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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스트리아, 주목받는 인공지능 로봇 치매환자 돌봄 프로젝트

기사입력 : 2020-01-01 00:00

강순희 Minatech GmbH 대표




개요


여러 서구 선진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오스트리아에서도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른 기대 수명의 증가로 인한 인구의 고령화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오스트리아의 총 인구는 882만 명인데 이 중 65세 이상 인구는 165만 명으로 전체의 18.7%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령 인구의 증가 추세는 향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3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20만 명으로 전체의 25%까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고령 인구의 증가와 맞물려 치매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오스트리아의 치매 환자는 총 18만 명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2050년에는 이 숫자가 현재의 2배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치매 환자의 경우 요양원 등 관련 시설보다는 집에서 ‘돌봄’을 받기 원하는 성향이 특히 강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핵가족 사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돌봄’을 개인 차원에만 맡겨 놓을 수 없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계속되고 있는 노인 돌봄 인력(요양사 등) 부족 현상은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오스트리아 정부의 노력이 쉽게 성과를 거두기 힘든 상황이 돼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지방자치단체가 인공지능 로봇을 이용한 치매환자 돌봄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해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Projekt Amigo


‘Projekt Amigo(친구 프로젝트, https://benefit-amigo.at/)‘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2019년 5월 오스트리아 남부 슈타이어막주(Steiermark)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작됐습니다.

서 슈타이어막 소재의 지방자치단체 도이칠란츠베르크(Deutschlandsberg)는 지난 5월부터 ‘페퍼(Pepper)‘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로봇을 치매환자 돌봄에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Pepper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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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Joanneum Research

요아네움 연구소(Joanneum Research, www.joanneum.at)가 도이칠란츠베르크 사회복지협회(www.sozialverein-deutschlandsberg.at), Humanizing Technologies사(https://www.humanizing.com/de/startseite/), 그라츠(Graz) 의과 대학(www.medunigraz.at)과 공동으로 수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오스트리아 교통혁신기술부(BMVIT, www.bmvit.gv.at), 오스트리아 연구진흥기금(FFG, www.ffg.at)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페퍼는 프랑스 기업 Aldebaran Robotics사(2015년 SoftBank Mobile 그룹이 100% 지분 인수)가 2014년 처음 선보인 인공지능 로봇으로 이후 사용자의 목적에 맞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신장 1.2m와 무게 29kg 크기로 기본적으로 말하기, 듣기, 동작(제스처)하기, 춤추기 등의 기능을 갖춘 가운데 상대방의 행동이나 대화를 분석해 적절한 반응을 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머리에 마이크 4개, 카메라 2개(3D, 2HD RGB, 각 5메가픽셀), 스피커 2개가 장착돼 있고 머리·손·가슴·발 등에 여러 개의 센서가 설치돼 있습니다. 또한 감정 표현을 얼굴에 표시할 수 없는 로봇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색깔의 LED 램프를 로봇 눈에 장착함으로써 각기 다른 눈 색깔로 로봇의 현재 감정 상태를 표시할 수 있게 했습니다.

로봇 페퍼는 치매환자 가정에 3주 기간으로 ‘파견’돼 환자와 같이 생활하면서 환자의 인지 능력, 기억력 향상 등을 위한 다양한 연습 프로그램과 가벼운 운동들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교육 활동 이외에 식사 및 투약 시간, 방문 시간 등 알리미 기능,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한 정보 전달 기능도 담당하는데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환자의 상태와 관련한 유용한 정보들을 수집하게 됩니다.

3주 파견 기간 동안 매주 한 번씩 ‘인간 담당자’들이 환자 가정을 방문해 사용법 설명 및 애로점 청취 등을 하고 또한 지난 한 주 동안 수집된 환자 상태 정보를 분석해 기존에 입력된 프로그램을 수정 또는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이 돌봄 서비스의 질 향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방식입니다.

사실 오스트리아 의료 부문에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수도 빈 소재의 요양원인 ‘하우스 데어 바름헤어찌히카이트(Haus der Barmherzigkeit, www.hb.at)’에는 2014년부터 4년 동안 ‘헨리(Henry)’라는 이름의 로봇이 설치 운영됐습니다.

그러나 키 1.75m와 몸무게 80kg의 이 ‘덩치 큰’ 로봇의 역할은 환자 및 방문객들을 위한 길, 날씨, 뉴스 안내 및 음악, 영상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제공 등 단순히 정보 터미널에 국한됐을 뿐 페퍼와 같은 환자와의 상호 작용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습니다.

Henry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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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uturezone

그런 의미에서 이번 Porjekt Amigo는 정책 담당자 및 관련업계 종사자들에게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내용에서뿐만 아니라 병원이나 요양원 등 ‘의료 시설’이 아닌 ‘환자 개인 가정’에 인공지능 로봇이 파견 운영되는 세계 최초 사례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사점


요아네움 연구소의 프로젝트 책임자인 루카스 팔레타(Lucas Paletta)씨에 따르면 현재 이 프로젝트는 초기 및 중기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 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확대 운영할 계획입니다.

환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페퍼가 절대 ‘짜증을 내지 않고 항상 정중하게’ 대하기 때문입니다. 치매 환자의 특성상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과는 달리 로봇은 동일한 질문에 절대 짜증내거나 하는 법이 없고 오히려 기계의 특성상 동일한(=이미 학습된) 질문에는 ‘더 신속하게’ 답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대방이 일정 시간 동안 말이 없거나 할 경우 먼저 질문 또는 안부 인사를 하게 프로그램 돼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무료함을 느낄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 ‘잦은 대화’를 통해 환자들의 기억력 퇴행을 최대한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루카스 팔레타씨가 밝힌 것처럼 인공지능 로봇이 치매환자 돌봄에 있어서 기존의 요양사나 도우미, 가족들을 100% 대체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로봇 및 인공지능분야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앞으로 수많은 제2, 제3의 페퍼들이 ‘보조 도우미’로서 치매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해볼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평균 수명 증가에 따르는 인구 고령화 및 노인 돌봄 문제는 한국 사회도 곧 마주하게 될 아니 어쩌면 현재 마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오스트리아 Projekt Amigo 사례는 한국의 정책 담당자들 및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참고할 만한 좋은 벤치마킹 사례라 생각됩니다.


자료: 프로젝트 홈페이지(https://benefit-amigo.at/) 및 언론 보도 자료 종합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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