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정학적위기 확산에 방위산업은 호황기에 진입하고 있다. 동유럽과 중동 등지에서 전쟁 등으로 긴장이 고조하면서 국방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엔 방산 상장지수펀드(ETF)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훌륭한 테마로 꼽힌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방산 ETF들은 10%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 기준 가장 성과가 좋은 방산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우주방산 ETF'로 18.88% 상승했다.
이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타임폴리오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 ETF'(11.59%), 우리자산운용의 'WON 미국우주항공방산 ETF'(9.37%), 신한자산운용의 'SOL K방산 ETF'(9.18%)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방산주가 상승하는 요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 전 세계 곳곳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세계 각국도 국방 예산을 계속 늘릴 것으로 보여 국내, 글로벌 방산 수출기업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매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자산운용사들도 최근 트럼프 2.0시대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 방산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방산 ETF를 앞다퉈 출시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달 29일 미국 대표 방산주에 투자하는 'TIGER 미국방산 TOP10'을 출시했다. 미국 빅4인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 RTX, 노스롭그루먼, 제너럴다이내믹스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김민수 미래에셋운용 FICC ETF 운용본부 매니저는 "미국 방산 기업은 첨단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으로 우위를 점한 상태"라며 "미국 대선 이후 새로운 사이클이 기대되는 미국 방산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미국방산TOP10 ETF'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유럽 방산주에 집중 투자하는 첫 ETF인 한화운용의 'PLUS 글로벌 방산'도 지난 12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이 ETF는 세계 최대 방위산업 시장인 미국 방산 기업과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유럽 방산 기업에 5대 5의 비율로 투자한다.
록히드 마틴, RTX, 제너럴 다이내믹스, 노스롭그루만, L3해리스테크놀로지와 같은 미국 대표 방산기업과 BAE 시스템즈, 라인메탈, 탈레스, 레오나르도, 사브 등 유럽 대표 방산 기업 등 총 10종목에 각각 10% 동일가중 방식으로 투자한다.
최근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유럽방위산업전략'을 발표하며 높은 대외의존도를 해소하고 EU 주도의 방위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유럽 방산 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유럽 역내 방위산업 규모를 확장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면서, 유럽의 방산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최영진 한화운용 전략사업부문장은 "유럽, 중동, 남중국해에 이르는 글로벌 갈등과 분쟁 격화는 이제 뉴노멀이 된 상황에서 자주국방의 필요성은 더욱 증가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미국 트럼프 후보의 당선은 이를 더욱 더 가속화 할 수 밖에 없어 방위산업 전체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의현 미래에셋운용 ETF운용팀 팀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함께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라며 "자율주행과 함께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며, 한국의 경우 민간의 스페이스 시대 참여와 더불어 정부 예산도 적극적으로 지원되고 있어 트럼프 2.0시대 가장 주목할 테마 분야일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와 머스크의 교집합이 우주방산 분야"라고 언급했다.
조만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한국 방산기업을 담은 ETF를 살 기회도 열릴 전망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플러스(PLUS)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인덱스' ETF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내년 상장이 예상되는 이 ETF의 구성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LIG넥스원·한화오션·풍산·한화시스템·한화·현대위아 등이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