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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국제유가와 셧다운

김대호 연구소장

기사입력 : 2023-09-2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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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크게 오르던 국제유가가 돌연 급락세로 돌아섰다. 셧다운 공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속에 그동안 상승폭 과대에 다른 이식 매물 증가가 국제유가 하락을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하락은 뉴욕증시 비트코인에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9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국제 유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은 배럴당 91달러대로 떨어졌다. 전날의 95달러선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국제유가는 하루전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크게 오른 바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93.68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3.29달러(3.65%) 급등했다. WTI 선물 가격은 이날 장 중 배럴당 94달러를 상회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93달러(2.09%) 오른 배럴당 94.36달러로 마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소식이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 불안을 증폭시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지난주 대비 220만 배럴 줄어든 4억1천630만 배럴로 집계됐다. 미국 원유 저장 허브인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가 한 주 전보다 94만3천만배럴 감소한 2천200만 배럴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아지면서 시장 우려를 키웠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기한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이후 국제 유가는 공급 차질 우려에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공급 차질 우려 속에 국제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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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총회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 국채금리 불안과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 위험에도 국제유가 하락과 금리가 하락 반전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6.07포인트(0.35%) 오른 33,666.3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5.19포인트(0.59%) 상승한 4,299.70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08.43포인트(0.83%) 뛴 13,201.28로 장을 마감했다. 9월 들어 다우지수는 3.5% 하락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8%, 5.8% 떨어졌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와 연방정부의 셧다운 위험,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미국의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이날 한때 4.688%까지 올라 2007년 10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7년물 국채 입찰 이후 10년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7년물 입찰에서 발행금리는 4.673%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가 한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했다가 차익실현에 91달러대로 떨어진 점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소 완화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증가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3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2천명 증가한 20만4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1만4천명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미국의 올해 2분기(4~6월) 경제 성장률은 당초 발표된 잠정치와 같은 연율 2.1%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2.2%에는 소폭 못 미쳤으나 미국의 성장률은 작년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2%대를 유지했다. 뉴욕증시에서는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주시하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한 인터뷰에서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해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연준 내 대다수 위원은 올해 1회 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출 필요가 있다"라며 연준이 "깊은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연방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오전 CNBC에 출연해 상원이 마련한 단기 예산안을 비판하면서도 결국 셧다운을 막기 위해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다음 분기에도 매출총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4% 이상 하락했다. AMD의 주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케빈 스콧 최고기술 담당자가 AMD의 그래픽카드가 앞으로 몇 년간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한 발언에 5% 올랐다. 게임스톱의 주가는 라이언 코헨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1% 이상 하락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0.7%를,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19.3%를 기록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88포인트(4.83%) 하락한 17.34에 거래를 마감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김대호 연구소장