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서울에서 대표적인 서민 주거 상품인 빌라의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서울의 빌라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어들어서다.
이에 정부에서는 매입 임대주택 공급 등 주택공급 확대방안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의 빌라 인허가 물량은 총 2101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985가구 대비 30%(884가구) 감소한 수치다.
착공 물량도 같은 기간 4241가구에서 2722가구로 36%(1519가구)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빌라가 통상 인허가에서 착공까지 1~2개월, 착공에서 준공까지 6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예상대로 라면 당장 내년부터 서울의 빌라 공급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빌라 전월세값를 밀어 올릴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서민 주거 상품인 빌라는 청년, 직장인, 신혼부부가 주로 거주하는 보금자리로 높은 임대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도 빌라의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관계자는 "내년 서울 빌라는 전월세 가격은 물론 매매가격까지 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로 망가진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지난 8월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부는 내년까지 서울 등 수도권에 비아파트 11만 가구 이상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16만 가구가 매입임대약정을 신청했다"며 "올해 중 5만 7000가구 정도의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 방향성엔 공감하면서도 단기 시장 안정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NH농협은행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신축매입 공급정책은 시장 안정화 방안으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지금처럼 건축 사업성이 악화한 상황에서는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성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va0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