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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도요타, 중국 자동차 환경규제 강화로 전기차 배터리 전략적 제휴

■ 핵심기술 유출 아랑곳하지 않는 도요타의 '親중국' 전략 해부

김길수 기자

기사입력 : 2019-07-10 15:00

중국 CATL과 비야디(BYD), 그리고 도시바와 GS 유아사, 도요타 등 5개사가 제휴를 결정했지만 어디 까지나 도요타는 자사가 중심이라는 자세를 유지한다. 자료=도요타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CATL과 비야디(BYD), 그리고 도시바와 GS 유아사, 도요타 등 5개사가 제휴를 결정했지만 어디 까지나 도요타는 자사가 중심이라는 자세를 유지한다. 자료=도요타
일본 대표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최근 중국의 전기자동차(EV) 변환 정책을 고려해 빠른 속도로 중국으로 이동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의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EV의 투입이 필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동차용 전지의 확보라는 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중국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를 극복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러한 도요타의 전략 속에 "큰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비록 전기차 배터리 확보라는 큰 목적은 이뤘지만, 도요타가 갖고 있는 차세대 자동차의 핵심기술을 중국에 빼앗길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도요타의 중국을 향한 전략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 시장을 최대의 시장으로 여기며, EV보다는 하이브리드에 중점을 두었던 도요타였다. 최근 이어지는 도요타의 'EV 전략의 변화 원인'과 '배터리 전략', 그리고 야기될 위협이나 핵심기술 유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도요타의 '親중국 전략'에 대해 글로벌이코노믹이 해부했다.

[편집자 주]


■ 중국 전기자동차 변환 정책 고려…현지 업체와 전략적 제휴로 극복


도요타는 지난 1월 파나소닉과 손잡고 자동차용 전지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방침을 밝혔다. 이어 6월에는 자동차용 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대라 할 수 있는 중국 닝더시대신에너지과학기술(宁德时代新能源科技, CATL)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도요타의 행보는 한국과 중국 메이커의 독무대라 할 수 있는 자동차용 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사실 이보다 더 큰 목표는 파나소닉에서의 조달만으로는 도요타가 필요로 하는 전지의 양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단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도요타는 글로벌 시장에서 4대 자동차 메이커 중 하나로 꼽히지만, 지금까지는 EV에 대해 그리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물론 가까운 장래에 자동차의 대부분이 전동화될 것이라는 사실은 공통 인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EV로의 변화가 단번에 진행될 것이라는 부분에서 의문을 품고, 하이브리드를 이용한 틈새시장 공략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도요타의 이익의 원천이었던 북미 시장의 변화가 도요타의 시선을 크게 바꾸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동안 도요타 등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북미 시장을 주 전장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자동차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항상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익의 원천이었던 북미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도요타는 2019년 어떻게든 증수 증익(영업 이익 기준)을 확보했지만, 북미 시장 판매 대수는 274만대로 전년을 크게 밑돌았다. 게다가 북미 시장은 몇 년까지의 수요를 선점했다고도 알려져 있어, 향후 판매량이 급증할 전망은 매우 희박한 상태다.

또 북미 시장을 대체할 주전장(主戰場)으로는 중국과 인도를 물망에 올릴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중국 시장만이 유일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도요타도 본격적으로 중국의 변화를 따를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도요타는 미래 최대의 과제로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중국 자동차 시장의 EV로의 변화"를 선택했다.

■ 파나소닉 부족, 중국만이 선택지…신생 EV 스타트업에 기술 판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 정부는 국책으로 EV화를 촉진시키고 있기 때문에, 장래 중국 시장에 투입될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전기자동차에 한정된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주창했던 하이브리드는 중국 시장에서 통용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급격히 EV로 갈아탄 도요타는 당초 2030년경에 EV 생산 550만대를 목표로 세우고 있었지만, 이를 2025년경까지 앞당길 방침으로 변경했으며, 이 생산량에 걸맞는 전지와 모터를 조속히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모터는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지만, 전지의 조달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결국 올해 1월 도요타는 파나소닉과 함께 새로운 전지 회사를 2020년 말까지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3500명을 새로운 회사로 옮겨, 리튬이온 전지의 생산과 전고체 전지의 개발을 공동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그런데 파나소닉과의 새로운 회사 설립으로도 도요타가 필요로 하는 전지의 양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도요타는 2025년까지 대량의 자동차용 전지의 조달처를 확보할 필요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전지 분야는 韓中 양국의 기업이 압도적으로 강하고, 파나소닉은 수많은 중소형 전지 메이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즉 도요타는 중국 메이커와의 본격적인 제휴가 없을 경우, 예정대로 EV 목표량을 채울 수 없다는 결론이다.

이번에 도요타가 제휴하기로 한 CATL은 2011년에 설립된 신흥 전지 메이커이지만, 강력한 중국 정부의 후원과 EV화의 물결을 타고 급성장해 왔다. 이미 자동차용 리튬이온 전지 시장에서 파나소닉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CATL은 이미 혼다와 제휴를 맺은 상태로, 이번에 도요타와의 제휴까지 맺는다면, CATL의 역량은 한층 더 강화된다.

핵심부품 기술, 중국에 이전될 수도
도요타는 아예 한술 더 떠 지난 4월 중순 중국의 전기자동차(EV) 스타트업인 치뎬자동차(奇点汽车, 영문명 Singulato)와 EV 기술 판매에 대한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4월 초 도요타는 "이르면 올해부터 자사의 하이브리드차량(HV) 관련 기술의 특허권을 무상 개방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치뎬자동차와의 기술 협력도 특허권 개방 전략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이때부터 도요타와 중국 EV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 지기 시작했다.

치뎬자동차는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상하이 모터쇼에서 도요타와의 합의 사실을 발표했으며, 이번 합의를 통해 2012년 발매된 도요타의 소형차 'eQ'의 설계 및 디자인을 이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eQ를 기반으로 한 콘셉트 차량 'iC3'를 공개하며, 향후 현지인들의 취향에 맞게 재설계한 뒤, 2021년 초까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주행 거리가 긴 모델을 고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치뎬자동차에 대한 기술 제공의 대가로 도요타는, 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중국의 새로운 할당 시스템에서 치뎬자동차가 만들어내는 '그린카 크레딧'을 우선 구입할 권리를 얻게 된다. 또한, 도요타에게는 중국 EV 스타트업의 운영 방식과 전략 등 대세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고 천하이인(沈海寅) 치뎬 최고경영자(CEO)와 도요타 관계자들이 밝혔다.

천하이인 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는 치뎬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도요타의 신임 투표의 결과"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신뢰성이 높은 안정적인 자동차를 개발하고, 우리가 자신하는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요타 관계자 중 한 명도 로이터에 "전동화 및 자율주행, 카쉐어링 등이 업계를 뒤흔드는 가운데, 전통적인 방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자동차 기술에서 1세기를 리드하고 있지만, 신규 참가자로부터 배우는 겸허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도요타는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의 사업을 가속시키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상세한 금전적인 조건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관계자를 통해 eQ 설계에만 수천만 달러를 지불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뎬자동차는 2014년에 설립된 이후 미국 인텔과 일본 이토추상사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첫 독자 개발한 EV 배터리 'iS6'를 연내에 출시할 계획도 잡고있다. 이번 도요타 자동차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적어도 50개에 달하는 중국 EV 스타트업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율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공동 연구거점 '칭화대-도요타 연합 연구원' 설립도


한편 치뎬자동차에 대한 기술 판매 합의 소식이 알려진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4월 21일) 도요타는 국립 종합대 칭화대학(淸華大學)과의 공동 연구 및 연구거점으로 '칭화대-도요타 연합 연구원' 설립을 발표했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3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전동화 등 신기술을 탑재한 자동차 생산을 가속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양측은 각각의 인재를 앞세워 향후 5년간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중국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자동차 생산에 관한 연구뿐만 아니라, 중국의 에너지 문제 해결과 수소 에너지의 적극적인 활용과 관련된 연구를 공동으로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시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중국과 더 많은 기술을 공유하려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노력의 일환이라며, "중국의 발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친중국적인 담화를 발표했다.

■ EV 핵심부품 기술, 중국 메이커에 이전될 수도


'친중국 전략'을 통해 도요타는, 세계 최대의 전지 메이커와 손을 잡는 것으로 전지 조달에 고심했던 고민과 리스크를 확실히 줄였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 중 일부는 EV 핵심부품을 중국 메이커에게 쥐어 주는 것으로, 중국으로의 기술이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전통 자동차와는 달리 EV에서는 산업 구조가 급변할 가능성이 높아, 특정 부품에 대한 과점이 줄어들고, 그로 인해 큰 위험 요인이 될 수는 없다는 반대 주장도 따른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리 EV화가 되어도 기본적인 차체 기술과 안전성, 그리고 디자인 등 분야 만큼은 전통 자동차의 기술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도요타가 가진 EV 기술력도 여전히 세계 최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실제 2012년 발매된 도요타의 소형전기차 'eQ'의 설계 및 디자인의 가치는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중국의 자동차 기술력은 '추격자' 수준을 넘어 '추월자' 수준까지 부상했다. 지난 2009년 불과 500대에서 시작한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 및 판매 대수는 지난해 이미 150만대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기술 수준 또한 신에너지 자동차 주류 모델의 주행 거리 300㎞ 이상. 국제 경쟁력은 2017년 중국의 4개사가 세계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 톱10을 차지할 정도로 발전했다. 심지어 지난 4년 연속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 및 판매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토록 신속한 발전의 이면 속에서도 중국 EV 업계에는 다양한 문제가 산재해 있다. 그중 하나가 해외 메이커에 대한 부품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도요타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이 부품에 대한 기술력을 어느 정도만 높이더라도,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에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여기에는 장점과 단점, 수혜와 위협이 동시에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등 중국으로의 부품을 전담하는 국가에게는 큰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기술에 대한 혁신이 불어닥칠 경우, 중국은 더 이상 추월자가 아니라 자동차 업계 세계 최강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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