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캡틴마블’ ‘범블비’에 어른들도 환호하는 이유…그들이 살았던 시대배경 때문

김경수 편집위원

기사입력 : 2019-03-09 13:23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3월에 극장 개봉한 두 편의 영화 ‘캡틴마블’과 ‘범블비’의 공통점은 도대체 뭘까? 보통이라면 ‘슈퍼히어로 대작 시리즈 중의 하나’라고 할 것이다. ‘캡틴 마블’은 ‘아이언 맨’이나 ‘캡틴 아메리카’가 활약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범블비’는 자동차나 비행기로 변형하는 기계생명체가 주인공의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최신작이니까.
그렇지만 여기에서 굳이 정답으로 들고 싶은 대답은 양쪽 모두 가까운 과거가 무대라는 것이다. ‘캡틴마블’은 1995년, ‘범블비’는 1987년이 무대다. 그런데 미래적인 SFX를 사용하고 있으면서 왜 미래가 아닌 가까운 과거를 무대로 설정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유는 대체로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미래는 확실히 예측할 수 없으니까. 2007년에 아이폰이 발매되었을 때 스마트폰이 지금과 같이 보급된다고 누가 예측할 수 있었을까? 그 덕분에 그 이전에 공개된 가까운 미래의 SF는 모두 진부한 것이 되어 버렸다.

1999년 개봉돼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매트릭스’도 그중 하나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가상현실 세계 매트릭스에 전화박스를 통해 침입했다. 현실세계와는 구형 휴대전화로 대화는 되지만 매트릭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시 전화함에 들어가야 했던 것이다. 당시의 휴대전화로는 인터넷 접속이 어려웠던 것을 반영한 설정인데 지금 젊은이들이 보면 뭔가 엉터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매트릭스는 올해 발렌시아(Balenciaga)가 2019 봄, 여름 캠페인 비디오에서 오마주 대상이 되면서 촌스럽지만 거꾸로 쿨 하게 취급받는다. 당시 그 영화에 실시간으로 열광한 사람으로서는 왠지 슬프기도 하지만 웃긴다는 느낌도 든다. 그런 매트릭스에 비해 1977년부터 이어진 ‘스타워즈 시리즈’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먼 옛날 아득히 저 멀리 은하계를 무대로 한 사극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설정 덕분에 등장인물의 복장이나 메카 디자인이 분명히 70년대 시점부터 본 미래에서도 “사극이니까 어쩔 수 없지”라고 허락하게 된다.
이미지 확대보기

옛날이야기라고 평가가 느슨해지는 이러한 관객의 습성을 영화 만들기에 이용한 것이 MCU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였다. 이 작품은 ‘스타워즈’의 최초의 3부작이 공개되고 있던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전반에 걸친 ‘당시의 미래적인 디자인’을 비주얼 면에 전면 활용하고 있다. 게다가 그 당시의 히트 곡을 BGM으로서 극중에 흘림으로써 어른관객의 향수를 흔들었다. ‘캡틴마블’과 범블비‘는 확실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연 이 어른의 향수를 자극하는 SFX 영화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두 번 째 이유는 어른관객의 향수에 어필하고 싶으니까. MCU 첫 단독 여성 히어로 ‘캡틴마블’은 4월 공개될 ‘어벤져스/엔드 게임’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1기생이 물러난 이후 팀의 사령탑을 담당하는 중요 캐릭터다. 1기생들의 퇴장으로 관람을 망설이는 어른 영화 팬들을 붙잡기 위해 “나는 젊은이들이 아니라 당신들과 마찬가지로 90년대에 청춘을 살아온 동료랍니다”라고 어필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범블비’가 노리는 관객의 연령층은 더 높다. 하지만 영화 첫머리 아침 치약 배경음악으로 노란색 스포츠 워크맨에서 더 스미스의 ‘Bigmouth Strikes Again’을 듣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은 물론 아라포(30대 후반~40대 전반), 아라피프(50세 전후) 세대일 것이다. 원래 TV애니메이션이었던 오리지널 판 ‘트랜스포머’가 미국에서 방영된 것은 1985년부터 87년에 걸친 것.

당시의 시청자들은 이제는 10대의 자녀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1987년이 무대라면 봐도 될까”라고 생각하는 부모와 “헤일리 스테인펠드 주연 작을 보고 싶다”라고 바라는 아이의 이해의 일치를 실현시킨 2세대 대응 작품인 것이다. 자녀가 없는 사람은 그냥 1,500억 원의큰 돈을 들여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면 좋을지도.

이런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SFX영화의 유행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6월 개봉예정인 ‘X-MEN: 다크 피닉스’는 1990년대, 내년 여름 개봉 예정인 ‘원더우먼 1984년’은 말 그대로 1984년을 무대로 하고 있으니까.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사진없는 기자

김경수 편집위원

혼다 신형 CR-V와 파일럿, 캠핑에 어울리는 차는?
운전 베터랑 아나운서들의 리뷰 대결 골프 GTI vs. TDI 승자는?
아우디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 RS e-트론 GT
아우디 e-tron GT vs. 아이오닉 5 N 비교할 수 있을까?
이번엔 더 무서운 차 끌고 나왔다! 벤츠 E 300 4MATIC AMG Line
국내 1, 2위 다투는 수입차, 벤츠 E와 BMW 5 전격 비교
숨은 진주 같은 차, 링컨 노틸러스 ... "여긴 자동차 극장인가?"
가장 현실적인 드림카, 벤츠 디 올-뉴 CLE 450 4MATIC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