박수친 거야?"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