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가가 25일(현지시간) 4% 넘게 급락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블리자드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합병 무산 가능성을 보도한 탓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경쟁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할 경우 게임시장에서 경쟁을 해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해 법원에 제소할 방침이다.
FTC, 양사 합병에 회의적
폴리티코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FTC가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합병 불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낙폭이 4%로 비교적 크지 않았던 것은 아직 이 소식이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FTC는 물론이고 MS, 블리자드 그 어떤 곳도 이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합병 불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블리자드는 이날 3.12달러(4.07%) 급락한 73.47달러로 마감했다.
주가, 실적보다 합병
지난 1월 발표된 690억달러짜리 합병 계획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온통 빼앗았다.
7일 블리자드가 기대 이상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에는 큰 반향이 없을 정도였다.
배런스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3분기 조정치를 감안한 매출이 18억3000만달러, 비 일반회계규정(GAAP) 주당순익(EPS)은 0.68달러였다.
이는 팩트세트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17억달러 매출, 0.50달러 EPS 전망을 크게 웃도는 좋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깜짝 실적을 공개한 블리자드 주가는 오히려 1.2% 하락했다.
역시 합병 불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
당시 뉴욕포스트는 일부 블리자드 내부 인사들이 MS가 아직 규제당국에 블리자드 합병에 관한 공식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상승에서 급락세로 갈아타나
블리자드는 MS에 흡수되면 상장 폐지되지만 주가는 합병 발표 뒤 큰 폭으로 올랐다.
주주들은 블리자드 주식 대신 MS 주식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뉴욕 주식시장의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올들어 15%,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가 28% 폭락한 것과 달리 블리자드 주가는 올해 10.4% 상승했다.
그렇지만 보도처럼 FTC가 합병을 무산시키기 위해 소송을 내고, 이에따라 합병이 없던 일이 되면 지금까지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내리막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