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디지털화(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접근하고, 무엇부터 해야할지 파악해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도와줘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소 제조기업들 중 IT부서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IT 전문인력들이 제조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 부분의 지원도 있어야 한다.” (백 승 비와이인더스트리 전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제조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된다. 국내 기업들이 제조한 상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하거나 이런 융합 상품에 대한 마케팅, 판매, 유통, 고객관리 등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김학용 순천향대학교 IoT(사물인터넷)보안연구센터 교수)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송희경·박경미·신용현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와 함께 국내 산업계에서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실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열린 ‘한국형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현 전략’ 정책토론회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제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정부와 산학연 관계자들은 국내 산업계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화) 촉진을 위한 방안으로 ▲대중소기업, 학계 등 관련 기관·기업 간 협업의 중요성 ▲인프라와 인력, 기술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 필요성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공정 분야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과 타 산업으로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확대 노력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 등을 내놓았다.
송희경 의원(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자유한국당)의원은 “중국은 2050 제조강국이라는 비전을 내세웠고,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일본은 소사이어티 5.0, 미국은 클라우드 퍼스트라는 각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어떤 비전과 전략을 갖고 나갈 건지 모색해야 한다”고 행사 취지와 배경을 설명했다.
■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산학연 협력 가장 중요”
이미지 확대보기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기수 포스코 기술연구원 공정엔지니어링 연구소 상무는 지난 2017년부터 포스코가 추진한 ‘스마트 고로’ 구축 사례를 소개했다. 사례 소개를 통해 그는 공장 디지털화를 위해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의 협업이 매우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고로는 철강 제조공장의 핵심 시설로, 시설 온도가 일정 이하로 내려가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제품 생산이 완전히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상시 적절한 운영이 꼭 필요하다. 포스코는 사람이 관리하던 고로를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이 대신할 수 있도록 '스마트 고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 상무는 “이 사업을 2년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건 공장 현장과 연구소, 중소기업 등 산학연 각 분야 사이의 원활한 협업”이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학교, 연구소에 있는 교수님들은 실제 고로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 내용이나 알고리즘은 잘 모르신다”면서 “교수님들이 실제 조업 인력들과 소통하면서 데이터의 정확한 뜻과 의미를 파악해나가는 과정이 정말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모아주는 IoT 센서를 생산한 중소기업들 역시 분진이 많고 방해요소가 있는 실제 공장 현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상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술 전문가들이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 협업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정부 차원의 중소기업 지원 강화돼야”
이미지 확대보기백 승 비와이인더스트리 전무는 중소 제조기업 입장에서 정부의 중소기업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정책이 더욱 세분화,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 전무는 “중소 제조기업들 대부분은 본인들이 어떤 산업군에 분류됐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디지털화에 접근하고, 무엇부터 해야할 지 파악해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도와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재 중소 제조기업들 중 IT부서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IT 전문인력들이 제조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 부분의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광동 KT 사업협력부문 상무는 KT가 추진하는 5G 기반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중소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상무는 “중소기업들의 공장은 보통 다품종 소량생산의 경우가 많아 자동화, 디지털화 설비를 갖추기 어렵고 투자 비용과 인력 확보도 매우 어렵다”면서 “KT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은 5G 네트워크와 클라우드에 기반한 시스템으로 소수의 설비만 추가로 도입하면 스마트공정 구축이 가능해 비용면에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부터 충북, 대구 등의 공장 100여개를 방문해 수요 조사를 진행하면서 중소 제조공장에 5G 스마트공정 도입 수요를 느끼고 있다”면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공장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확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제조공정 디지털화 이상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전략 고민
김학용 순천향대학교 IoT(사물인터넷)보안연구센터 교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불러올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제조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된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제조한 상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하거나 이런 융합 상품에 대한 마케팅, 판매, 유통, 고객관리 등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경제와 사회를 바꿔가는 하나의 현상”이라며 “제조공정에 관여하는 스마트팩토리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전제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번혁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보기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접목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을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면서 “올해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 르네상스와 5G플러스전략 등의 정책을 통해 주변 경쟁 국가에 뒤지지 않고 앞서 나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